낙서장

블랙 햅쌀 고봉 라떼, 숙취 해소에 좋다고?

커피스푼 2023. 2. 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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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앱으로 블랙 햅쌀 고봉 라떼를 주문하던 화면입니다.
스타벅스 앱으로 블랙 햅쌀 고봉 라떼를 주문하던 화면입니다.

요즘 스타벅스(이하 '스벅')에서 자주 주문하는 커피 음료가 생겼습니다. '블랙 햅쌀 고봉 라떼'입니다. 에스프레소 원 샷에 오트 밀크(귀리 우유), 흑미 소스와 크림, 팝콘처럼 튀겨낸 흑미 튀밥을 소복이 올린 2023 새해 기념 시즌 음료입니다. 용량 별 음료 가격은 톨(Tall, 355ml) 6천3백 원, 그란데(Grande, 473ml) 6천8백 원, 벤티(Venti, 591ml) 7천3백 원입니다. 스벅에서 가장 흔히 마시는 카페 아메리카노보다 1천8백 원 비싼 음료지만 몇 번 마셔보니 그만한 가치가 있더군요.

 

 

텀블러에 담겨진 블랙 햅쌀 고봉 라떼의 모습입니다.
텀블러에 담겨진 블랙 햅쌀 고봉 라떼의 모습입니다.

블랙 햅쌀 고봉 라떼는 추위에 언 몸을 은근한 카레향으로 녹이던 튜메릭 라떼랑 결이 다릅니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마시는 선식에 가까운 느낌이랄까요. 고봉밥을 연상케 하는 흑미 튀밥을 오독오독 씹으면서 고소한 맛을 퍼뜨리는 따스한 귀리 우유가 튀밥 조각을 불리며 목 넘김을 돕습니다. 어금니로 잘근잘근 씹다 보면 전날 밤 피로에 절어서 수축된 대뇌의 가동률이 '확' 오르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투명 보울에 딱딱한 시리얼 한 움큼, 냉장고에서 막 꺼낸 흰 우유를 콸콸 부어 먹기엔 여전히 춥고 얼떨떨합니다. 빈 속을 채울지언정 결코 기분 좋은 '뇌깨움'은 아닐 거라는 얘깁니다.

 

황소처럼 먹고 자는 낙을 실천하다 속이 부대낀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겁니다. 뱃속이 허전해서 양은 냄비에 물 붓고 팔팔 끓여낸 라면에 반숙 계란 올려서 맛있게 먹었을 뿐인데 다음날 질펀해진 내 얼굴, 더부룩한 속을 느끼고 후회하곤 합니다. 허기는 있는데 밥을 먹을 만한 정도는 아니고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빵이나 시리얼은 입에 가져가기도 싫을 겁니다. 귀찮아서 아침 쫄쫄 굶고 나갔다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꾸벅 졸고 마는 '나'를 보게 될 겁니다.

 

 

블랙 햅쌀 고봉 라떼는 살짝 흔들어 먹으면 더 마시기 좋습니다.
블랙 햅쌀 고봉 라떼는 살짝 흔들어 먹으면 더 마시기 좋습니다.

그럴 때 마시기 좋은 음료가 스벅의 블랙 햅쌀 고봉 라떼입니다. 거북한 속까지 살살 달래며 허기를 채우던 '24시 콩나물해장국' 같은 메뉴입니다. 당도는 'Idh'로 불리는 갈아 만든 배와 비슷하고 봉긋하게 솟은 흑미 튀밥을 귀리 우유에 흠뻑 젖도록 놔두면 먹기 좋은 숭늉과 비슷한 형태로 바뀝니다.

 

저처럼 텀블러를 갖고 다니는 스벅 고객이라면 오히려 좋습니다. 뚜껑을 잠가서 단백질 셰이크처럼 흔들어 먹으면 딱 먹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적당히 부드러워진 흑미 튀밥을 잘게 으스러뜨리며 뜨끈하게 데운 귀리 우유를 편안히 넘기던 그 맛이란. 식도에 핫팩을 터뜨리며 위장에 온기를 전달하던 튜메릭 라떼보다 만족도가 좋았습니다.

 

 

블랙 햅쌀 고봉 라떼에 관한 영양 정보입니다(출처 : 스타벅스코리아 홈페이지).
블랙 햅쌀 고봉 라떼에 관한 영양 정보입니다(출처 : 스타벅스코리아 홈페이지).

블랙 햅쌀 고봉 라떼는 밤 9시 이후 뭔가 허전하다고 느꼈을 때 고를 '즉시 전력감' 메뉴로 탁월합니다. 톨 사이즈 기준 열량(칼로리)은 라면의 절반인 365kcal, 단백질 5g, 지방 8g, 나트륨 230mg, 당류 20g에 지나지 않습니다. 음료에 든 카페인 함량도 75mg으로 적은 편(카페 아메리카노의 절반임)이라서 위장의 부담이 덜합니다. 2분의 1 디카페인 요청을 굳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카페인에 예민한 분이라면 앱 주문 시 퍼스널 옵션으로 '디카페인(3백 원 추가)'을 고르면 됩니다.

 

 

블랙 햅쌀 고봉 라떼를 주문하던 흔적입니다.
블랙 햅쌀 고봉 라떼를 주문하던 흔적입니다.

고봉 라떼를 며칠에 걸쳐 네다섯 번 마셔보니 스벅 시즌 메뉴 중 꽤 오래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음료 설명에 적힌 흑임자 향은 솔직히 미미하지만 음료 자체의 맛과 식감, 고유 특징이 뚜렷합니다. 미끌거리는 식물성 휘핑크림에 파우더를 톡톡 두드리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다른 음료와 달리 씹는 재미라는 희소성을 가졌으니까요. 천천히 시간을 두고 먹으면 숭늉처럼 부드러워져서 후루룩 마시기 좋습니다. 미숫가루라떼처럼 달달하거나 텁텁하지도 않았습니다. 

 

 

블랙 햅쌀 고봉 라떼는 기프티콘에 금액을 더하는 식으로 주문하면 됩니다.
블랙 햅쌀 고봉 라떼는 기프티콘에 금액을 더하는 식으로 주문하면 됩니다.

대신 톨 사이즈 한 잔에 6천3백 원하는 가격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요. 네이버쇼핑에서 정가보다 몇 백원 저렴하게 팔리는 카페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씌워서 1천8백 원을 보태는 식으로 주문하면 카페 모카(5천5백 원부터)랑 비슷한 값에 마실 수 있습니다.

 

 

2월 7일까지 보너스 별 적립 중이니 스벅 고객이라면 참여해보세요.
2월 7일까지 보너스 별 적립 중이니 스벅 고객이라면 참여해보세요.

1천만 스벅 회원 달성 기념으로 2월 7일까지 진행 중인 별 적립 행사(땡큐 스타 이벤트)를 활용하는 방안도 좋습니다. 오전 10시 이후 사이렌 오더로 그란데 사이즈 음료를 개인컵에 담아달라고 주문하면 에코 별까지 합쳐서 별 여섯 개가 채워집니다(골드 레벨 기준). 두 번 주문하면 무료 음료 쿠폰 하나가 나오는 식이죠. 에스프레소 샷이나 아포가토, 병 음료처럼 커피 음료가 아닌 경우 보너스 별을 채워주지 않으니 꼭 알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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