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트리플 콤보 & 리치 콤비네이션 피자, 맛있나?
오늘(25일) 집 근처 이마트에서 피자를 사 왔습니다. 블랑제리 베이커리 코너에서 직화 불고기 피자 두 판을 주문하려 했는데 메뉴가 사라졌더군요. 대신 주문한 피자는 트리플 콤보 피자와 리치 콤비네이션 피자입니다. 트리플 콤비 피자는 고기(베이컨, 소시지)와 치즈 위주로, 리치 콤비네이션 피자는 기존의 슈퍼 콤비네이션 피자에서 토핑을 업그레이드한 느낌이었습니다. 판매 가격은 각각 1만 7천9백8십 원, 1만 5천9백8십 원(XL 기준)입니다.
집에 가져와서 피자 포장을 펼쳤습니다. 트리플 콤비 피자는 직화 불고기 피자에서 고기 토핑 일부를 덜어낸 대신 얇은 베이컨과 소시지 슬라이스를 깔고 모차렐라 치즈를 조금 더 뿌린 모양이었습니다. 페퍼로니 치즈 피자보다 좀 나은 수준이지만 직화 불고기 피자를 사 먹던 고객 입장에서는 약간 마이너 체인지된 느낌이기도 합니다.
피자를 한 조각 들고 접어봤습니다. 단면을 살펴보니 모차렐라 치즈 토핑은 소폭 두툼해진 듯합니다. 순수 고기 보다 베이컨과 소시지의 비중이 압도적인데요. 의외로 가공육에서 느낄 만한 텁텁함은 덜합니다. 짭짤한 정도는 보통의 페퍼로니 피자보다 약하고 도우는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보다 두껍습니다. 토핑 재료는 한 입 크기로 적당하게 잘 뿌려졌는데 피망까지 곁들였다면 식감이 더 잘 살지 않았을까 합니다. 피자 그립은 따로 모아서 에어프라이어로 한 번 더 데워야겠군요.
리치 콤비네이션 피자는 어떨까요? 색감은 트리플 콤보 피자보다 더 맛있어 보입니다. 기존 슈퍼 콤비네이션 피자는 페퍼로니가 올리브, 양파, 피망 투성이에 갇힌 느낌이었는데요. 판올림된 리치 콤비네이션 피자는 육류 비중이 조금 늘었습니다. 얇은 베이컨과 약간의 고기 토핑이 들어가고 야채 토핑으로 방울토마토가 추가됐습니다. 모차렐라 치즈가 뿌려진 양은 트리플 콤보 피자보다 소폭 적습니다.
한 조각 들어서 맛을 봤습니다. 새콤한 올리브와 아삭한 피망, 양파와 버섯이 감칠맛을 더합니다. 안쪽으로 파고들며 피자를 뜯기 시작하면 방울토마토가 즙을 터뜨리며 퍽퍽함을 살짝 풀어줍니다. 작년 늦봄(5월)에 맛본 슈퍼 콤비네이션 피자보다 맛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느낌은 있는데요. 프랜차이즈 피자 입맛에 익숙한 고객에게는 다소 질기고 퍽퍽하다고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남은 피자는 프라이팬에 약불로 은근히 데워서 '밑바위촉(바닥은 바삭, 토핑은 촉촉)'으로 먹어야겠군요.
거리가 가까우면 트레이더스(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비산점)나 코스트코(대구혁신점)로 가서 피자를 사 왔을 텐데 둘 다 편도로 최소 30~40분 이상 걸리는 곳이라 다녀올 엄두가 안 나더군요. 장 보는 김에 푸드 코트에서 갓 나온 피자를 업어가는 거라면 모를까, 온 가족이 먹을 피자 하나만 보고 대형마트에 찾아간다? 피자 값보다 비싼 시간과 기름을 뿌리고 오는 격이라 그건 못하겠습니다.
이마트의 경우 차로 10분이면 금방 휙 다녀올 수 있으니 피자를 위해 다녀올 만합니다. 현장 주문 후 오븐을 거쳐 피자가 태어날 10분 동안은 마트를 빙 돌면서 전단 행사로 뭘 팔고 있나 둘러보기도 하고요. 피자의 단짝인 코카콜라 아니면 맥콜(보리맛 콜라) 1.25리터를 장바구니에 쓱 담기도 합니다. 씹을 거리는 있다 없으면 사람이 포악해지니까(?) 초코칩 쿠키도 하나 쓱 담아 옵니다. 솔직히 피자 두 판에 맥콜, 과자 한 통까지 대충 3만 9천 원이면 잘 쓴 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