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고대 딸기잼 맘모스빵, 먹어봤습니다
어제(27일) CU에서 '고대빵'으로 불리는 제품을 사 왔습니다. 정식 이름은 '고대 1905 딸기잼 맘모스빵'입니다. 팥앙금이 든 소보로빵 밑으로 버터크림과 딸기잼, 완두 앙금을 켜켜이 쌓아 만든 제품이었습니다. 가격은 3천3백 원입니다. 고려대 마크를 달고 나온 첫 제품 사과잼 패스츄리는 호불호가 강한 탓에 넷상에서 평이 좋지 않았는데요. 두 번째 제품인 딸기잼 맘모스빵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고연전 혹은 연고전으로 바람잡이를 이끈 CU의 결정은 옳은 선택이었을까요?
포장된 딸기잼 맘모스빵의 부피는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보다 두툼합니다. 고려대의 활기와 정열을 상징하는 진홍색(Crimson) 배경에 'KOREA UNIV.' 마크를 꽉 채웠습니다. 우상단에 로열 블루(Royal blue) 학교 마크와 제품명을 세로로 적어서 여백의 미를 드러낸 연세우유 제품과 대조를 이룹니다. 고대 옆 숫자 '1905'는 고려대학교의 기반이 된 보성전문학교의 설립 연도를 의미한다는군요.
제품 뒷면에 표시된 영양 정보를 살펴봤습니다. 총 열량(칼로리)은 861kcal, 탄수화물 127g, 단백질 14g, 지방 33g으로 이뤄집니다. 700kcal 전후의 편의점 도시락보다 열량 수치가 꽤 높습니다. 간식이라기보다는 한 끼 식사 대용에 가깝습니다. 당류는 68g으로 일일 권장량(25g 미만)을 훨씬 웃돕니다. 영양 성분표를 보고 있으면 혼자 말고 둘이서 나눠 먹어야 할 듯한 예감입니다.
포장을 찢어 제품을 살폈습니다. 안에는 반으로 갈라진 맘모스빵이 들어있었습니다. 생김새는 제품 포장에 표시된 사진과 대체로 비슷합니다. 빵 가운데가 일부 함몰된 점만 빼면 괜찮습니다. 얼핏 뚜레쥬르 맘모스빵(밤이 듬뿍 맘모스)과 비슷해 보이지만 속재료가 일부 다릅니다. 상온에서 보관되는 공장제 시판 빵들보다는 재료가 푸짐해 보입니다. 딸기잼과 버터크림의 수분을 흡수하며 촉촉해진 티가 납니다. 웬만한 베이커리 제품과 나란히 놔둘 만한 품질입니다.
빵 한 조각 들고 먹어봤습니다. 다소 단단한 소보루 층을 뚫고 나니 부드러운 앙금과 버터크림이 뒤엉킵니다. 안전빵의 대명사 단팥빵처럼 보드랍고 푹신하기보다는 살짝 꾸덕합니다. 딸기잼이 듬뿍 발린 가운데로 입을 향할수록 당도는 더 높아집니다. 입을 벌렸다 앙 다물 때마다 표면의 소보루가 후드득 떨어지는 건 그 무엇으로도 못 막습니다. 제품에 든 플라스틱 케이스를 받치고 먹어도 자잘한 소보루가 튀기는 마찬가집니다. 다 먹고 테이블 정리할 각오해야겠군요. 달리는 차 안에서 드시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맛은 보통 품질의 편의점 빵보다 낫고 호불호를 타지 않을 정도입니다. GS25의 브레디크 크림빵이 CU 연세우유 크림빵의 하위호환 느낌이라면 고대 딸기잼 맘모스빵은 뚜레쥬르에서 파는 밤이 듬뿍 맘모스의 하위호환 개념으로 보입니다. 딸기잼이 잔뜩 발린 가운데 말고는 주변 영역의 당도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푸드 페어링(빵과 같이 먹을 음료 연결하기)을 한다면 흰 우유보다 씁쓸한 아메리카노가 잘 어울리겠습니다. 혼자서 다 먹기엔 양이 많으니까 친한 친구랑 나눠 먹던지, 맘모스빵 한 조각을 냉장고에 놔뒀다가 나중에 먹어도 됩니다. 일부 CU에서는 고대 딸기잼 맘모스빵이 입고 후 금방 사라지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닙니다. 가끔 눈에 보이면 그냥 한 번 사 먹는 정도지, "어머, 이건 사야 해!"라며 곳곳의 CU를 원정 갈 레벨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