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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시승 후기, 솔직히 어떤가?

커피스푼 2024. 9. 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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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4일) 캐스퍼 일렉트릭을 시승했습니다. 현대 드라이빙라운지 대구 서부에서 시승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베이지 카키 브라운 투톤(뉴트로 베이지)에 버터크림 옐로우 펄을 두른 풀옵션 모델이었습니다. 선택 사양으로 컨비니언스 플러스, 컴포트, 익스테리어 디자인, 하이패스, 파킹 어시스트, 선루프, 현대 스마트센스 I이 추가됐습니다. 지역별 실 구매 가격은 대구에서 약 2,699만 원, 경북 지역에서 약 2,386만 원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차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차입니다.

 

스마트 키는 버튼 5개가 세로 정렬된 예전의 5버튼 형태입니다. 문 잠금, 문 열림, 원격 시동, 테일게이트 열림, 경적음 순으로 나와 있고 현대 로고를 본뜬 조약돌 모양의 스마트 키보다 덜 미끄럽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옆모습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옆모습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대표 색상인 버터크림 옐로우 펄은 실내보다 햇빛이 비치는 밖에서 더 눈길을 끕니다. 그늘진 곳에서는 연둣빛이 한층 진해집니다. 앞모습과 뒷모습은 나란히 장식된 픽셀 램프 덕에 세련되고 미래적으로 보입니다. 바로 앞, 뒤에서는 모르겠고 옆에서 보면 길어진 티가 제법 납니다. 휠 크기는 17인치, 타이어는 넥센의 엔프리즈 S를 신었습니다. 규격은 205/45 R17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차 실내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차 실내입니다.

 

실내 구성은 전시차로 몇 차례 둘러본 캐스퍼 일렉트릭과 같습니다. 다른 색상보다 베이지 카키 브라운 투톤이 전반적으로 더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냅니다. 계기판(디지털 클러스터)과 가운데 돌출된 화면 크기는 10.25인치며, 주요 편의 기능은 ccNC(커넥티드 카 내비게이션 콕피트) 이전의 5세대 인포테인먼트 안에서 제어됩니다. 같은 PE(파워 일렉트릭) 시스템을 공유하던 레이 EV보다 지원 기능이 많고 V2L도 되니까 일상 속 쓰임새가 더 넓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운전석 모습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운전석 모습입니다.

 

운전석에 앉아 전원(시동)을 켜 봅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다른 전기차처럼 조용합니다. 전장품 작동음이 아주 가늘게 들릴 뿐입니다. 온도는 21~22도로 맞추고 1단계 자동 공조를 해놨는데 기본 풍량이 꽤 풍성해서 서늘한 기운이 금방 감돕니다. 가솔린 캐스퍼에서는 운전석 시트만 통풍이 됐지만 전동화된 캐스퍼는 동반자석 시트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줍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주행 모드는 이렇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주행 모드는 이렇습니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스노 네 가지로 나뉩니다. 속도계와 회생제동 표시계의 그래픽은 한 세대 전의 현대차와 비슷합니다. 그나마 깔끔한 형태로 바꾸겠다면 설정 - 화면 구성 - 클러스터 테마 선택에 보이는 큐브(Cube) 테마를 고르면 됩니다. 표시계 좌우 아래에 묶인 배터리 잔량, 회생제동 단계를 기존 클래식 테마보다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주행 모드는 노멀 그대로 놔뒀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골목을 다니던 모습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골목을 다니던 모습입니다.

 

17인치 바퀴로 구르는 첫 주행 질감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캐스퍼 몸집만 빌린 다른 차 같았습니다. 가끔 덜컹대고 쿵쾅대고 방지턱 구간에서 위아래로 흔들며 자세를 잡으려 애쓰던 캐스퍼의 정직한 몸짓은 온데간데없습니다. 30km/h 이하로 움직이는 생활도로구역에서 균형을 잘 잡고 사뿐하게 잘 다닙니다. 방지턱에서 보여주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움직임은 가솔린 캐스퍼보다 침착하고 얌전하며 묵직합니다. 위아래로 솟구치는 거리가 짧고 자세를 추스르는 시간이 무척 짧았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시내 주행하던 모습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시내 주행하던 모습입니다.

 

몸놀림은 EV3에 가까웠습니다. 좁은 골목에서 큰 도로로 나오면 캐스퍼와의 연결 고리가 희미해집니다. 50~60km/h로 달리는 시내 구간에서 보내던 운전대의 진동, 바닥에서 타고 들어오는 소음이 덜 느껴졌습니다. 가솔린 캐스퍼의 경쾌함, 때로는 말랑한 승차감에 묻혔던 노면 정보를 전해줍니다. 운전대 회전 감각은 선명하지 않지만 적어도 노면 상태가 어떻게 느껴지는지 알 만한 정도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회전 구간을 돌던 모습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회전 구간을 돌던 모습입니다.

 

승차감은 EV3 롱레인지보다 살짝 단단합니다. 앞뒤의 움직임이 균형적이고 많이 구부러진(곡률이 큰) 도로에서는 좌우로 기우는 정도가 적어서 주행 안정감이 좋았습니다. 레이 EV는 가솔린보다 단단한데 비틀대고 뒤뚱거리기 쉬운 박스형 경차의 특성을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가감속 시 일어나는 전기 모터의 작동음도 캐스퍼 일렉트릭보다 실내로 더 많이 들어와서 의외로 운전 피로도가 높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고속화도로를 달리던 모습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고속화도로를 달리던 모습입니다.

 

가솔린 캐스퍼에서 굳센 용기가 필요한 장거리 주행은 캐스퍼 일렉트릭이라면 한결 쉬울지도 모릅니다. 차간 거리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고 차로 중앙 유지까지 돕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가 있어서 쉽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좋은 ADAS(운전자 주행 보조)가 들어있어도 기본적인 운전 피로도가 높으면 전기차라도 힘듭니다. 좌판이 짧고 쿠션이 얇아서 운전자 몸을 잡아주는 느낌이 다소 느슨하나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80km/h 안팎의 고속화도로를 달리는 주행 안정감도 좋았습니다. 차로 유지 보조에 의지하지 않아도 운전자가 의도한 방향을 잘 지키고 직선으로도 똑바로 잘 갑니다. A-필러에 부딪치며 들어오는 바람 소리를 줄일 수 있다면 고속 주행 만족감이 커지리라 봅니다. 주행 소음에 민감한 운전자라면 와이드 선루프는 달지 않거나 EV3를 택하는 편이 낫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신호 대기하던 모습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신호 대기하던 모습입니다.

 

체감 가속력은 캐스퍼 1.0 터보와 비슷한데 가속 진행이 훨씬 더 매끄럽습니다. 신호 대기 후 출발하며 왕복 6차선 교차로를 건너는 그 짧은 순간에 50~60km/h를 쉽게 띄웁니다. 쭉 밀어주는 힘은 EV3보다 약하지만 운전은 EV3보다 재밌습니다. 몸놀림이 전반적으로 유연해서 차를 몰면 몰수록 즐거워집니다. 작은 차가 누릴 수 있는 장점을 웬만큼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U턴 회전 반경도 작고 좁은 골목도 남들보다 쉽게 잘 빠져나갑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모았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모았습니다.

 

주행 중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느꼈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왼발을 기대는 풋 레스트, 와이퍼 조작 레버와 칼럼식 변속 레버, 타이어 공기압 표시 정도입니다

 

발을 세우는 각도는 괜찮은데 좌우 폭이 다른 차보다 살짝 좁아서 발 바깥이 뜹니다. 거리가 가까워진 와이퍼 조작 레버와 칼럼식 변속 레버는 끝 모양을 다르게 만들어 조작감 차이를 분명하게 둘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타이어 공기압은 휠 회전 수 차이로 재는 간접식 방법 말고 각 바퀴에 TPMS(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를 달아서 공기압을 숫자로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첫차로 접근할 대중형 전기차에 타이어 공기압을 쉽게 알려줄 배려 정도는 갖춰야 하지 않을까요?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 후 기록된 전비는 이렇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 후 기록된 전비는 이렇습니다.

 

전비는 얼마나 나왔을까요? 약 50분간 22.4km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도착 후 표시된 전비는 8 km/kWh였습니다. 시내와 고속화도로를 절반씩 나눠 탔습니다. 처음 10km까지는 회생제동 1단계, 나머지는 원 페달 주행 모드(i-페달)로 가감속하며 돌아다녔습니다. 전비에 바짝 신경 쓰지 않아도 9월 초 기준 8~9 km/kWh 정도는 쉽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난 서늘한 가을에는 전비가 더 좋아질 겁니다.

 

 

현대 드라이빙라운지에서 시승차로 운영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입니다.
현대 드라이빙라운지에서 시승차로 운영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입니다.

 

그토록 궁금했던 캐스퍼 일렉트릭을 시승했더니 계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렴하면서 합리적이고 주행 질감, 승차감, 실용성까지 모자란 구석이 없었습니다. EV3에 들어간 ccNC는 없어도 실속은 꽉 채웠습니다. 집 근처 편의점에 갈 때 막 신고 다니는 삼선 슬리퍼 같은 차라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7월 9일 사전계약 첫날 구매 계약한 차가 아직 안 만들어져서 기다림이 더 필요하지만 이번 시승으로 조금 더 견딜 힘이 생겼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차에 적용된 사양은 이렇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차에 적용된 사양은 이렇습니다.

 

길가에 한두 대 보이기 시작한 캐스퍼 일렉트릭이 궁금했다면 꼭 시승해 보길 바랍니다. 시승 예약은 캐스퍼 홈페이지로 받고 있고 가까운 현대 드라이빙라운지로 연락해 물어봐도 됩니다. 대구 서부에서는 버터크림 옐로우 펄, 대구 동부에서는 어비스 블랙 펄(실내는 다크그레이 원톤)을 입은 캐스퍼 일렉트릭 풀옵션 모델이 시승차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구매 계약 후 애타게 차를 기다리던 예비 고객이라면 마음 한구석에 담던 조급함이 시승 후 조금은 누그러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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