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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실물 보고 온 느낌? 본문
캐스퍼 일렉트릭을 실물로 보고 왔습니다. 2024 부산 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캐스퍼 일렉트릭 디지털 카탈로그를 보고서 부산행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구포행 기차를 끊고 지하철 환승을 거쳐 벡스코에 다녀왔습니다. 입장권을 서둘러 끊고 들어간 시각은 오후 4시쯤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 부스에 전시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모두 여섯 대였습니다. 세 대는 일반 전시 공간에서, 나머지 세 대는 부스 뒤에 설치된 캐스퍼 일렉트릭 체험존(사전 예약 필요)에서 운영 중이었습니다. 부스 맨 앞을 지키던 캐스퍼 일렉트릭 삼총사는 시에나 오렌지 메탈릭, 더스크 블루 매트, 버터크림 옐로우 펄을 두른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했습니다.
첫인상은 영상으로 본 그대로였습니다. 앞뒤 램프에 파라메트릭 픽셀을 잔뜩 입혀서 로보틱 캐스퍼가 됐습니다. 노란 헤드램프를 감싸던 원형 LED는 X자로 대각선을 쫙 그어서 네 조각내고 안쪽 헤드램프로 두 줄의 프로젝션 LED로 비춥니다. 사다리꼴 범퍼 한가운데에 숨은 에어 플랩은 배터리와 전기 모터 열을 내리는 숨구멍이 되기도 합니다.
충전구는 번호판 오른쪽 위에 붙었습니다. 손으로 살짝 밀어 열어젖히면 위아래에 껴둔 핀 마개가 보입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완속 충전할 때는 위쪽, 급속 충전할 때는 아래쪽 마개까지 열어서 충전 케이블을 딸깍 끼우면 됩니다. 마개 왼쪽 위에 LED 조명이 작게 달려서 야간 충전도 어렵지 않겠습니다.
차 우측에는 캐스퍼 일렉트릭에 관한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크기는 기름을 마시던 경차 캐스퍼보다 길고 조금 넓습니다. 전장은 3,825mm, 전폭은 1,610mm, 전고는 1,575mm, 휠베이스는 2,580mm입니다. 한국 안에서만 돌아다닐 차가 아니라서 몸집도 늘리고 배터리 용량도 49kWh로 넉넉히 실었습니다.
15인치 바퀴를 꽂으면 1회 충전에 315km, 17인치 바퀴를 꽂으면 295km를 달립니다. 일반 전시된 차들은 모두 17인치 휠, 타이어를 신고 있었습니다. 타이어 제품은 코나 일렉트릭에서 보던 넥센의 엔프리즈 S, 규격은 25/45 R17입니다.
보기에는 15인치 알로이 휠보다 예쁜데 주행감, 승차감을 잘 잡았을지 궁금해집니다. 내연기관 캐스퍼에선 15인치 바퀴가 일상용으로 더 알맞았거든요. 스포크 사방에 들어간 네모난 장식은 그냥 들어간 게 아닙니다. 곳곳에 픽셀 파라메트릭으로 현대자동차의 색깔을 진하게 넣었다는 반증입니다.
옆모습은 어떨까요? 카셰어링으로 캐스퍼를 몇 번 몰아본 운전자라면 금방 알 겁니다. 앞뒤로 길어지기도 했고 바퀴 사이 거리가 더 멀어졌습니다. 그뿐일까요? 1열과 2열 창틀 아래의 높이가 같아졌고 C-필러가 두꺼워졌습니다. 뒷문 손잡이 부근에 희미한 닌자 거북이 얼굴을 남기던 장식도 네모돌이 캐릭터로 분명해졌습니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장식이라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손에 넣거든 내 취향대로 바꾸면 됩니다.
뒷모습도 두 줄 정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둥글게 깎아만든 테일램프, 밑에서 전구로 끔뻑거리던 캐스퍼에서 성장한 티가 부쩍 납니다. 테일램프는 두 줄로 깍뚝썰고 위에 달린 LED 제동등도 네모로 채우고 밑에 달린 원형 반사판과 방향지시등은 얼굴에서 보여준 것처럼 똑같은 형태로 맞췄습니다. 후진등까지 픽셀 파라메트릭으로 정성을 다해 썰었습니다.
트렁크를 열어봤습니다. 10cm 더 길어진 만큼 짐 공간도 넓어졌는데 변화는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2열 등받이가 뒤로 더 넘어갑니다. 앉은 키가 큰 어른이라도 캐스퍼 일렉트릭이라면 충분히 받아줄 겁니다. 잡동사니가 많거든 한 뼘 깊이의 추가 수납공간을 활용해도 좋습니다.
2열로 넘어가 봤습니다. 무릎 공간이 주먹 한 개에서 한 개 반이던 캐스퍼보다 늘었습니다. 무릎 앞에 주먹을 대면 한 개 반에서 두 개 정도가 됩니다. 바닥도 편평해져서 어쩌다 넷이 타는 상황이 되더라도 괜찮습니다. 늘어난 전장과 휠베이스는 나 혼자 즐기는 차박 생활에서 여유와 느긋함을 갖게 만듭니다.
1열에서 만지는 전자 장비의 기능성은 더 풍성해졌습니다. 한 쌍으로 붙는 10.25인치 화면, 옆자리로 확장된 통풍 시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64색으로 화려해진 앰비언트 무드램프, LED 알림이 추가된 3-스포크 운전대, 전자식 변속 칼럼, 서라운드 뷰 모니터, 오토홀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를 통틀어 캐스퍼 운전자가 부러워할 기능을 모조리 집어넣었습니다.
배터리 전력을 꺼내 쓰는 V2L의 쓰임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운전하다 멈춘 그 자리에서 노트북을 펼칠 자유, 나만의 작은 카페로 따스한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를 채워줍니다. 10%에서 80%까지 급속 충전은 30분이면 끝나고(120kW 충전소 기준) 1회 충전 주행 거리도 웬만큼 길어서 충전 스트레스도 덜합니다.
현장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보고 왔더니 7월 중 시작될 사전계약이 기대됩니다. 실물로 보고 온 외장 색상은 버터그림 옐로우 펄, 내장 색상은 베이지/카키브라운 투톤(버터 옐로우 포인트 포함)이 괜찮았습니다. 결국은 가격을 잘 받으면 전기차 시장에서도 잘 팔릴 모델로 보이는데 보조금을 제외한 실 구매 가격이 얼마에 잡힐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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