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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이오닉5, 잠깐 타 보니

커피스푼 2021. 5. 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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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2호선 죽전역 4번 출구에서 5분만 걸으면 현대자동차 대구 서부 오토스퀘어가 나옵니다.

비 내리던 월요일 오후 1시, 현대자동차 대구 서부 오토스퀘어(현대자동차 성서지점)를 찾았습니다. 며칠 전 시승 예약한 아이오닉5를 잠깐 타보려고 시간을 냈지요. 건물 바로 뒤 20면 안팎의 주차장이 있지만 이 시각엔 빈자리가 빠듯해 버스로 편하게 왔습니다. 정문의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3층을 향합니다. 문이 열리자 그저께 전화로 시승 안내를 도와주신 분이 앉아 계시는군요. 1시에 아이오닉5 시승하러 왔다고 소개하니 시승 관련 서류 작성을 도와주셨습니다. 운전면허증을 건네며 보험을 들고 주행 코스 안내도 듣고 차 키를 받았습니다. 차는 R1층(건물 뒤 지상 주차장)에서 픽업하면 된다고 하는군요.

하이차저 앞에 세워진 아이오닉5를 담아봅니다.

R1층에 내려오니 하이차저(hi-charger,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된 아이오닉5가 보였습니다. 제가 탈 시승차는 대용량(72.6 kWh) 배터리에 뒷바퀴(2WD) 위주로 굴리는 롱 레인지였고요. 청록빛 바다와 비슷한 디지털 틸그린 펄에 주광색 시트를 더한 다크 페블 그레이로 안팎을 꾸몄더군요. 프레스티지 등급에서 솔라루프를 뺀 나머지 사양(파킹 어시스트, 컴포트 플러스II, 비전루프, 디지털 사이드 미러))을 모조리 집어넣은 차였습니다. 차 값만 6천이 넘네요.

스마트키를 가지고 아이오닉5에 다가가면 문 손잡이가 비스듬히 열립니다.
볼록 거울 대신 카메라 렌즈가 달린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달렸습니다.
운전석 문을 열고 다가가니 양쪽에 달린 OLED 모니터가 눈에 띄네요.

아이오닉5에 다가서니 문 손잡이가 비스듬히 열렸습니다. 살짝 잡아당겨 문을 운전석 문을 엽니다. 양 문 위쪽에 달린 OLED 모니터가 시선을 끕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창밖의 아날로그 사이드미러는 없습니다. 카메라 렌즈로 실시간 포착된 화면을 보면서 달려야 하는 세상이 왔군요.

운전석에 붙은 OLED 모니터입니다.
동반자석에 붙은 OLED 모니터입니다.

운전석에 앉아 양쪽 모니터를 봅니다. 보통 사이드미러를 보면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 느껴져야 하는데 16:9 평면거울을 비춘 것처럼 보입니다. 대신에 화면 위치는 한 번 맞추면 바꿀 일이 없겠어요. 앉은키가 작든 크든 그 누구든 보이는 면적이 똑같거든요. 위치를 바꾸려면 현대차 사이드미러를 조정하듯 레버와 버튼을 만지면 됩니다.

원근감과 거리감이 익숙지 않으시면 차를 잠시 뺐다가 집어넣어 보세요. 창밖의 사이드미러를 실내로 옮긴 것뿐이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양쪽 모니터를 보려면 시선을 밑으로 내려야 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하실 텐데요. 그럴 걱정은 잊으셔도 됩니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을 보다 고개만 좌우로 돌리면 동선이 의외로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화면 속 움직임도 생생하고 휘도(밝기)가 높아 어두운 곳도 잘 비추기는 합니다.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만큼 또렷하지는 않아서 해상도를 더 높이고 색감을 잘 맞춰주면 좋겠습니다.

운전석 밑 풋레스트와 제동 페달, 가속 페달입니다.

운전석 높이는 며칠 전 시승한 투싼 하이브리드보다 낮았습니다. 니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그 사이입니다. 방석이 길고 왼발을 둘 거치대(풋레스트)가 더 길고 각도가 완만해서 편합니다. 운전석 옆 좌석에도 발받침대가 달려있고 전동 버튼으로 세웠다 눕힐 수 있습니다.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잠시 눈 붙이는 시간이 달달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운전대(핸들) 오른쪽 아래에 전자식 변속 레버(감속기)가 달려 있습니다.

알았으니 차 시동을 켜 봅니다. 전장(전자 장비)품에서 나는 작동음은 빗소리에 묻혀 잘 안 들리는군요. 전자식 변속 레버(감속기)는 운전대 오른쪽 아래에 달렸습니다. 시동을 켜면 P(주차)에 걸리고요. 레버 끝을 위로 돌렸다 놓으면 D(주행), 밑으로 돌렸다 놓으면 N(중립), 한 번 더 돌렸다 놓아야 R(후진)이 잡힙니다. P로 두고 싶으면 레버 끝에 달린 오목한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운전대 왼쪽 뒤에 달린 회생 제동 단계 조절 패들입니다.
운전대 오른쪽 뒤에 달린 회생 제동 단계 조절 패들입니다.

운전대 양쪽의 패들은 회생 제동 단계 조절용으로 씁니다. 왼쪽이 +(점점 강하게), 오른쪽이 -(점점 약하게)입니다. 우리가 알던 내연기관 차 혹은 하이브리드 차의 패들 시프트(왼쪽이 -(기어 내림), 오른쪽이 +(기어 올림))와 정 반대입니다. 아이오닉5에서 왼쪽 패들을 당기면 회생 제동이 점점 강해지고, 오른쪽 패들을 당기면 점차 느슨해집니다.

회생 제동 3단계에서 한 번 더 왼쪽 패들을 당기면 'i-페달' 모드가 켜집니다.

왼쪽 패들을 계속 당기면 어떻게 될까요? 'i-페달(i-Pedal)' 모드가 켜집니다. 흔히 말하는 '능동형 원페달 운전' 모드입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더 눕히거나 세우는 것만으로도 가감속이 되고 심지어는 차를 멈춰 세우기도 합니다. 브레이크 패드 교환을 미룰 수 있고 회수되는 에너지가 많아서 비용 절감에 아주 좋기는 합니다. 연비 운전이 익숙한 운전자라면 승차감과 균형을 잘 맞출 수 있으나 일반 운전자들은 차에 더 적응한 뒤 사용을 권합니다.

아이오닉5의 공조 장치 조절부입니다. 섭씨 21도로 오토 에어컨을 맞춘 상태입니다.
아이오닉5의 공인 연비입니다. 복합 기준 4.9km/kWh 였군요.
아이오닉5에 달린 20인치 휠타이어입니다. 규격은 255/45 R20, 모델명은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입니다.

저야 주어진 시승 시간 30~40분으로 내용을 뽑아야 하니 i-페달을 적극 쓰기로 합니다. 비 내리는 싸늘한 날 앞유리 습기는 못 참으니까 섭씨 21도로 오토 에어컨 및 디포그를 돌려둡니다. 달리기 전 계기판에 기록된 연비를 보니 5.7~5.8km/KWh가 대부분이네요. 공인 연비는 도심에서 5.5km/KWh, 고속도로에서 4.2km/KWh, 복합 4.9km/KWh였군요. 친환경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작심한 듯한 네 바퀴(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 규격은 255/45 R20)는 얼마큼의 연비를 보여줄까요?

경유지 두 곳을 넣고 시승센터로 되돌아오는 경로를 잡았습니다.
카카오맵으로 띄워 본 경로입니다. 경로 길이는 대략 11.4km입니다.

운행 경로는 위와 같습니다. 시승센터에서 나와 죽전역을 끼고 이현삼거리까지 쭉 직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중부내륙선 지선을 따라가다 빠져나와 대구 지하철 2호선 감삼역 직전에서 U턴하며 되돌아가는 11.4km 코스입니다. 대구 서부 시승센터에서 권장하던 B코스(17km, 팔달교 경유) 그대로 다녀오면 2시에 도저히 맞출 수 없어 '짧고 굵게'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아이오닉5로 26분간 달린 후 주행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시승 당시 주변 교통 상황입니다.
신호 대기 중 왼쪽 디지털 사이드 미러로 표시된 화면을 담았습니다.

26분간 11.4km를 달리고 난 연비는 7.5km/KWh가 나왔습니다. 제동 페달은 신호 대기 중 오토 홀드(Auto hold)를 띄우기 위해 잠깐 밟아준 것 말곤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서대구 IC를 훑고 내려가는 중부내륙선 지선은 상습 지정체가 매일 벌어지는 곳인데 오늘은 합류 과정이 깔끔했습니다. 성서 램프 구간을 빙 돌아 10차로 넘는 달구벌대로에 복귀하는 일도 어렵지 않군요. 방향 지시등을 켜면 점등한 쪽 모니터에서 차선 변경 가능한 가이드라인과 주의 표시를 띄워주니 편안합니다. i-페달에 발이 익으니 오른발을 자주 옮기지 않아도 돼서 괜찮군요.

아이오닉5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증강현실 길 안내가 지원됩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증강현실 길 안내를 받은 점도 좋았습니다. 다른 현대차에 달린 HUD보다 앞유리에 비치는 내용이 많아졌더군요. 헷갈릴 만한 교차로나 램프 구간을 뜰기 전에 주행 방향을 애니메이션 그래픽으로 보여줍니다. 오랜만에 가던 길도 원래 자주 다녔던 길처럼 다닐 수 있게 도와줍니다. 오른쪽이나 왼쪽 뒤에서 다가오는 차는 빨간색 동심원을 그리며 알려주기도 합니다. 문자와 그림이 선명하게 잘 드러나 보기도 좋습니다.

시승센터로 되돌아와 운행거리와 경로를 쓰고 나니 2시가 됐습니다. 아직 차 안팎을 더 둘러보지 못했는데 키를 돌려줘야 합니다. 아쉽지만 키를 받았던 3층에 올라가 차 키를 반납하고 1층 전시장으로 내려갑니다. 데스크 앞에 앉아계신 직원분께 아이오닉5 전시차가 어딨는지를 여쭸더니 안쪽에 난 계단을 따라 2층에 오르면 볼 수 있다는군요.

건물 2층에 전시된 아이오닉5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안 달려 있었습니다.
전시 중인 아이오닉5의 운전석을 열어봅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보다가 볼록 거울로 된 사이드 미러를 보니 시야가 좁아지는군요.

위층에 올라가니 세상에.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안 달린 아이오닉5가 서 있었습니다. 운전석에 들어가 창밖에 달린 양쪽 거울을 보니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디지털로 구현된 OLED 모니터 화면을 보다가 이걸 보니 시야가 눈에 띄게 좁아집니다. 기왕 프레스티지 등급을 고른다면 사이드미러까지 디지털로 깔맞춤해야겠군요.

아이오닉5의 보닛을 열어봤습니다. 가스 리프트는 기본이군요.
'EV'가 적힌 커버를 위로 열면 수납공간이 나옵니다.

수납공간은 차 안에도 많지만 차 밖에도 있습니다. 어디냐고요? 보닛을 열어보세요. 'EV'라고 적힌 커버 아래 손잡이가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전기 모터를 감싼 커버처럼 보이는데 아닙니다. 숨겨진 수납공간이 등장합니다. 뭔가를 가득 채운 등산 가방을 집어넣기 알맞은 크기군요. 제 팔목이 들어갈 만큼 깊어요.

아이오닉5에 달린 12V 보조 배터리입니다. 용량은 60Ah(CCA 640A)로 늘었군요.

바로 옆에 달린 12V 보조배터리는 용량이 60Ah(CCA 640A)로 늘었습니다. 코나 전기차나 니로 전기차에 달린 건 45Ah(CCA 410A)였는데 말이죠. 어차피 12V 보조 배터리 세이버 플러스(보조 배터리 충전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 차 바닥의 고전압 배터리로 충전시키는 기능)가 달렸으니 상관없지 않나 하실 텐데요. 지독한 겨울을 맛보고 나면 제 역할을 못할 때가 생깁니다. 차에 달린 전장품 숫자가 늘고 방전 위험을 줄여야 하니 용량 많고 저온 시동성에 더 유리한 제품을 차에 실어놨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고전압 배터리 구동에 꼭 필요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켜려면 든든한 보조 배터리는 필수거든요. 이만한 보조 배터리가 달린 아이오닉5라면 안심이 되겠습니다.

아이오닉5 전시차 우측 뒤를 찍어봤습니다.

대구 서부 오토스퀘어에서 제가 살짝 맛 본 아이오닉5는 여기까지입니다. 하이차저를 DC콤보로 연결하는 법, CAN 통신으로 접속 인증 후 배터리를 얼마나 빨리 충전시키는지, 일반 고출력 DC콤보 차저랑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고 싶었지만 그것까지 다 알고 풀기엔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군요.

이상으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셀프 시승 체험 콘텐츠 작성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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