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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 세르비아 여자배구 동메달전, K-기자단은 좀 까야겠네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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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 세르비아 여자배구 동메달전, K-기자단은 좀 까야겠네요

커피스푼 2021. 8. 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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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2020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 세트 별 점수판입니다.

오늘(8일) 아침 9시 대한민국 : 세르비아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이 열렸습니다. 세르비아의 주 공격수인 티아나 보스코비치(터키 엑자시바시 비트라. OP, 라이트)의 집중 마크 여부에 따라 경기 결과가 결정되는데요. 세트 스코어는 0-3. A조 예선 넷째 경기를 재확인한 동메달전이기도 했습니다. 리우올림픽 2016 여자배구 챔피언 세르비아 팀은 역시 강하네요. 경기 결과를 떠나서 우리 팀이 도쿄올림픽 2020 여자배구 4강에 들었기에 두 경기 더 볼 수 있다는 게 좋기만 합니다. 우리 여자배구 선수 및 코치진, 통역, 라바리니 감독까지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 팀은 염혜선, 김희진, 오지영, 김연경, 김수지, 박정아, 양효진 선수가 선발로 나왔습니다.
세르비아 여자배구 팀은 마야 오그네노비치가 주장임에도 티아나 보스코비치를 첫 화면에 잡아주는군요. 
결과에 관계 없이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며 의기를 다지던 대한민국 여자배구 팀입니다.

경기 흐름은 휴식이 긴 세르비아에 쏠렸습니다. 1세트 초반 세르비아를 잠깐 앞섰음에도 우리 팀의 범실, 보스코비치의 거칠고 강한 공격, 선수 사이를 가르는 스파이크 서브에 18-25로 흐름을 내줬습니다. 2세트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안 나왔습니다. 공격형 세터인 마야 오그네노비치(터키 바키프방크)의 2단 패스 페인팅으로 점수를 내줬죠. 15-25 큰 점수 차로 또 한 번 세트를 넘겨줬습니다. 3세트에는 세터 염혜선에서 안혜진으로 교체하며 초반 점수를 앞섰으나 보스코비치의 예리하고 강한 서브에 마구 흔들렸습니다. 8-14에서 10-14까지 따라붙다가 한층 더 강한 세르비아 팀의 공격이 이어지며 15-25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흐르는 시간이 즐거웠던 여자배구였어요.

9년 전 열린 런던올림픽 2012가 떠오르는군요. 그 때의 4강은 이탈리아와 브라질, 세르비아를 딛고 일어서며 남긴 기록이었지만 코로나19가 훑고 간 도쿄올림픽 2020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FIVB가 주관하는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로 체력 충전할 여유가 없었죠. 1년 새 선수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라바리니 감독 입장에서도 대표팀 선수로 누굴 확정할지 고민이 깊었을 겁니다. 센터(MB) 양효진, 김수지, 박은진, 레프트(OH) 김연경, 박정아, 이소영, 표승주, 라이트(OP) 김희진, 정지윤, 세터(S) 염혜선, 안혜진, 리베로(Li) 오지영 등 선수 12명을 최종 결정하며 치른 도쿄올림픽 여자배구는 본선 진출 가능성도 희박했죠. 잘해야 8강을 바라볼 수 있던 팀 전력이었습니다.

그랬던 대한민국 여자배구 올림픽 대표팀이 예선에서 본선, 터키와의 8강전을 거쳐 4강에 들 수 있었습니다. A조에 같이 묶인 일본에 밀릴 수 있었음에도 기어코 3-2로 경기를 뒤집었던 게 희망의 불씨가 됐습니다. 8강 진출을 확정하며 치른 터키 팀과의 경기도 끝장 승부 끝에 3-2로 매듭지으며 4강에 오를 수 있었죠. 경기 직후 눈물을 흘리는 터키 팀에게 먼저 다가서며 산불 이슈에 따른 묘목 기부 운동을 널리 알리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오늘 경기를 치른 대한민국과 세르비아 여자배구 팀도 편안한 모습이었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꾹 참으며 K-기자단과 인터뷰 중인 김연경 선수입니다.

경기 직후 KBS는 김연경 선수와 K-기자단이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내더군요. 마지막 올림픽 경기를 치른 김연경의 모습을 담기 위한 노력이었겠지만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클로즈업(확대)하는 장면은 부담스러웠습니다. 45년 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헝가리에게 동메달을 가져온 그 성과를 왜 다시 이룰 수 없었나 따지는 듯했거든요. 메달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선수를 배려하지 않는 일부 기자단의 모습에 저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무엇보다 휴식과 마음의 안정이 가장 필요한 선수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다뇨? 그냥 자리를 조용히 비켜주는 게 예의 아닐까요?

우리 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표정도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 번 일부 K-기자단의 그릇된 기사 욕심으로 브라질 팀에 대비한 포메이션 전략이 노출 됐거든요. 뒤늦게 블러(가림) 처리한 기사를 송고했지만 파생 기사가 널리 퍼진 뒤였습니다. 화이트보드 속 내용을 제발 찍지 말라고 했는데도 기어코 선수와 감독 사이로 보이는 내용을 사진 기사로 올리더군요. 그러니까 누리꾼들에게 "기레기"라는 좋지 못한 소리를 듣는 거죠. 아름답게 끝날 수 있을 경기를 조급한 일부 K-기자단이 망쳐놓는 듯해서 안타까움이 교차합니다.

1세트 초중반 이원 생중계로 배구 경기를 보는 흐름이 끊겼습니다. 무슨 의도였나요?

KBS도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왜냐고요? KBS2 채널로 굳이 마라톤을 이원 생중계하며 배구 시청자들의 맥을 다 끊어놨거든요. 우리나라 팀 오주한, 심종섭 선수가 참가해 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을텐데요. 2세트 중반에는 화면 좌상단 점수판 대한민국 : 세르비아 자막까지 제대로 갱신하지 않는 성의를 보였습니다. 평소에 잘 안 보던 SBS 채널까지 옮겨가며 배구 경기를 겨우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요? 처음부터 KBS1 채널에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을 편성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일입니다. 이호근 캐스터와 한유미 해설에 간섭을 주는 이원 생중계는 가능한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잘하다가 막판에 왜 이러는 걸까요?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만 해도 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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