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일렉트릭, 출고는 언제될까?
캐스퍼 일렉트릭 사전계약 한 달 반이 지났습니다. 보조금 공모 신청 서류는 19일 캐스퍼 홈페이지로 냈는데 주문한 차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모양인지 며칠째 심사 대기 중입니다. 출고 순서는 주문량이 가장 많은 순으로 잡혀서 빠른 출고에 관한 기대는 일찍 접었습니다. 인기 색상, 풀옵션에 가까운 주문일수록 차를 빨리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출고는 미디어 시승회 다음 날인 21일부터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차를 빨리 받은 몇몇 고객들은 외장 색상을 버터 크림 옐로우 펄로 맞추고 현대 스마트센스 I, 컨비니언스 플러스, 컴포트, 익스테리어 디자인, 파킹 어시스트, 하이패스 등 6가지 선택 사양을 추가한 구성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드물게 더스크 블루 매트, 에어로 실버 매트를 주문한 고객도 있기는 합니다.
사전계약 순번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공장에서 미리 생산한 재고 모델 중 고객의 주문을 만족한 차가 없으면 당장 차를 못 받습니다. 이러면 7월 초 계약자라도 8월 계약자보다 차를 늦게 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선루프를 선택한 경우 QA(품질 보증) 및 QC(품질 관리) 과정이 더 들어가서 대체로 빠른 출고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일부 현대자동차 매장에 전시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사전계약을 받기 전 예비 고객들이 둘러보라고 만든 예시용 모델입니다.
사전계약 초기 캐스퍼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패스트트랙(빠른 출고 약속) 이벤트는 지켜지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당첨 고객이 주문한 모델이 재고 중에 있으면 다행인데 없으면 얄짤없습니다. 주문 요청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에나 오렌지 메탈릭, 어비스 블랙 펄은 그 뒤로 밀리곤 합니다. 선택 사양 6가지에서 한두 가지를 빼거나 선택 비중이 낮은 옵션을 고른 경우(예를 들어 '밴 패키지')도 마찬가집니다.
넷상에서는 캐스퍼 고객센터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돌긴 합니다. 7월 초에 계약했고 8월 중 서류를 냈으니까 늦어도 9월 추석 연휴 안에는 차를 받지 않을지, 적어도 우리 동네 보조금이 바닥나기 전에는 차를 받겠지 하는 예비 고객들의 기대가 고스란히 녹아든 반응이 아닐까 합니다.
누군가는 정말 급해서 "왜 차를 빨리 내주지 않느냐?"라고 하겠지만 현대자동차 안에서 단독 운영되는 캐스퍼 고객센터의 체계로는 모든 고객의 요청을 제때 받고 답하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한 번은 보조금 서류를 냈음에도 서류 제출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알림 톡이 와서 처음에 1:1 문의를 남기고 캐스퍼 홈페이지의 실시간 채팅 상담 창에서 20~30분을 기다려 겨우 답을 받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분명 일은 하고 있는데 대응 인력과 체계를 보완하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신차 출시 초기에 늘 겪는 고객 문의 급증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대자동차 입장에서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라 봅니다. 전화 문의가 쏠린 상황이라면 고객 연락처를 받아서 나중에 다시 고객과 연락하는 방식으로 체계를 잡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고객센터에 연락했는데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이고 7, 80명이 대기 중이라는 안내 멘트만 흐른다면 통화 시간을 낸 고객은 무슨 생각이 들까요?
캐스퍼 고객센터의 일 처리가 어떻고를 떠나서 마음은 이미 내려놨습니다. 빠르면 9월 추석 연휴 직전, 늦어도 10월 초에 받으면 다행이다 싶습니다. 스마트폰 너머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산 기록을 살피는 VOC(고객의 소리) 담당자들의 수고로움이 눈에 선합니다. 제가 할 건 캐스퍼 홈페이지에 표시된 계약 진행 상황과 포털 사이트에 최신 날짜로 올라올 누군가의 출고 인증 글을 바라볼 뿐입니다.
차량 출고에 앞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짧게라도 시승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언제 열릴지는 모르겠습니다. 롱레인지 어스 풀옵션으로 짧게 몰아본 EV3는 분명 좋았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에 꽂힌 제 마음을 흔들지는 못했습니다. 차로 하고 싶은 건 얼추 준비했는데 차가 안 나와서 싱숭생숭하긴 합니다. 다음 주 또 누군가의 출고 인증 글을 살피며 주변 상황을 관찰하는 일이 거듭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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