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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 저 차

캐스퍼 살 바에 아반떼? 제 생각은요...

커피스푼 2021. 10. 2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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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뷰 유튜브 채널에 등록된 현대 캐스퍼 리뷰 영상입니다. (25분 50초)

며칠 전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에 현대 캐스퍼를 다룬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쏘카로 일반형 캐스퍼를 빌려서 이모저모를 평가했죠. 예쁘지만 비싼 가격, 경차의 본질을 벗어난 17인치 타이어 세팅, CVT(iVT) 안 넣고 자동 4단 변속기를 넣은 점 등을 단점으로 솔직하게 담아낸 자동차 전문 매체의 리뷰였습니다. 최근에 쏘카로 캐스퍼를 세 시간 반 타 봤기에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참조 글 : 2021.10.07 - [이 차 저 차] - 캐스퍼 모던, 쏘카로 타 보니 어때?

 

캐스퍼 모던, 쏘카로 타 보니 어때?

어제(6일) 캐스퍼 타러 동대구역 근처 쏘카존을 찾았습니다. 스타벅스 동대구터미널점에서 도보로 5분쯤 걸리네요. 대구 메리어트 호텔을 지나니 쏘카존에 주차된 캐스퍼가 보입니다. 흰색과 검

spoon-tea.tistory.com

 

다 좋았는데요. 구매 추천도는 매우 낮은 차로 평가해 의외였습니다. 영상에 달린 시청자 댓글에는 간혹 "캐스퍼는 차알못이 사는 차, 예쁘면 용서되는 차"라는 뉘앙스가 보이기까지 합니다. 캐스퍼 대신 아반떼를 사야 현명한 고객인 걸까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파워트레인 조합, 세련미 등 기계적 분야만 보고 판단한 내용이라면 동의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캐스퍼보다 아반떼가 더 자동차다운 자동차라고 생각하니까요.

 

밀레니엄 시절이었다면 캐스퍼는 천덕꾸러기로 소문이 낫겠군요. 지금은 시대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디자인, 실용성, 정체성(아이덴티티), 생활 방식(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자동차 선택 유형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멀티 페르소나(다중적 자아)로 나 안의 또 다른 나를 드러내고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며 가끔은 집이 아닌 차에서 밤을 지새는 색다른 삶을 살기도 합니다. 운전의 즐거움, 연비, 승차감이 더 중요하면 아반떼를, 10 km 안팎의 개인용 출퇴근 수단, 마트 카로써 쓰임새가 더 중요하다면 캐스퍼를 고르면 됩니다.

 

캐스퍼 비교 대상은 아반떼였어야 할까요?
캐스퍼 비교 대상은 아반떼였어야 할까요?

아반떼를 사야 잘 한 선택이고 캐스퍼를 사면 잘못된 선택인 걸까요? 둘 다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차를 골라도 됩니다. 캐스퍼 살 바에 아반떼, 투싼 살 바에 쏘나타 이런 식이면 소비자 혼란만 가중됩니다. 특정 자동차 전문 매체에서 구매 가치가 낮다고 한 차니까 걸러야 한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선택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몫이니까요. 자동차 구매 기준에서 가성비를 우선한다면 르노삼성차의 SM6는 진작 잘 팔려야 하지 않았나요? 편의점 드라이브 스루 같은 카 페이 기능을 넣는다고 국내 소비자들이 갑자기 차를 사 줄까요?

 

5년마다 차 안팎이 휙휙 바뀌는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견디기 힘들 겁니다. 언제부턴가 국내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의 변화에 익숙해진 느낌이 들거든요. 5~6년 안에 풀체인지(완전 변경)되지 않으면 "저 차는 뭘 해도 안 바뀌네, 다른 차는 맨날 얼굴만 고치고 나온다"라는 인식이 굳어졌죠. 몇 년 전인 2015~2016년까지는 현대·기아차를 고르지 않을 명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현기제(현대·기아·제네시스)가 권장하는 편의성, 전동화, 라이프스타일에 많이 길들여졌습니다. 아무 옵션 없는 깡통 차를 사서 뜯고 조립하며 원하는 기능을 넣는 DIY 운전자들도 하나 둘 늘고는 있지만 편리미엄을 누리는 MZ세대에겐 스트리밍 라이프 소재 중 하나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캐스퍼는 귀엽지만 사악하고 비싼 경차일까요?
캐스퍼는 귀엽지만 사악하고 비싼 경차일까요?

변화무쌍한 시대 흐름 속에 나타난 캐스퍼는 누군가에게 K-포르쉐로 불리기도 합니다. 소비자가 정말 필요로 하는 옵션을 모던이나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묶어서 가성비가 안 좋아졌다, 소위 말해 "인질(하이패스 단말기가 묶인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 등)"로 붙잡힌 듯한 패키지나 잡다한 사양이 너무 많다는 불만에서 비롯된 평입니다. 정당성 있는 비판이지만 포르쉐를 거론한 점은 비약이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아 모닝·레이 대비 기본 가격이 비싼 점도 단점으로 부각하더군요. 현대차 공장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광주 글로벌 모터스에 생산을 맡겼으니 차 가격도 싸게 나왔어야 한다는 접근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모닝·레이도 동희오토라는 곳에 생산을 맡겨서 기아자동차 영업점으로 판매 중인데요. 기존의 경차보다는 몇 가지 ADAS(운전자 주행 지원 시스템)를 기본화한 캐스퍼의 구매 가치가 높다고 판단됩니다. 차별점 없는 파워트레인을 싣고도 이 가격인 게 캐스퍼의 가장 큰 결점이기는 해도 마냥 사악하기만 한 차는 아닙니다. 특별하지 않으면 기억에서 금방 잊히는 특화 생존형 시장에서 "귀엽다"라는 한 단어에 많은 나뭇가지와 열매를 달아줬거든요.

 

이런저런 이유로 경차 출시를 꺼렸던 현대가 국내에 캐스퍼를 선보인 점은 좋게 바라볼 만합니다. 캐스퍼 살 바에 조금 더 얹어서 아반떼를 사겠다는 평가와는 별개로요. 캐스퍼의 진동 소음이 마음에 안 들면 베뉴를 타 보기도 하고요. 누군가 보여준 매체의 지적처럼 아반떼를 타 보기도 할 겁니다. 나중에 어느 차를 살지는 그 차의 주인이 될 운전자 판단에 맡기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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