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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캐스퍼 모던, 쏘카로 타 보니 어때? 본문
어제(6일) 캐스퍼 타러 동대구역 근처 쏘카존을 찾았습니다. 스타벅스 동대구터미널점에서 도보로 5분쯤 걸리네요. 대구 메리어트 호텔을 지나니 쏘카존에 주차된 캐스퍼가 보입니다. 흰색과 검은색으로 안팎을 꾸민 캐스퍼 모던이군요. 현대 스마스센스 I,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 17인치 알로이 휠 패키지가 추가된 차입니다. 2천 km 조금 넘게 탔군요. 내부적으로 시험양산 후 돌렸던 차를 카셰어링용 차로 내보낸 게 아닌가 싶네요.
외판 사진을 찍고 차 시동을 겁니다. 에어컨을 끄면 몇 년된 가솔린 세단, 에어컨을 켜면 디젤 세단만큼 부르르 떱니다. 모닝 어반에서 느꼈던 운전대 진동과 다름없군요. 운전대를 좌우로 한 바퀴씩 돌린 감도는 아반떼랑 비슷합니다. 스파크처럼 너무 헐겁지 않습니다. 림 두께는 경차치고 두툼합니다. 티볼리의 D컷 운전대를 알맞게 줄인 느낌일까요? 아이오닉 5처럼 혼 커버에 현대 엠블럼이 없어도 허전하지 않네요. 점 네 개(모스 부호로 "H")를 넣은 문양도 없습니다. 룸 미러 후방 시야는 괜찮은데 사이드 미러는 상하로 보이는 면적이 부족합니다. 조향 연동 후방 카메라는 차급을 대변하네요.
동네 마실 가기 전 주변 골목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좁은 길과 회전 교차로를 빙 돌면서 차폭과 회전 질감을 익힙니다. 처음엔 레이처럼 허전하다가 과속방지턱을 톡 넘으니 생각이 달라지네요. 앞쪽은 부드럽게, 뒤쪽은 단단하게 서스펜션을 잡아서 앞좌석 충격이 적습니다. 뒷좌석은 디스코 팡팡처럼 통통 튈지도 모릅니다. 사람 한 명 태운다면 뒤 말고 바로 옆에 앉으라 해야겠어요.
첫 목적지는 어딜까요? 지난 5월 드라이브로 다녀왔던 대부잠수교입니다. 지금쯤 코스모스가 절정이겠군요. 동대구역에서 차로 40분이면 갑니다. 대구 지하철 1호선 종점인 안심역까지 차가 바글바글했지만 대구를 벗어나니 운전하기 한결 편안해집니다. 모닝을 내려다보는 높이, 헤드룸(머리 공간)이 여유로워서 운전 시야는 좋은데요. 주행 질감은 그때그때 다릅니다.
안전속도 5030이 깔린 평탄한 도심 혼잡 구간은 무난합니다. 정차 후 출발 시 엔진 회전 수를 2,200 rpm 이내로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밀면 속도가 예상만큼 붙거든요. 차로가 넓어지면 제한속도가 60 km/h로 높아집니다. 엔진 회전 수는 대략 1,700 rpm이 되는군요.
문제는 오르막 구간 정차 후 출발입니다. 체감상 2단에 물렸던 기어가 토크 부족으로 1단으로 늦게 말리면서 말타기 현상을 일으킵니다. 차가 많아서 20 km/h 이하로 저속 주행하던 평지 구간도 불편했습니다. 2단에서 1단으로 내릴 속도가 아닌데 기어를 내려서 차가 움찔거렸거든요. 초기의 DCT 세팅 같았습니다. 터보를 품은 캐스퍼 액티브였으면 토크가 남아서 저회전으로 차를 굴리기 좋았겠지만 터보 빠진 캐스퍼는 별 수 없는 경차일까요?
대부잠수교로 향하는 내내 캐스퍼를 조곤조곤 타이릅니다. 운행 40분 만에 도착하니 평균 연비는 15.2 km/l를 띄웁니다.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느긋하게 다닌 결과입니다. 스타벅스에서 받아온 아이스커피를 홀짝이며 잠시 쉬기로 합니다. 한적한 곳에서 유튜브를 보려거든 앞유리 왼쪽 위 부착된 쏘카 와이파이 연결 계정을 참고하면 됩니다.
운전석 시트를 눕혀 기대다가 내려서 차 사진을 찍습니다. 운전대 한 바퀴 감아서 앞뒤를 찍으니 예쁘군요. 필러와 헤드라이너, 천정은 밝은 회색, 대시보드 밑으로는 까맣습니다. 디자인과 소재 구성이 간결하면서 보기 좋은데요. 블랙보다 다크 그레이/라이트 카키가 한결 낫습니다. 왜 그런지는 아래 참조 글을 보시면 이해하실 겁니다.
참조 글 :
2021.10.03 - [이 차 저 차] - 이마트에서 만난 캐스퍼, 경차치고 예쁜데?
둘째로 갈 곳은 가끔 들르는 동네 할인마트입니다. 집에서 차로 가면 15분, 대부잠수교에서는 30분쯤 걸립니다. 가던 길에 경로를 지나쳐 유턴을 했는데요. 길이가 짧으니까 일반 차로 두 개 안에서 단번에 잘 도는군요. 약 13 km를 달린 평균 연비는 13.5 km/l였습니다. 들른 김에 매대 시세도 쭉 훑어보고 우유 두 팩, 요구르트 여덟 개 묶음 한 팩, 맛보기용 육포만 간단히 사 갑니다. 과일과 채소류는 역시 시장을 낀 식자재 마트가 더 싸군요.
집에 잠깐 들르기로 합니다. 냉동실에 얼린 배추 좀 꺼내고 문 앞에 놓인 택배도 얼른 집 안에 들여놔야 했거든요. 15분간 5 km 달려서 낸 연비는 11.8 km/l였습니다. 후면 주차로 스파크랑 나란히 세우니 차폭이 얼핏 좁은 느낌도 듭니다. 그 옆엔 모닝도 있었죠. 셋 중에는 캐스퍼 키가 가장 컸습니다.
셋째로 늘 찾아가는 셀프 주유소에 갑니다. 차에 든 기름이 4분의 1 밑을 가리켰거든요. km 당 주행요금(160~190원)을 내더라도 차 반납 시 연료는 반 이상 채워야 합니다. 쏘카 기본 이용 매너이기도 하죠. 주유소 도착까지 누적된 운행 거리는 41.9 km, 연비는 13.2 km/l입니다. 휘발유를 가득 채우니 주행 가능 거리가 110 km에서 400 km까지 느는군요. 안심이 됩니다. 기름 채운 김에 세차 인증 시 8천 크레디트를 주지만 비가 올지 말지 아리송해서 다음 고객의 몫으로 넘깁니다.
이제 차를 빌렸던 쏘카존으로 되돌아갑니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달구벌대로를 따라 차 많은 도심 혼잡 구간을 향하니 연비가 쭉쭉 떨어지는군요. 40분간 14 km를 달려서 쏘카존에 도착하니 평균 연비 11.8 km/l를 띄웁니다. 연비가 좋길 바란다면 15인치 기본 스틸 휠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다소 출렁거릴 하체가 마음에 안 들면 17인치가 나을 겁니다. 주행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캐스퍼 액티브까지 담는 게 좋습니다.
주차 후 캐스퍼를 반납하니 총 56 km를 달렸다며 1만 380원이 결제됐습니다. 구간 별 주행요금으로 30 km까지 190원, 나머지 26 km는 180원을 곱하는 식이더군요. 대여료는 5시간까지 무료였습니다. 사전 결제된 보험료 8,950원(자기 부담금 5만 원)까지 합하면 실 이용료는 1만 9,330원입니다. 비대면 캐스퍼 체험비로는 나쁘지 않은 가격입니다. 가까운 현대차 드라이빙라운지까지 캐스퍼가 시승차로 투입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지 모릅니다. 캐스퍼 액티브까지 쏘카존에 추가 투입된다면 다시 한번 타 보고 싶네요.
캐스퍼 일반형 모델에 관심이 간다면 쏘카 앱을 두드려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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