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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그린카 반납 전 세차, 하면 더 좋은 이유?

커피스푼 2023. 10. 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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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혹은 그린카 같은 카셰어링(공유 차량)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다 보면 '세차' 습관이 생깁니다. 예전에는 시간에 쫓겨서 연료 부족 상태로 차를 반납하는 일이 드물게 있었는데 요즘은 시간이 비는 대로 주유소를 종종 찾아갑니다. 출발 전 예상한 왕복 이동 시간에 한 시간 더 붙여 차를 빌렸다가 반납 전 차 안팎을 잘 닦고 사진을 보내면 포인트로 돌려줍니다. 그다음 이용자도 기분 좋게 차를 이용할 계기를 만들어준달까요?

 

 

반납 전 세차를 마친 캐스퍼입니다.
반납 전 세차를 마친 캐스퍼입니다.

며칠 전 대구에서 밀양을 다녀온 캐스퍼도 반납 전 셀프주유소에서 세차도 하고 기름도 가득 채웠습니다. 보통은 연료 보충 후 자동 세차기로 들어가야 세차비 1천 원이 할인되는데 '선 세차, 후 주유'로 진행해도 관계는 없습니다. 자동 세차비 결제 직전 주유소 직원에게 "세차 후 주유까지 하겠다"라고 알려주면 됩니다.

 

내부 세차는 자동 세차기 진입로 주변에 설치된 동전 주입식 청소기를 이용합니다. 주유소에서 외부 세차는 카드 결제가 됐지만 내부 세차는 동전 결제만 가능했습니다. 안쪽에 동전 교환기가 설치돼 있으니 2~3천 원 안팎의 현금을 들고 가야 편합니다.

 

 

청소기로 캐스퍼 2열 바닥 정리를 끝낸 모습입니다.
청소기로 캐스퍼 2열 바닥 정리를 끝낸 모습입니다.

캐스퍼의 경우 5백 원 동전 두 개만으로 발판과 트렁크 바닥 정리가 쉽게 끝납니다. 동전 한 닢(개)에 3분씩, 6분이면 충분합니다. 가동 전 모든 문을 열고 호스를 자동차 안쪽으로 옮긴 다음 청소기를 돌리면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청소가 끝난 쪽은 문을 순차적으로 닫고 'U'자로 동선을 그리면 자리를 옮기는 시간까지 아껴줍니다. 익숙해지면 청소를 다 하고도 1~2분이 더 남을 겁니다.

 

 

외부 세차 인증은 안에서 이렇게 남깁니다.
외부 세차 인증은 안에서 이렇게 남깁니다.

여기서 잠깐, 세차 포인트를 잘 받으려면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일이 중요합니다. 차량 반납 후 세차비를 포인트로 돌려주지 않기 때문에 차량 이용 중 스마트키 화면에 표시된 '세차 인증' 탭을 눌러 사진을 찍습니다. 내부는 1열과 2열 좌석에서 바닥 매트까지, 외부는 자동 세차기에 들어간 차량의 뒷면이나 자동 세차 중일 때 주유 카드가 꽂힌 단말기가 한쪽에 보이도록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세차 인증은 차를 이용하고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세차 인증은 차를 이용하고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그린카의 경우 카메라 앱만 접근되게 만들어져서 갤러리 앱에 기록된 사진을 불러오기 할 수 없었습니다. 쏘카 역시 세차 중인 실시간 상황을 담아야 해서 앱에서 띄운 카메라 사진만 세차 기록으로 받아줍니다. 그린카는 외부 세차 시 4천 포인트, 내부 세차 시 6천 포인트, 안팎을 모두 닦으면 1만 포인트가 적립됩니다. 쏘카는 자동 세차, 손 세차(셀프 세차장) 인증으로 나뉘고 외부 세차만으로도 8천 크레딧이 적립되는 형태였습니다.

 

세차 보상 유효 기간은 그린카는 1년(적립은 월 4회까지), 쏘카는 6개월(적립은 월 3회까지)입니다. 대여료 할인에 유용한 현금성 포인트라서 카셰어링을 즐기는 고객에게는 쏠쏠한 혜택이기도 합니다. 쏘카의 경우 크레딧으로 주행요금 일부를 낼 수 있어서 활용도가 넓습니다. 그린카는 대여료 할인만 되지만 유효기간이 더 길고 적립 허용 횟수가 더 많습니다. 카셰어링 단골 고객은 상황에 따라 쏘카, 아니면 그린카를 빌리는 식으로 알뜰하게 차를 이용할 겁니다.

 

 

자동 세차를 기다리던 모습입니다.
자동 세차를 기다리던 모습입니다.

세차 순서는 외부에서 내부, 내부에서 외부 어느 순서로 해도 상관없습니다. 처음에는 외부에서 내부 순으로 차를 닦았지만 경험상 내부 세차로 실내 흙먼지를 다 빨고 외부 세차로 넘어가는 동선이 더 빠르고 편했습니다. 실내 세차 시 줄줄 흐르는 물자국을 닦아내는 동선이 추가돼서 시간을 더 흘리게 됩니다. 이용한 차가 크고 넓을수록 세차 시간도 길어지니까 가능하면 '선 실내, 후 외부'를 권합니다.

 

실내 세차는 선택 사항입니다. 셀프 세차장에 간다고 해도 오염이 심하지 않으면 간단하게 고압수 세척 후 물기만 닦아내는 정도로 마쳐도 괜찮습니다. 세차 후 단정해진 차를 바라보는 '자기만족감'을 위한다면 부드러운 거품 솔을 묻혀서 쓱쓱 밀고 때를 불려서 씻어내는 작업까지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캐스퍼, 니로, 아반떼까지는 손 세차 동선이 알맞고 적당한데 부쩍 커진 싼타페, 쏘렌토부터는 손 세차가 부담스럽습니다.

 

 

폴스타 2는 쏘카(서울, 부산)에서 운영 중인 차종이기도 합니다.
폴스타 2는 쏘카(서울, 부산)에서 운영 중인 차종이기도 합니다.

차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분들은 콜로라도, 레인저, 렉스턴 스포츠, 트래버스도 정성을 쏟으며 닦아내기는 합니다. 시간이 소중한 카셰어링 고객들에게 자동차 외부는 자동 세차기에 맡겨도 괜찮습니다. 물 분사, 샴푸 도포, 솔 문지르기, 2차 세척, 바람 건조로 신속히 진행되니까 여기서 비용을 치르는 만족감이 가장 높습니다.

 

자동 세차기 관리는 주유소 별로 다르겠지만 평소 이용하던 GS 셀프주유소의 경우 세차 후 상처 흔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익스플로러랑 전폭이 같은 카니발(전폭 1,995mm), 팰리세이드(전폭 1,975mm)가 드나든 곳이기도 합니다. 실내 세차는 일반 차보다 더 많이 걸리겠지만 나보다 탑승객의 쾌적함이 더 중요하다면 차 주변을 'U'자로 빙 돌며 매트 속 먼지를 빨아내는 작업만으로도 괜찮습니다. 둘 다 카셰어링으로 운영 중인 차라서 만남이 낯설지는 않을 겁니다.

 

 

쏘카 EV9은 서울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쏘카 EV9은 서울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뒤(10월 16일)에는 쏘카에서 아반떼 N, 아이오닉 5 N을 카셰어링으로 만나게 됩니다. 대형 전기 SUV 기아 EV9도 서울 수도권 위주로 카셰어링 운영이 시작됐죠. 일부에서는 이미지 문제, 사고율 증가를 예상하며 이와 같은 차종의 도입을 반대하지만 먼 미래에는 내 차가 없는 시대가 당연시될지도 모릅니다. 예년보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촘촘해지고 세분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은 이 같은 흐름이 마치 파도와 같아서 막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한때 직업적으로 온갖 자동차를 경험했던 저도 그렇습니다. 십수 년 전 유사 렌터카 업종에 불과했던 카셰어링 서비스의 저변이 전통적 시간제 렌터카의 빈틈을 파고들며 부쩍 넓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다른 대중교통, 숙박 서비스와 결합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제안하고 현대자동차 같은 전통적 자동차 제조사들도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이미지 전략으로 이동성 뚜렷한 서비스 스타트업과 손을 잡기도 합니다.

 

 

10월 16일 도입이 예정된 쏘카 아반떼 N, 아이오닉 5 N입니다.
10월 16일 도입이 예정된 쏘카 아반떼 N, 아이오닉 5 N입니다.

어떤 산업이든 변화가 없는 분야는 사회에서 잊히기 마련입니다. '자극을 주지 못하면 대중 속에서 잊히기 쉬운' 시대니까요. 지금의 전기차 산업계에서 아쉬운 2등으로 불리는 현대자동차그룹은 테슬라의 레퍼런스 모델을 학습하며 소프트웨어 경험을 늘리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길을 여는 중입니다. "해 봤어?"로 압축된 멈추지 않는 도전 의식은 '사용자이면서 곧 소비자'인 카셰어링 이용객에게도 영향력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세차 후 연료를 채우던 그린카 캐스퍼입니다.
세차 후 연료를 채우던 그린카 캐스퍼입니다.

카셰어링 고객은 단순히 내 차가 없어서 차를 빌리는 고객들이 아닙니다. 차를 사겠다는 강한 동기 부여가 없으면 '사지 않는다'라고 결정할 뿐입니다. 내가 원하는 삶의 질이 지켜진다면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이유가 없습니다. 쏘카, 그린카로 온갖 지역의 다른 자동차를 이용했던 순간들이 모이면 가격과 디자인 같은 전통적 시각을 넘어서 '새로운 눈'으로 차를 관찰하게 됩니다. 차를 이용하는 단 몇 시간만이라도 내 차처럼 아껴주고 싶은 마음에 기름도 넣고 세차도 시킵니다.

 

 

남의 차이면서 내 차이기도 한 카셰어링 서비스, 앞으로도 꾸준히 이용할 겁니다.
남의 차이면서 내 차이기도 한 카셰어링 서비스, 앞으로도 꾸준히 이용할 겁니다.

카셰어링 초기에는 잠깐 타다 마는 '남의 차'이지만 혜안(총명한 눈)을 갖춘 나중에는 '내 차'처럼 몰게 됩니다. 그때까지는 많은 시간과 누군가의 경험들을 한데 끌어들이며 서비스를 숙성시킬 겁니다. 카셰어링으로 이용 중인 자동차를 씻기는 작은 실천도 멀리 보면 김장통에 들어가 발효를 돕는 하나의 '액젓'과 같습니다. 시간이 빚은 술 위스키가 있기에 어른들의 술 하이볼이 유행하며 퍼진 것처럼, 시간제 유사 렌터카 서비스로 출발한 십수 년 전의 카셰어링도 지금과는 다른 위치에서 평가받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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