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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첫 해돋이

커피스푼 2018. 1. 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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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6시, 앞산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자리에서 해돋이를 보려고 전망대 난간에 옹기종기 모였다.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중에는 추위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커플도 있었고, 차가운 산바람에 오들오들 떨면서 수다를 떠는 대학생들이 여럿 있었다.

 

앞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대구의 야경은 눈이 시릴만큼 예뻤다.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 가로등, 가로등에 비친 도로들,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한 차들이 한눈에 잘 보였다. 가만히 한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뭔가 말끔히 정화되는 기분이 느껴진다.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심심하지 않았다.

 

 

 

 

 

오전 7시,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며 날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멀리 보이는 산허리에 물감을 푼 듯, 황홀하고도 오묘한 그러데이션을 풍기는 하늘에 시선을 한동안 뺏겼다. 하늘은 아주 잠깐의 시간에도 시시각각 변해갔다. 주변은 온통 사진을 찍느라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요란했다. 나는 이 찰나의 하늘을 놓칠까 봐 그냥 동쪽 하늘을 바라보기만 했다.

 

 

날이 조금 더 밝아졌다. 하늘이 잿빛에서 보랏빛, 보랏빛에서 연한 파란빛으로 바뀌고 있었다. 2018년 첫 일출을 맞이한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했다. 한 무리의 까마귀 떼가 산속에서 날아오르는 모습에 시선을 잠시 뺏겼지만, 일출을 바라는 해돋이 객들의 기다림은 더욱 간절해졌다.

 

30여 분이 지났다. 산등성이 사이로 붉은 햇무리가 졌다. 해가 살짝 고개를 내밀더니, 금세 얼굴을 다 보여주며 떠올랐다. 사람들은 연신 스마트폰을 꺼내며 새해 일출을 담기 바빴다. 첫 해를 보고 우르르 빠져나가는 인파를 뒤로하고 가까운 곳에서 해를 조금 더 바라봤다. 추위에 꽁꽁 언 발과 코가 따스한 햇빛에 녹기 시작했다. 긴 밤을 지새운 보람이 느껴졌다.

 

 

 

 

 

 

 

나의 새해 소원은 음...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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