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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출고 후기

커피스푼 2024. 10. 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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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 캐스퍼 일렉트릭에 새파란 전기차 번호판을 달았습니다. 차는 9월 30일에 받았는데 몇 가지 문제가 생겨서 틴팅 작업이 끝난 10월 8일에야 차를 끌 수 있었습니다. 7월 9일 사전 계약 첫날에 구매 계약했으니까 석 달을 꼬박 기다려서 받은 셈이죠. 캐스퍼 홈페이지로 인수 확정하고 지자체 관공서에 취득세랑 인지대도 냈으니까 어제부터 정식으로 '내 동료가 됐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번호판 등록을 마친 제 캐스퍼 일렉트릭입니다.
번호판 등록을 마친 제 캐스퍼 일렉트릭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총 구매 비용은 보조금 1,087만 원을 제외한 2,054만 원 하고도 약 180만 원이 더 들었습니다. 틴팅 작업으로 15.4만 원, 자동차 보험 가입 비용으로 68만 원, 취득세 60만 원, 번호판 및 인지대 등록비로 3.6만 원, 차량 용품으로 코일 매트와 출장 설치를 요청한 룸미러형 블랙박스, 하이패스 단말기, 번호판 가이드까지 30만 원을 썼습니다. 현대 EV 카드 2.9% 60개월 할부 결제로 들어갈 5년간의 총 이자 156만 원은 더하지 않았습니다.

 

 

1열 보조석을 접고 2열에 기대면 세상 편합니다.
1열 보조석을 접고 2열에 기대면 세상 편합니다.

 

제가 결정한 캐스퍼 일렉트릭의 선택 사양 구성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컴포트 60만 원, 컨비니언스 플러스 60만 원으로도 주행 환경, 소소한 카 라이프 안에서 모자람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1열을 몽땅 접고 2열을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서 차 안에서 휴식을 취하기 좋고요. 운전대 가운데에 켜지는 픽셀 LED 램프는 충전 상황 알림, 주차 접근 거리 경고도 해 주니까 쓸 만했습니다. 사용 중인 스마트폰 갤럭시 S21+은 버스 승하차 태깅하듯 문 손잡이에 찍으면 문 잠김이 풀립니다.

 

 

15인치 휠 타이어 고수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15인치 휠 타이어 고수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특히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15인치 휠 타이어였습니다. 17인치 휠 타이어는 포장이 잘 된 온로드 환경에서, 산속 꼬불길을 거침없이 달리는 주행 재미에 의미가 있는데 울퉁불퉁하고 모난 곳 많은 우리 주변 도로에서는 편평비 낮은 타이어의 한계가 잘 느껴집니다. 9월 초 1시간을 막 몰아본 시승차로 충분히 경험했던 부분이었지요.

 

예쁘면 좋다고 넘어갈 수 있다면 익스테리어 패키지도 좋은 선택이긴 합니다. 풀 LED 헤드램프, 루프랙까지는 딱 좋은데 17인치 휠 타이어는 제게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전비를 떠나서 왜 굳이 17인치를 그 안에 묶어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간접식 공기압 센서 말고 TPMS(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를 기본화해서 타이어 공기압을 알기 쉽게 숫자로 보여줄 수는 없었는지 말이죠. 연식 변경이 되거든 17인치 타이어는 선택 사양으로 따로 떼 줬으면 좋겠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로 띄운 티맵입니다.
안드로이드 오토로 띄운 티맵입니다.

 

차에 들어간 5W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레이 EV보다 더 세련되고 다루기 더 편했습니다. USB 유선 연결 후 폰 프로젝션으로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는 하드웨어 사양보다 인증 관련 여부에 무선화가 결정되는 부분으로 보였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내수 한정이 아닌,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 주요 국가로 수출 판매가 진행되는 만큼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반영되지 않을까 합니다. 급하다면 애프터마켓으로 판매 중인 제품을 거쳐 무선 연결해도 됩니다.

 

안드로이드 오토용으로는 PD 충전에 대응된 2~3m 길이의 USB A to C 케이블로 꽂아뒀습니다. 운전 점수 기록에 유용한 티맵을 띄우면서 아주 가끔 유튜브 뮤직을 듣는 그 이상으로는 활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음악은 블루투스로 연결된 폰으로 듣던지, 스트리밍 플러스에 가입해서 멜론이나 지니에서 생생히 들려주는 고음질 음원을 들어도 되긴 합니다.

 

 

고음, 중음, 저음 설정 만으로도 음질은 살짝 좋아질 수 있습니다.
고음, 중음, 저음 설정 만으로도 음질은 살짝 좋아질 수 있습니다.

 

스피커는 트위터 두 개, 앞뒤 도어에 우퍼를 겸한 미드레인지 네 개로 구성됩니다. 고음, 중음, 저음이 모두 '0'으로 설정된 기본값에서 들어본 음질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음균형이 저음에 쏠려서 목소리와 고음이 저음에 묻힙니다. 조금이라도 음질을 좋게 만들고 싶으면 고음 레벨을 -1, 중음 레벨을 -6, 저음 레벨을 -9 정도로 잡으면 됩니다. 음량 11~15 안에서는 적당히 들어줄 만한 수준으로 음질이 좋아지고 바닥이 울릴 만큼 쿵쾅대던 저음이 줄어서 깔끔해집니다.

 

컨비니언스 플러스로 들어간 무선 충전 패드는 아직 몇 번 써보지 못했습니다. 아이오닉 5, EV6, ccNc가 대응된 더 뉴 투싼의 무선 충전 패드는 열 방출이 잘 되는 구조로 만들어서 고속 충전 효율이 좋았습니다. 다른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무선 충전 패드를 이용한 일부 운전자들은 무선 충전 속도가 별로 좋지 않아서 거치대형으로 따로 달았다고 합니다. 대시보드 우측 C-타입 USB를 따서 거치대형 기기에 이어준 형태인데요.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닙니다.

 

 

RF 하이패스는 이곳에 놔뒀습니다. 위치 선정 좋죠?
RF 하이패스는 이곳에 놔뒀습니다. 위치 선정 좋죠?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에 기인하는 RF 하이패스 단말기는 절묘한 위치에 넣어뒀습니다. A-필러 운전석 귀퉁이, 아니면 글로브 박스, 아니면 대시보드 가운데 위에 3M 테이프로 붙여서 두는데요. 캐스퍼 일렉트릭은 에어 벤트와 인포테인먼트 버튼 사이에 비스듬히 파낸 공간이 있는데 이 자리에 단말기를 두기 딱 좋았습니다. 12V 시가잭에 전원선을 꽂고 적당히 말아서 단말기를 놔두면 됩니다. 웬만한 고속 주행에도 흔들림 없이 잘 버팁니다. 견고하게 뭘 붙이고 하질 않아도 됩니다.

 

 

아직 200km도 못 탔습니다. 앞으로 더 달릴 겁니다.
아직 200km도 못 탔습니다. 앞으로 더 달릴 겁니다.

 

8일부터 3일간 기록된 누적 주행 거리는 173km입니다. 최초 탁송 시 9km, 배터리 충전량 64%였는데 틴팅 업체 안에서 자리 이동과 같은 이유로 3~4km 더 불고 1% 정도 빠졌습니다. 얼추 160km를 탔고 완속과 급속 충전을 한 번씩 마쳤습니다. 충전 목표치는 100% 그대로인데 꽉 채우지는 않았습니다. 필요하면 언제든 몰고 나가면 그만이라 100% 충전은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패스트푸드 같은 급속 충전도 80% 밑으로는 속도가 확 꺾이니까 물고 늘어질 이유도 없지요.

 

 

급속 충전 중인 제 캐스퍼 일렉트릭입니다.
급속 충전 중인 제 캐스퍼 일렉트릭입니다.

 

시청 환경과에 저공해자동차 등록하느라 잠시 머물며 배터리를 충전했더니 속도가 빠르긴 했습니다. 배터리 잔량 45%에서 100kW 급속 채비 충전소에 물렸더니 1~2분 안에 66kW를 넘고 20분이 딱 되니까 80%가 찼습니다. 충전 속도는 80%를 기점으로 22kW 밑으로 줄기 시작했죠. 80~85%까지는 머물 만한 가치가 있는데 시간상 여유가 있고 한자리에 설치된 충전소가 많다면 90% 정도는 채워도 상관은 없겠습니다. 충전소 별로 80% 충전 완료 시점에 종료되거나 충전 완료 후 다음 이용자를 위해 10분 이내 자리를 벗어나야 하는 규칙이 있으니 잘 보고 채우길 바랍니다.

 

 

어디선가 몰려 오는 퇴근길 러시에 동참했습니다.
어디선가 몰려 오는 퇴근길 러시에 동참했습니다.

 

전비는 EV3보다 잘 나옵니다. 기름차 몰듯이 경쾌하게 막 몰아도 6~7km/kWh, 서늘한 날에 주변 교통 흐름만 잘 따라가도 8~9km/kWh는 쉽게 뜹니다. 가속 페달을 더 섬세하게 다룰 자신이 있으면 두 자릿수 기록도 가능은 한데 숫자 올리겠다고 회생 제동 레벨 설정을 높이겠다느니, 아이 페달을 켜겠다니 꼭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내 몸에 맞으면 상관없는데 안 맞는 주행 패턴을 억지로 내 몸에 익힐 필요가 없습니다. 주행 가능 거리에 연연하지 말고 편하게 타면 그만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이제 이 차는 제 겁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이제 이 차는 제 겁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또 들려드리겠습니다. 자동차 번호판 직접 등록하고 달면서 겪은 경험들, 티벡스에서 시공한 틴팅 필름의 품질은 어떻게 느껴지는지, 풀 LED 헤드램프 아니어도 야간 주행에 충분한지, 고속도로를 통한 장거리 주행 시 충전 경험은 어떤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로 알기 쉽게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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