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 명소?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비슬산, 가지산 찾아갔더니
며칠 전 캐스퍼 일렉트릭을 몰고서 비슬산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느긋하게 단풍 구경도 하고 휴무를 맞아 바람도 쐴 겸 한적한 곳으로 차를 끌고 왔는데 단풍 명소라던 이곳은 아직도 가을옷을 다 입지 못한 모양이었습니다. 노랗게 물든 길가의 은행나무 잎 말고는 대체로 시퍼랬습니다.
올해 유난히 더웠던 탓일까요? 단풍나무 잎도 붉게 물들지 않았습니다. 보통 10월 말에서 11월 초 정도면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는데 막상 찾아간 단풍 명소의 가을 분위기는 온전히 느낄 수 없었습니다. 주차장을 한 바퀴 두른 은행나무가 없었다면 아직도 여름인가 착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가지산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아침이라도 선선한 느낌이 없던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니 이제야 가을이 왔구나 했는데 제대로 된 단풍 구경은 역시 어려웠습니다. 경남 밀양의 도래재 자연휴양림을 거쳐 옛 가지산 휴게소였던 곳으로 울산 울주군까지 한 시간 반 걸려서 차를 몰았는데 초록빛이 여전합니다.
밑에서 본 단풍은 30%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높은 하늘, 떨어진 낙엽, 바람을 느껴 보면 가을이 분명한데 멀리서 본 가지산 주변의 산봉우리를 둘러보면 늦여름 아니면 초가을스럽습니다. 단풍 구경을 하러 나온 사람들은 흔치 않았습니다. 노란 은행나무 잎 위주로 영상을 찍거나 일행끼리 가볍게 사진을 한두 컷 담는 정도였고 머무른 시간도 20분 이내로 짧았습니다.
씨 없는 감으로 잘 알려진 경북 청도의 분위기도 여간 다르지 않았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 국도 주변 나무들은 제법 가을 분위기를 내는 모습이었지만 전반적으로는 9월에서 10월 사이 풍경으로 느껴집니다. 초록숲 사이에서 몇몇의 특정 나무들만 불그스름하게 익어갑니다.
제대로 된 단풍을 보려면 11월 중순은 되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집에서 차로 한 시간 안팎이면 가는 대구 팔공산 주변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평소였으면 동화사나 갓바위 일대로 향하는 등산객, 관광객들이 평일에도 붐비는데 올해는 안 그렇습니다. 1, 2주는 더 지나야 가을옷 입은 산의 경치에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어제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가지산 주변을 다니며 쓴 전력은 얼마 들지 않았습니다. 출발 직전 97%까지 집밥(완속 충전)으로 배터리를 채운 상태였고요. 첫 목적지로 정한 도래재 자연휴양림까지 63km를 달려서 82%, 두 번째 목적지 옛 가지산 휴게소 주차장까지 22km를 더 움직여서 76%가 남았습니다. 오후 3시쯤 집에 돌아와서 본 배터리 잔량이 65%였습니다. 이용한 고속도로 통행료와 나중에 들어갈 충전비를 합쳐도 1만 원이 될까 말까 합니다.
이보다 가까운 비슬산 자연휴양림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집에서 배터리 잔량 100%였고 비슬산 앞 주차장에서는 10% 빠진 90%, 집에 되돌아왔더니 84%가 남았습니다. 급격한 경사로에 오르며 빠진 전력을 나중에 내리막 경사로에서 회생제동으로 보상받으니까 전비 관리에 신경 쓸 이유가 없습니다.
저처럼 집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미리 충전하지 않았더라도 괜찮습니다. 비슬산 자연휴양림의 경우 주차장에서 관리동까지 조금 더 지나면 채비에서 운영 중인 200kW 초급속 충전소 4기, 100kW 급속 충전소 6기가 보입니다. 등산 후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만 있으면 절반 아래를 향했던 배터리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찹니다. 주차장 근처에도 50kW 급속 충전소 3기가 운영 중이고 채비의 양팔형 급속 충전소 3기도 추가 운영될 예정입니다.
어제 다녀온 가지산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없었습니다. 충전이 필요하다면 가지산 도립공원 가는 길 근처의 호박소계곡이나 밀양 얼음골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급속 충전소가 접근하기 더 편합니다. 호박소계곡에는 환경부의 100kW 급속 충전소 1기, 얼음골 공영주차장에는 환경부의 양팔형 200kW 급속 1기, 100kW 급속 1기, 채비의 양팔형 100kW 급속 충전소 2기가 운영 중입니다.
집에서 나갈 때, 돌아올 때의 경로 안내는 각각 달랐습니다. 집에서 가지산 일대로 갈 때는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청도 IC에서 고속도로를 올리고 밀양 IC로 내렸는데 가지산에서 돌아올 때는 고속도로 보수 공사로 인한 지정체 영향을 받아서 국도 위주로 차를 몰았습니다. 왕복으로 통틀어 세 시간 주행을 했는데 운전으로 인한 피로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한적하고 느긋해서 오히려 시간을 보내는 여유를 즐겼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1, 2주 뒤 주변이 울긋불긋 익으면 다시 한번 비슬산, 가지산 일대를 둘러볼 계획입니다. 그동안 바람만 세차게 불지 않는다면야 머릿속에 그리던 단풍 분위기가 눈앞에 확 와닿지 않을까요? 경치 감상 후 커피 한 잔 마실 곳도 슬슬 알아봐야겠군요. 마땅한 자리가 없으면 주차장에서 커피포트로 물 끓이고 그 자리에서 믹스커피 한 봉지 타다 후루룩 마시면 그만이니,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그 때가서 결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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