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쏘나타처럼 바뀐 '더 뉴 아이오닉 6', 실물 본 후기

지난주 킨텍스에서 더 뉴 아이오닉 6를 둘러봤습니다. 부분변경으로 아이오닉 6의 안팎을 바꾼 상품성 개선 모델입니다. 얼굴이 쏘나타 디 엣지처럼 변했고 뒤태는 전보다 평범해졌으며, 실내는 살짝 변화를 주는 정도로 마무리됐지요. 기존 모델의 자기주장을 굽히고 대중 눈높이에 맞게 적당히 미래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로 안팎을 맞췄습니다. 그만큼 판매가 절실하다는 의미겠지요.

 

 

더 뉴 아이오닉 6 N-라인입니다.

 

사실 더 뉴 아이오닉 6는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모델이지만 많은 주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현대자동차 부스의 대표 모델은 완전변경된 디 올 뉴 넥쏘였고 벽 너머의 작은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크로스, 상상력을 담아낸 쇼카 인스터로이드, 전기차에 랠리카 감성을 입힌 롤링랩의 RN24에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시선이 줄곧 모였지요.

 

집에서 먼 길을 달려온 저도 기아의 PV5, 픽업트럭 타스만, 달라진 수소 전기차 넥쏘를 보기 위함이었지, 더 뉴 아이오닉 6는 제 방문 목적에 없던 모델이었습니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부분변경 모델이었고 변화 폭도 크지 않았을뿐더러, 모빌리티쇼가 끝난 나중에라도 현대 드라이빙라운지나 조용하고 한적한 모터스튜디오에서 차를 천천히 둘러보고 경험하면 되겠다고 판단했으니까요.

 

 

더 뉴 아이오닉 6 N-라인 앞모습입니다.

 

그럼에도 영 관심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빨간 맛으로 치장한 더 뉴 아이오닉 6 N-라인이 전광판 앞에서 시선을 끌고 있었거든요. 과거 쏘나타(DN8)에서는 얼굴이 못생겼다며 투덜대더니 쏘나타 디 엣지(DN8 PE)의 얼굴은 호감형이라며 판매량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지요. 쏘나타 디 엣지의 맵시를 씌운 더 뉴 아이오닉 6도 눈을 두기 좋은 얼굴이 됐다는 점에서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더 뉴 아이오닉 6 기본형 앞모습입니다.

 

N-라인이 아닌 기본형 모델의 얼굴도 보기 편안해졌습니다. 앞범퍼에 두 줄로 붙던 검은 띠는 직사각형 안에 가두고 상황에 따라 여닫히는 공기 흡입구는 블랙 하이그로시를 발라서 전방 레이더를 눈에 잘 띄지 않도록 가렸습니다. 화분 받침 모양으로 시각적 안정감을 더하고 LED 주간주행등은 둔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가늘게 다듬었지요.

 

 

더 뉴 아이오닉 6 기본형(위)과 N-라인(아래) 옆모습입니다.

 

옆모습은 많이 건들지 않았습니다. 문틀 아래에 걸친 블랙 장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블랙 하이그로시 면적을 늘리고요. 역동적 분위기가 잘 살도록 전면 가공 휠도 외곽의 포인트만 남기며 단순화시켰습니다. 더 뉴 아반떼의 디자인 테마인 와이드 앤 슬릭(Wide & Slick)처럼 우월한 공력성능을 자랑하는 더 뉴 아이오닉 6의 설계상 강점을 디자인으로 한 번 더 잡아냈지요.

 

 

더 뉴 아이오닉 6 기본형(왼쪽)과 N-라인(오른쪽)의 휠은 이렇습니다.

 

휠 타이어는 20인치 크기로 꽂힙니다. 타이어는 기본형과 N-라인 둘 다 피렐리의 P 제로 올 시즌인데 전기차 전용으로 세팅된 제품이고요. 규격은 245/40 R20입니다. N-라인의 휠은 깃발 모양 패턴, 기본형 모델의 휠은 풍차 날개에 사선형 포인트를 더하는 식으로 전면을 가공했더군요.

 

 

더 뉴 아이오닉 6 기본형 뒷모습입니다.

 

뒷모습은 전보다 평범해졌습니다. 기존 모델은 뒷유리를 타고 내려온 돌출형 스포일러에 보조 제동등 LED를 넓게 깔았는데 지금은 트렁크 리드 끝을 더 잡아당겨서 스포일러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지요. 눈에 익은 형태로 시각적 인정감은 좋아졌는데 아이오닉 6 고유의 개성은 사라져서 아쉬웠습니다.

 

 

더 뉴 아이오닉 6 N-라인 뒷모습입니다.

 

그나마 N-라인의 뒷모습은 어느 정도 위안이 될지도 모릅니다. 수평으로 뻗던 픽셀형 테일램프는 양쪽에만 남기고 가운데는 차명과 네 개의 도트 LED로 처리했으며 트렁크 리드 아래를 검게 칠했습니다. 돌출형 리어 스포일러를 없앤 대신 스포티(sporty) 감성은 N-라인으로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더 뉴 아이오닉 6 N-라인 실내입니다.

 

실내는 블랙 바탕에 레드 포인트를 더하는 식으로 밖에서 느끼던 N-라인의 감성을 이어갑니다. 3-스포크 운전대 가운데에 점 네 개가 아닌, N 로고를 박았습니다. 주행 모드 버튼도 왼쪽 스포크 위로 옮기며 붉게 물들이고요. 왼발을 얹는 풋 레스트,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은 체커 깃발 패턴으로 마감했습니다.

 

 

더 뉴 아이오닉 6 기본형 실내입니다.

 

기본형 모델의 실내 구성도 전보다 약간 나아졌습니다. 한 쌍으로 이어진 12.3인치 화면에 수평형 에어 벤트, 공조 및 인포테인먼트가 차례로 붙는 크래시패드 영역은 변화가 거의 없는데요. 2-스포크에서 3-스포크로 바뀐 운전대, 뭔가 더 채워지고 운전자 중심으로 재배치된 플로팅 센터 콘솔의 변화에는 고개를 끄덕일 만합니다.

 

 

더 뉴 아이오닉 6 센터 콘솔은 이렇습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랑 컵홀더는 우측으로 넘기고 컵홀더 뒤에 있던 창문 높낮이 조절 버튼은 왼쪽으로 옮기고요. 시트 열선 및 통풍, 운전대 열선, 오토 홀드, 서라운드 뷰 카메라 버튼은 운전자가 제어하기 쉽게 왼쪽 앞에 모았습니다. 오른쪽 앞에 붙은 C 타입 USB 포트는 100W 고속 충전에 대응하며 노트북까지 빠르게 충전시킵니다.

 

 

얼굴이 바뀐 더 뉴 아이오닉 6는 반응이 어떨지...

 

도어 트림을 비롯한 나머지 구성은 거의 같습니다. 기존 모델을 경험하지 않은 더 뉴 아이오닉 6 예비 고객들에게는 EV4보다 실내 마감, 거주성이 더 좋은 전기 세단으로 생각할 만한데 수요가 뒤따를지는 모르겠습니다. 진입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EV4와 다르게 비교할 모델이 많으니까요. 기본형과 N-라인으로 이원화된 상품 전략은 설득력 있어 보이는데 가격으로 고객들의 마음까지 붙잡을지는 조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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