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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반곡지는 경산의 가장 대표적인 힐링 스폿입니다. 예전에는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지역 내 인스타 명소로 불립니다. 봄에는 복사꽃, 여름에는 녹음 짙은 왕버드나무,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뒷산과 공존하는 시골 정취, 겨울에는 거울처럼 비치는 잔잔한 저수지 풍경을 보려고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날 좋은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군가는 이곳에서 에너지를 얻고 가족과 추억을 만들기도 합니다. 지난 토요일(24일) 찾아간 반곡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점심 무렵 차를 대고 내리니 따사로운 햇살, 청량한 공기, 어딘가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이 주위를 에워쌉니다. 흰 선만 그어졌던 공영 주차장에는 장애인, 여성, 경차 전용 주차면이 따로 생겼고 경계가 모호했던 ..
지난주 목요일(30일) 경북 안동에서 잊지 못할 밤을 만났습니다. 밤 9시쯤이었을까요? 자동차 라디오에서 흐르던 임재범 님의 곡 "이 밤이 지나면"은 월영교로 향하던 교육생들의 감성을 적시기 충분했습니다. 굽이진 강변도로를 따라 도착한 월영교 공영주차장은 어딘가에서 피어난 물안개로 가로등 불빛을 퍼뜨리며 누군가를 홀리고 있었죠. 밤공기에 미스트를 뿌린 듯 사방은 촉촉하고 서늘했습니다. 월영교 한가운데에 놓인 월영정은 등대지기처럼 저 멀리서 이리 오너라며 신호를 보냈습니다. 따스하고 환한 불빛에 차마 외면할 수 없어 발걸음을 사뿐히 옮겼습니다. 평균대 위에서 균형 잡듯 좌우를 번갈아 살피던 두 눈은 어느 순간 방향타를 놔 버린 사공 마냥 한 곳에 고정되고 말았습니다. 분명 발아래는 6m 깊이의 강물로 넘실..
5월의 어느 토요일(8일) 이른 아침. 그토록 비켜갔던 반곡지를 찾았다. 집에서 차로 20분이면 가는 곳이지만 오후 중 시간이 나서 갈 때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방문을 포기했던 곳이다. 하루에 세 번 경산역에서 반곡지를 향하는 399번 버스가 다니지만 반곡지를 찾기엔 너무 이르거나 빨랐다. 도착하면 아침 7시 반, 저녁 7시, 밤 9시를 가리킨다. 399번 버스의 종점인 자인 정류장에서 남산 2번(반곡 방면은 하루 7회 운행)을 갈아타는 방법도 있으나 배차 간격이 2시간이라 환승 스트레스가 만만찮다. 반곡지를 20, 30분 안에 둘러보고 자인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탄다면 가능하기는 하다. 길에서 흘리는 시간이 많으니 추천하지 않을 뿐. 우연한 기회로 시승차를 받아 아침 일찍 반곡지를 향하니 기분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