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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멀고 먼 운암지를 다시 찾았다. 낮밤의 풍경이 서로 다른 것처럼. 운암지의 저녁 뷰도 분명히 다를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동대구역 버스 승하차장에서 937번 버스에 올라 50분이 지났을까. 화성 센트럴파크를 갓 지난 정거장에서 하차 후 운암중학교를 향해 10분을 걸었다. 옷깃을 스치며 불어오는 서늘한 봄바람을 맞으며 운암지 수변공원에 도착했다. 흔한 저수지의 저녁 뷰가 뭐라고 여길 다시 찾다니. 939번 버스로 되돌아갈 1시간 반의 여정은 머리에서 지우기로 했다. 계단을 성큼성큼 오르고 난 운암지의 저녁 뷰는 정말 달랐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느라 건조해진 내 눈이 촉촉해졌다. 낮보다 시야가 확 트이는 느낌이다. 65인치 4K TV가 보여주는 기계적 선명함과는 격이 다르다. 인공암벽을 비추던 은은한 색조의..
하늘을 가리던 미세먼지가 오후에 물러났다. 이상하다. 분명히 31일까지 대기질이 나쁨 수준을 보일 거랬는데 초미세먼지는 좋음, 미세먼지는 보통으로 나온다. 외출하기 딱 좋은 날이다. 아파트 단지 속 벚꽃은 절정을 갓 지났다. 바람 불면 꽃잎들이 사방에 흩날리고 그 흔적조차 사라지겠지.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카셰어링으로 차를 빌려 나가기는 귀찮았다. 날씨가 좋으면 도로에 차들이 꽉 찬다. 교통 흐름에 막혀 스트레스받느니 버스를 타고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맵을 띄워 가까운 버스정거장 아이콘을 탭했다. 10분 뒤 939번 버스가 온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노선도를 훑어내리니 운암지공원이 나왔다. 운암지? 처음 들어본 곳이었다. 검색해보니 대구 북구 안에선 유명한 공원이라 한다. 카카오맵에 표시된 ..
26일, 반소매 차림에 걸쳐 입을 바람막이를 두르고 밖에 나왔다. 날이 맑고 온도가 25도로 제법 높아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벚꽃이 전보다 일찍 피고 져서 절정을 놓쳤지만 그렇다고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집 근처 그린카 카셰어링 존에서 니로 하이브리드를 4시간 예약했다. 마스터카드 프리미엄 30% 할인을 받고 난 대여료는 2만 5천 원 안팎이었다(자기 부담금 5만 원 보험료 8천 원 포함). 뒤늦게 봄꽃 드라이빙 35% 할인 쿠폰(4월 18일까지)을 봤을 때는 이미 늦었다. 카셰어링 존으로 가서 살핀 차 상태는 괜찮았다. 3년 이상된 예전 연식의 차가 있을 줄 알았더니 부분 변경으로 얼굴을 살짝 바꾼 니로 하이브리드가 보였다. 계기판에 표시된 누적 운행 거리는 3.38만 km였고, 동반자석 바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