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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LG전자, 결국 스마트폰을 등지다 본문
철 지난 만우절 장난은 없었다. LG전자가 바랐던 모바일사업부(MC) 매각도 없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소식이 국내의 한 경제 일간지에 실렸다. 베트남 빈 그룹에 매각을 타진한다는 말은 그저 소문이었다. 내용이 알려지자 LG전자의 주가가 6% 급등했다. 수익 구조가 나아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걸까? MC 임직원 3700여 명은 LG에너지솔루션(전기차 배터리 부문)과 가전사업부(HA), 오는 7월 출범할 마그나와의 합작 법인(자동차용 전장 부문)에 재배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차라리 잘 됐다. 23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사업부를 품기엔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중국이 더 잘 만들고 윗급으로는 삼성과 애플 양강 구도로 시장을 나눠먹기 하는 중이다. 여기서 LG전자가 다시 딛고 일어선다? 그러기엔 시장 상황이 너무나 척박하다. 꿀 발린 소리만 하는 입소문 마케팅도 한계다. 버릴 수 있을 때 진작 버려야 했다. 위 결정은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부문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달 전 미국 ITC(국제 무역 위원회)에서 결정된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소송 결과도 참고할 만하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패소해 미국 시장을 접을 위기에 처하자 처음에는 합의를 하자고 나섰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얽힌 현대차-LG와의 이해관계와 美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기대를 걸며 시간을 끌고 있다. 배터리의 시장 잠재력, 중요도가 워낙 높으니 경쟁사의 시장 선점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해석이다. LG 입장에선 전기차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니 더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LG전자의 모바일사업부 정리는 5일 이사회 안건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안타까워할 소식이 아니다. 기업으로서 어떤 가능성으로든 수익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면 잘라내야 한다. 애착을 갖고 회사의 신제품 개발·홍보에 힘쓴 임직원 및 연구원에게는 아픔이겠지만 제품이 대중의 관심과 기대를 받지 못하면 시장에서 사라지는 건 자본주의 시장의 당연한 논리 아녔던가. 그저 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남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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