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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캐스퍼 일렉트릭을 운행한 지 벌써 6개월째가 됐습니다. 계기판 속 누적 주행 거리도 6,666km를 넘어섰지요. 차를 등록한 첫 달 10월에는 1,407km, 11월 1,600km, 12월에 1,394km를 몰았고 올 1월에 771km, 2월에는 1,228km를 탔습니다. 매달 평균 1,280km를 운행한 셈이지요. 차 안팎, 주행 품질은 신차 상태 거의 그대로입니다. 장거리 운전 시 불편감을 느끼던 운전석 좌판은 제법 익숙해져서 운행 두 시간 정도는 거뜬히 버티게 되더군요. 승차감은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통통 튀거나 앞뒤로 덜렁거리지 않고요. 고속 주행 시 직진성, 조향 안정감이 좋아서 운전 피로도가 적게 느껴집니다. 운행할수록 제때 잘 샀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행 소음은 딱히 신경 쓸 부..

며칠 전 당일로 서울까지 장거리 주행을 다녀왔습니다. 배터리 100%까지 충전된 제 차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말이죠. 이날 운행한 거리는 592km입니다. 경북 경산에서 서울 워커힐 호텔까지 300km, 호텔에서 경산까지 292km를 달렸습니다. 아이오닉 9를 일반 고객들보다 먼저 경험하고 직접 몰아볼 수 있어 제게 의미가 큰 주행이었지요. 급속 충전은 서울로 올라가면서 한 번, 집으로 내려가면서 두 번 했습니다. 처음에는 중부선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의 SK시그넷 200kW 초급속 충전소, 두 번째는 중부내륙선 충주휴게소(창원 방향)의 환경부(채비) 100kW 급속 충전소, 마지막으로 경산시 현충공원에 있는 채비 100kW 급속 충전소를 차례로 다녀왔지요. 급속 충전은 현장에서 바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

강릉 강문해변에서 일출을 보고 바로 앞 스벅에서 오늘의 커피랑 샌드위치로 뱃속을 채우니 오전 9시가 됐습니다. 내비게이션이 보여준 집 도착 예정 시각은 전기차 충전 시간을 포함해 오후 2시 20분입니다. 서두를 이유는 없지만 이날 저녁 근무가 있어서 국도 대신 고속도로를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움직인 거리는 357km쯤 됩니다. 배터리 잔량 74%에서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305km라서 충전 없이 한 번에 쭉 내려갈 수는 없었지요. 전기차 충전은 내비게이션이 일러준 대로 중앙선 치악휴게소에서 80%까지 하고 바로 주행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강문 해변에서 강릉 IC로 향하는 길목은 제게 익숙했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수송운전요원으로 자주 다니던 길이었거든요. 올림픽, 패럴림픽 선수..

전기차를 운행하며 가끔 가졌던 의문은 '급속 충전 소요 시간'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120kW 급속 충전소 기준 10%에서 80%까지 30분 이내로 충전을 마친다고 하는데요. 경험상으로는 대체로 그렇지 못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200kW 급속 충전소 앞에서도 30분을 넘기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강릉에서 집으로 향하며 만난 중앙선 치악휴게소 이지차저 200kW 급속 충전소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10%보다 더 넉넉한 배터리 잔량 30%에서 충전을 시작했는데 80% 충전까지 약 28분이 걸렸습니다. 첫 충전 시 표시된 예상 소요 시간 25분에서 3분 더 걸렸습니다. 최고 충전 속도는 70% 지점에서 70kW였고요. 71%부터 충전 속도가 45kW, 76%를 넘어서며 32kW대로 떨어집니다...

어제 경북 경산에서 강원 강릉까지 당일로 660km를 다녀왔습니다. 강릉에서 한 번, 내려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 번 급속 충전하고서 맹렬히 달린 캐스퍼 일렉트릭의 얼굴은 꽤 더러웠습니다. 앞유리, 앞범퍼는 벌레 사체와 흙먼지가 잔뜩 붙어있었지요. 고속 주행하며 와셔액을 자주 뿌리고 다녔더니 지붕 앞부분도 처참합니다. 야간 근무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배터리 충전이었습니다. 중앙선 치악휴게소에서 80% 급속 충전을 하고도 집에 와서 본 배터리 잔량은 20%였습니다. 어차피 주차할 곳도 없어 전기차 충전 구역에 차를 대고 완속 충전 플러그를 꽂았습니다. 100% 충전까지는 7시간 15분이 걸렸고 충전비로 1만 1,860원이 결제됐습니다. 다음날 오후 차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끌고 왔습니다. 와셔..

며칠 전 현대자동차에서 보낸 캐스퍼 일렉트릭 무상 수리 통지문을 받았습니다. 출시 초기 출고된 일부 차량에서 일어난 주행 중 출력 제한 현상과 관련해 현대자동차 블루핸즈에서 무상 수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자식 워터 펌프에 문제가 있던 일부 차량도 같은 시기에 조치가 이뤄졌는데 9월 중 제작된 제 캐스퍼 일렉트릭은 블루핸즈에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업데이트만 받으면 된다고 합니다. 업데이트 이전에도 주행상 문제는 없었습니다. 7~8월 출고된 일부 캐스퍼 일렉트릭은 냉각수 관련 경고, 전기 모터 출력 제한 문제가 일어났지만 9월 중 출고된 모델부터는 해당 문제가 보완된 모양이었습니다. 출고 직후 냉각수 레벨 게이지, 전자식 워터 펌프에 적힌 체크 표시를 보고서 이미 문제에 대응된 모델임..

오늘로 캐스퍼 일렉트릭을 운행한 지 딱 한 달이 됐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차량 관리 경험 중 하나는 '유막 제거 후 발수 코팅'이었습니다. 타이어 공기압, 소모품 관리는 막내 여동생 차인 더 뉴 투싼으로 가끔 해와서 익숙한데요. 세차에 열심이면서 유리에 낀 기름막과 때를 벗기고 새로운 막을 씌우는 경험은 하지 않았습니다. 친수가 좋다, 발수가 좋다 서로 옥신각신 말들이 많았고 발수 코팅 효과를 증명하는 영상을 보고도 감흥을 못 느꼈거든요. 발수 코팅을 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비가 쏟아지던 야간에 시내에서 빗길 주행을 하면서 느꼈습니다. 틴팅을 연하게 해도 유리를 맞고 퍼진 빗방울들이 잘 쓸리지 않아서 도로에 그려진 차선의 경계가 또렷하게 보이질 않았습니다. 앞차..

며칠 전 캐스퍼 일렉트릭을 위한 맞춤형 차박 매트를 구매했습니다. 이른바 '코끼리 매트'로 불리는 제품입니다. 1열과 2열 시트 등받이를 모두 접어 편평히 만들고 가방 속 매트를 꺼내서 펼치기만 하면 됩니다. 가격은 정가보다 10% 이상 저렴한 8만 2천 원에 사 왔습니다. 색상은 크림과 차콜 두 가지 중 크림색으로 주문했습니다. 뉴트로 베이지(베이지 카키 브라운 투톤)로 밝고 화사한 캐스퍼 일렉트릭의 실내 분위기에 잘 어울리겠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실내가 블랙 원톤이나 다크 그레이 원톤이라면 차콜도 괜찮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제품의 기본 구성은 상품 설명대로 괜찮았습니다. 밑면은 미끄럼 방지 가공된 폴리에스터 원단, 충전재로 솜과 메모리폼을 채우고 윗면은 생활 방수 코팅된 극세사 원단으..

어느덧 캐스퍼 일렉트릭과 함께한 지 20일이 지났습니다. 계기판에 적힌 누적 주행 거리도 1,400km를 넘어섰지요. 전기차 충전 카드도 회사 별로 네다섯 개 더 만들고 차량 용품도 몇 가지 더 샀습니다. 생애 첫차라 더 아껴주고 싶은 마음 말고도 이동 반경이 더 넓어지고 한결 자유로워졌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크게 느끼는 중입니다. 캐스퍼 일렉트릭 덕분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이동성'입니다. 야간 근무 후 모두가 잠든 새벽에 들어가도 전기차 충전 구역은 늘 비어 있으니까 주차 스트레스가 없었고요. 몇 차례 갈아타는 버스나 지하철보다 접근성도 좋고 기름을 마시는 내연기관차보다 유지비가 훨씬 덜 들어갑니다.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혜택도 받고 있어서 가끔 머리 식히러 교외 지역으로 일탈을 부리기도 좋았습니..

10월 15일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경기 용인에 다녀왔습니다. 이라크와 맞붙는 아시아 축구 예선 경기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경북 경산에서 용인 미르스타디움까지 이동할 거리만 266km, 티맵이 알려준 예상 소요 시간은 3시간이 조금 넘었습니다. 시내 아니면 교외 주행이 주 목적인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어쩌다 한 번 멀리 다녀온 소감은 어땠을까요? 출발 전 배터리는 집밥(완속 충전)으로 거의 가득 채웠습니다. 99%에서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427km라서 올라갈 때는 굳이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대략 두 시간 160km를 꼬박 달려 도착한 중부내륙선 괴산휴게소에서도 배터리 잔량은 53%, 주행 가능 거리는 211km를 띄우던 중이었습니다. 10분을 쉬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