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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야구·축구가 더 중요했나요? 여자배구는 왜...! 본문
오늘(31일) 저녁 도쿄올림픽 2020 시즌 중 큰 경기들이 열렸습니다. 대한민국 야구팀은 미국을, 축구팀은 멕시코를, 여자배구팀은 A조 예선 세 번째 상대로 일본을 상대했죠. 야구 경기는 저녁 7시, 축구는 8시, 여자배구는 7시 40분부터 생중계될 예정이었습니다. 기대감은 한순간에 꺾였습니다. KBS·SBS·MBC 셋 다 야구랑 축구 경기만 지상파로 보내고 여자배구는 케이블 채널인 KBS N 스포츠, SBS 스포츠에 편성했더군요. 셋 중에 한 방송사만이라도 여자배구 경기를 지상파로 보내주길 바랐는데 야구·축구로 편중된 시청 및 광고 수익은 놓치기 싫었나 봅니다.
3사 방송사들은 왜 이런식으로 방송 편성을 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군요. 도쿄올림픽 2020 배구 경기 중 테크니컬 타임(세트 중 8점, 16점 득점 시 중간 휴식)이 사라져서 수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신 건가요? 야구, 축구, 골프뿐인 스포츠 세계관을 만든 건 방송사들 탓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전 협의해서 처음부터 야구, 축구, 여자배구를 지상파 채널에 골고루 송출해줄 수는 없었나요?

오늘 치른 여자배구 경기는 치열함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1세트 물흐르듯 진행된 경기로 세트스코어를 따더니 2세트부터 일본 팀이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우며 우리 대표팀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3세트를 힘겹게 되가져왔더니 4세트 질식 수비에 지친 우리 대표 팀이 점수를 쉽게 내주며 세트스코어 2:2 동률이 됐죠. 마지막 5세트는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12 대 14로 패색이 짙던 찰나 공을 되살리며 4연속 득점으로 경기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8강 진출을 확정 지었죠.
경기 결과는 이긴 게 맞지만 보완할 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첫 경기로 상대했던 브라질, 두 번째 상대였던 도미니카공화국보다 경기 내용이 안 좋았거든요. 점수가 몇 점 앞서 있어도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인지 우리 대표 팀이 너무 서두르더군요. 어택 커버를 해서 공을 되살릴 수 있음에도 세팅을 미룬다던가, 바운딩된 공에 대한 콜싸인 조차 들리지 않았습니다. 작은 실수들이 모여서 2세트와 4세트를 맥없이 내줬죠.

5세트 12 대 14점에 이르기까지 공은 김연경 선수로 자주 향했습니다. 클러치 박으로 통하는 박정아 선수가 거들며 점수를 견인했는데요. 센터 포지션 활약은 존재감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김수지 선수의 이동 공격과 연타, 양효진 선수의 A-속공과 같은 공격이 잘 안 보이더군요. 염혜선 세터의 머릿속도 복잡했을 겁니다. 선수들을 진정시킬 라바리니 감독의 심정은 오죽했을까요. 오지영 리베로는 앞선 두 경기보다 공을 척척 받아냈는데 공격이 한 번에 통하지 않아서 점수판이 더디게 올랐습니다. 막판에 교체 투입된 안혜진 세터가 서브를 넣고 김연경과 박정아가 전위를 마크하며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더군요. 당황한 일본 팀은 두 차례 작전 타임으로 흐름을 끊으려 애썼지만 공격 패턴이 단순해지며 점수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대표 팀이 4연속 득점하며 8강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언제까지 야구·축구만 지상파로 독점 생중계할 건가요? 오늘처럼 세 경기가 겹치는 상황이라면 종목 가리지 말고 골고루 생중계해주셨으면 합니다. 시청 및 광고 수익은 그다음에 따질 일입니다. 여자배구 경기 외에도 우리나라 대표 팀이 등장하는 큰 경기라면 종목 쏠림 없이 골고루 좀 틀어주세요.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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