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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어제 경북 경산에서 강원 강릉까지 당일로 660km를 다녀왔습니다. 강릉에서 한 번, 내려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 번 급속 충전하고서 맹렬히 달린 캐스퍼 일렉트릭의 얼굴은 꽤 더러웠습니다. 앞유리, 앞범퍼는 벌레 사체와 흙먼지가 잔뜩 붙어있었지요. 고속 주행하며 와셔액을 자주 뿌리고 다녔더니 지붕 앞부분도 처참합니다. 야간 근무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배터리 충전이었습니다. 중앙선 치악휴게소에서 80% 급속 충전을 하고도 집에 와서 본 배터리 잔량은 20%였습니다. 어차피 주차할 곳도 없어 전기차 충전 구역에 차를 대고 완속 충전 플러그를 꽂았습니다. 100% 충전까지는 7시간 15분이 걸렸고 충전비로 1만 1,860원이 결제됐습니다. 다음날 오후 차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끌고 왔습니다. 와셔..
한밤중 캐스퍼 일렉트릭에 바리바리 짐을 실었습니다. 휴무로 주어진 하루를 잠으로 날리기 아쉬워서 운전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목적지는 강원도 강릉의 강문 해변이고요. 가능하다면 거기서 일출을 보는 게 목표입니다. 배터리 잔량은 야간 출퇴근 몇 번에 카페 한두 번 다녀오면서 85%를 가리키던 상황이었습니다. 계기판에 뜬 주행 가능 거리는 363km였지요. 처음에는 울산이나 부산의 어느 해변 주차장에서 차박을 미리 해본다는 설정이었는데 이왕이면 익숙한 데로 멀리 다녀오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골라준 추천 경로는 딱 4시간 걸리는 길인데 길이가 357km나 됩니다. 충전 없이 단번에 가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눈에 들어온 무료도로 위주의 경로는 약 50km 짧아진 대신, 예상..
캐스퍼 일렉트릭 출고 때부터 꾸준히 사용한 하이패스 제품이 있습니다. 잇카의 RF 하이패스 단말기, 스마트패스(X-730)입니다. ECM(전자식 자동 밝기 조절 룸미러)이 없는 하이패스 룸미러에 20만 원을 쓰기는 너무 비합리적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단말기를 12V 시가잭에 꽂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가격은 2024년형 기준으로 4만 8,500원입니다. 기본 구성품은 단말기, 거치대, 3M 양면테이프, 데이터 케이블(마이크로 5핀 to USB-A), 12V 전원 케이블로 제공됩니다. 제품 자체는 한 손에 딱 잡히는 크기로 얇게 만들어졌습니다. 제품 뒷면에 하이패스 카드를 꽂아 쓰는 방식이고요. 뒤에서 볼 때 IC 칩이 왼쪽 위를 향하게 밀어 넣으면 됩니다. 데이터 케이블은 단말기를 컴퓨터에 연결해..
저녁 8시 반, 지하주차장에서 잠을 자던 캐스퍼 일렉트릭을 깨웠습니다. 잠시 밤공기 쐬러 찾아간 곳은 앞산해넘이전망대입니다. 삼덕 요금소와 앞산 요금소를 지나고 앞산순환로를 타면 금방 나오는 대구의 숨은 야경 명소입니다. 출퇴근 시간만 아니면 집에서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서 접근성이 꽤 좋습니다. 차는 앞산빨래터공원 공영주차장에 세웠습니다.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는 정해진 기준대로 주차비를 받는데 이외 시간에 들어갔다 나오면 주차비를 안 받습니다. 보통의 주차장보다 단위 주차 면적이 넓고 통행로 구분이 잘 되어 있으며 실내가 밝아서 이용하기 편했습니다. 전기차 완속 충전 시설도 운영 중이고 화장실도 바로 옆에 있어 쾌적했습니다. 앞산해넘이전망대는 빨래터공원 바로 위에 만들어져 있었..
며칠 전 현대자동차에서 보낸 캐스퍼 일렉트릭 무상 수리 통지문을 받았습니다. 출시 초기 출고된 일부 차량에서 일어난 주행 중 출력 제한 현상과 관련해 현대자동차 블루핸즈에서 무상 수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자식 워터 펌프에 문제가 있던 일부 차량도 같은 시기에 조치가 이뤄졌는데 9월 중 제작된 제 캐스퍼 일렉트릭은 블루핸즈에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업데이트만 받으면 된다고 합니다. 업데이트 이전에도 주행상 문제는 없었습니다. 7~8월 출고된 일부 캐스퍼 일렉트릭은 냉각수 관련 경고, 전기 모터 출력 제한 문제가 일어났지만 9월 중 출고된 모델부터는 해당 문제가 보완된 모양이었습니다. 출고 직후 냉각수 레벨 게이지, 전자식 워터 펌프에 적힌 체크 표시를 보고서 이미 문제에 대응된 모델임..
오늘로 캐스퍼 일렉트릭을 운행한 지 딱 한 달이 됐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차량 관리 경험 중 하나는 '유막 제거 후 발수 코팅'이었습니다. 타이어 공기압, 소모품 관리는 막내 여동생 차인 더 뉴 투싼으로 가끔 해와서 익숙한데요. 세차에 열심이면서 유리에 낀 기름막과 때를 벗기고 새로운 막을 씌우는 경험은 하지 않았습니다. 친수가 좋다, 발수가 좋다 서로 옥신각신 말들이 많았고 발수 코팅 효과를 증명하는 영상을 보고도 감흥을 못 느꼈거든요. 발수 코팅을 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비가 쏟아지던 야간에 시내에서 빗길 주행을 하면서 느꼈습니다. 틴팅을 연하게 해도 유리를 맞고 퍼진 빗방울들이 잘 쓸리지 않아서 도로에 그려진 차선의 경계가 또렷하게 보이질 않았습니다. 앞차..
며칠 전 캐스퍼 일렉트릭을 몰고서 비슬산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느긋하게 단풍 구경도 하고 휴무를 맞아 바람도 쐴 겸 한적한 곳으로 차를 끌고 왔는데 단풍 명소라던 이곳은 아직도 가을옷을 다 입지 못한 모양이었습니다. 노랗게 물든 길가의 은행나무 잎 말고는 대체로 시퍼랬습니다. 올해 유난히 더웠던 탓일까요? 단풍나무 잎도 붉게 물들지 않았습니다. 보통 10월 말에서 11월 초 정도면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는데 막상 찾아간 단풍 명소의 가을 분위기는 온전히 느낄 수 없었습니다. 주차장을 한 바퀴 두른 은행나무가 없었다면 아직도 여름인가 착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가지산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아침이라도 선선한 느낌이 없던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니 이제야 가을이 왔구나 했는데 제대로 된 단풍 구경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