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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TV보다 비싼 지포스 RTX 3090, 5초 내 매진 본문
예외는 없었다. 6일 오전 10시 11번가에서 판매된 리더스시스템즈의 나머지 지포스 RTX 3090 FE 100장이 다 팔렸다. 매진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5초. 판매가 219만 9천 원이 무색하게 품절 메시지를 순식간에 띄웠다. 일부 언론에서도 무섭게 폭등한 그래픽카드의 가치를 실감하며 기사를 올리기 바빴다. 65인치 올레드(OLED) TV만큼 비싸도 어차피 살 사람들은 산다는 건가. 웬만한 가전보다 컴퓨터 부품 수요가 더 많아 보일 지경이다.
이미 지포스 RTX 2070 슈퍼를 쓰고 있어 별 감흥은 없다. 사이버펑크 2077 출시 직전이 그래픽카드 구매의 적기였음은 분명 하나 RTX 3080으로 넘어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에 업그레이드를 망설였다. 가장 필요로 할 때가 가장 구매 만족도가 높은 법인데 AMD랑 엔비디아가 그래픽 칩 공급가를 올리면서 이토록 가격이 비싸질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2017년 그때처럼 가상화폐 채굴 붐이 반짝하고 말겠지라는 예상도 불투명해졌다.
코로나 19가 있기 전과 그 후는 상황 자체가 판이하게 달라졌다. 은행에 맡겨도 돈이 불어나질 않으니 시중에 풀린 돈을 변동성 큰 주식 시장에 옮겨 넣고, 더 큰 변동성을 따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로 돈을 굴리기도 한다. 시세가 바짝 오르니 그래픽카드를 사서 채굴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으로 원래의 목적을 벗어난 구매를 치른다. 혹은 정가에 산 그래픽카드를 고가에 되팔아 차익을 얻는 일도 마다하지 않게 됐다.
컴퓨터 부품의 시장이 2·3월 성수기를 지났음에도 일부 제품의 품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금 대체품으로 취급 중인 PC용 메모리가 조금씩 풀리고, CPU도 물량이 어느 정도 확보돼 숨통을 겨우 터 놨는데 그래픽카드는 아직도 고가다. 곧 지포스 RTX 3080 Ti, RTX 3070 Ti가 모습을 드러낼 즈음이면 가격 비교 예정이란 흔적만 남기고 웃돈으로 거래될 게 눈에 선하다. 일부 그래픽카드 수입 판매사는 타인 명의로 법인을 세워 몇십, 몇 백 대의 벌크 포장으로 운반해 채굴장을 운영한다는 소문도 나온다. 누구 하나 쉽게 믿고 살 수 없는 불안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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