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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출고가 떡락한 갤럭시 Z폴드2 빌렸더니 본문
며칠 전 239.8만 원하던 삼성 갤럭시 Z폴드2의 출고가가 189.2만 원으로 확 떨어졌다. 2번 접는 폰으로 소문난 Z폴드3 출시가 임박해 기존 제품을 밀어내고 대중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미다. 하긴 TV, 에어컨, 냉장고 같은 웬만한 대형가전보다 비싼 이 폰을 누가 240만 원이나 주고 사겠는가. 돈 많은 얼리어답터 아니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겨울철 폰을 열다가 액정이 깨지거나 접었다 열면서 화면에 줄이 생기는 등 제품 완성도에 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과연 살 만한 가치가 있는 폰일까?
가까운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에 찾아가 갤럭시 투고(to go) 서비스로 빌려왔다. One UI 3.1 업데이트를 겸해 Z플립과 Z폴드2를 2박 3일간 써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인데 아직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듯했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7층에 디지털프라자 매장이 입점해 있다. 외부 간판이 없는 부스형 매장이라 처음 찾는 고객들은 위치를 헷갈리곤 한다. 준비된 재고는 5대 안팎이었고 색상은 미스틱 블랙과 브론즈가 운영되고 있었다. 관리 중인 기기는 대체로 좋거나(블랙) 무난(스크래치 있음, 브론즈)했다. 신분증 촬영 후 간단한 외관 검사 절차가 끝나면 Z폴드2를 받을 수 있다.
갤럭시 Z폴드2의 첫 느낌은 그냥 무거웠다. 매끈하게 갈아놓은 대리석을 들고 다니는 느낌이다. 갤럭시 S21 울트라도 케이스 없이 생폰으로 들어도 무겁게 느껴지는데 Z폴드2는 더 심했다. 바지 뒷주머니에 넣기도 애매하고 재킷 안 주머니에 넣으면 모양새가 볼품없다. 토트백이나 지퍼 달린 가방에 넣고 다니지 않는 이상은 걸음새가 나도 모르게 불편해진다. Z플립은 부피가 작고 무게감이 적당하기라도 했지,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었다.
딱 하나 좋은 게 있기는 했다. 버스 안에서 유튜브나 트위치 스트리밍 영상을 볼 때 최적이다. 6인치 스마트폰의 화면을 하나 더 펼쳐서 보면 그야말로 눈이 편안해진다. 라이브 영상과 채팅을 한 화면에 보여줄 만큼 넓고 글자도 큼직해 알아보기 좋다. 앉아만 있어도 시간을 잘 뺏긴다. 카메라가 달린 화면을 전방 90도로 세우면 장노출 야경 사진을 담거나 일몰부터 짙은 어둠으로 넘어가는 타임랩스 영상을 간편히 담는다. 사진 촬영 시 외부 화면(커버 스크린)에 미리 보기 형태로 띄울 수 있어 마음에 드는 이미지 컷을 쉽게 찍을 수 있다. 1200만 화소보다 더 높은 해상도로 못 찍는 게 아쉽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나 충전 속도는 무난하다. 삼성 25W PD 충전기 연결 시 초고속 충전(무선 충전은 10W)도 잘 된다.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으로 버즈나 워치를 충전할 수 있는데 폰끼리는 안 된다. 사용 중인 갤럭시 S21+를 Z폴드2 위에 올려봤는데 어떤 식으로든 인식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화면 구성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커버 스크린은 60Hz, 안쪽의 주 화면만 최대 120Hz로 가변 반응하고 화면 터치나 색감에 이질감이 다소 느껴졌다. 갤럭시 S21+에 눈이 익은 사용자라면 Z폴드2에 더 혹평을 가할지도 모르겠다.
현재 갤럭시 Z폴드2는 삼성닷컴에서 자급제폰으로 189.2만 원에 판매 중이다. 삼성카드로 결제 시 13% 청구할인(24개월 무이자할부 중복 적용 가능), 현금화 가능한 삼성전자 멤버십 포인트 43,784점을 빼면 체감가는 대략 160만 원이다. 5월 31일까지 운영되는 중고폰 추가보상 프로그램(트레이드인)을 이용한다면 실 구매가를 더 낮출수도 있다. 추가보상 보너스는 갤럭시 S10 시리즈(LTE 및 5G)는 15만 원, LG V50 ThinQ(씽큐)는 7만 원이다. 갤럭시 S21 시리즈, Z플립 자급제폰도 함께 적용되는 프로모션인데 완성도와 품질을 고민한다면 갤럭시 S21 시리즈가 차라리 낫다. Z플립과 Z폴드2는 잠시 써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완성된' 제품을 지금 당장 이 가격에 사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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