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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그린카로 3시간 타 본 코나, 몰아보니... 본문
새벽. 알람이 울린다. 밖은 아직 어스름하고 추웠지만 얼른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야 했다. 이른 아침부터 내가 부산을 떨었던 이유는 어젯밤 홧김에 예약한 차를 몰기 위해서였다. 며칠 전 그린카(카셰어링)에서 신차로 운영하기 시작한 '코나'를 3시간 타 보는 이벤트 쿠폰을 뿌려서 덥석 물어버렸다.
내가 받을 차는 아주 먼 곳에 있었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모노레일로 갈아타 10분을 더 걸어야 하는 곳이다. 꼬박 챙겨 먹던 아침을 거르고 일찍 나섰는데 도착해서 보니 시계는 벌써 9시를 향했다. 흰둥이 코나 앞에서 더 이상 알짱댈 여유가 없었다. 앞선 운전자들이 할퀴고 간 상처들만 사진에 담고 운전석으로 들어가 내비를 띄웠다.
이번엔 산길로 차를 매섭게 밀어 올렸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니 운전에 슬슬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앞이 더 무거운 디젤 차인데도 원심력을 잘 버텨내며 뒷바퀴가 금방 따라붙었다. 쭉 뻗은 오르막 경사로도 힘차게 잘 오른다. 초반에 집중된 제동력만 잘 달랜다면 아반떼 스포츠만큼 즐겁게 타 볼 수 있다. 고지에 완전히 오르고 난 뒤의 연비는 리터 당 12km로 떨어져 있었다.
돌아가는 길은 연료 소모를 줄이며 침착히 몰았다. 경사로를 따라 내려갈 때는 엔진 브레이크, 신호를 기다릴 때는 오토 스톱을 이용하며 연비를 끌어올렸다. 변속 시점이 가장 빠른 주행 모드라서 연료 소모가 적고, 저속 구간에서의 울컥거림도 덜 일어나 편안히 달릴 수 있다. 총 40km를 달려서 나온 코나의 트립 연비는 리터 당 19.5km, 연료를 가득 채워 계산한 실 연비는 리터 당 18.9km로 나왔다.
그린카의 3시간 쿠폰으로 몰아본 코나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처음엔 시트로엥의 C4 칵투스보다 디자인이 복잡하고 낯설어, 그냥 적당히 짜깁기해 팔려고 만든 차가 아닌가 싶었다. 거만한 듯한 현대차 마케팅에 치를 떨며 싫어하는 운전자들도 결국 수긍할 수밖에 없는 차라는 게 소름 돋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만 내세우기엔 코나는 너무 잘 만들어졌다. 티볼리와 트랙스 중 하나를 고민했던 운전자의 한숨만 더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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