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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기아 K8 하이브리드, 30분 타 봤습니다 본문
금요일(28일) 오전 10시 기아자동차 만평 지점을 찾았습니다. K8 하이브리드를 셀프 시승하는 날이었습니다. 기아차 오토큐 대구 서비스센터가 있는 곳이라 건물 규모가 큽니다. 대구 3호선 모노레일을 타고 공단역에서 내리니 걸어서 5분도 안 걸립니다. 만평 지점 전시장 유리문을 바로 열고 들어가려 했더니 정문으로 들어오라는 공지가 붙어있네요. 울타리를 따라 정문을 지나니 왼쪽에 양문이 활짝 열린 만평 전시장이 보입니다. 발열 체크를 하고 방문 기록과 시승 관련 서류를 썼습니다. 면허증을 보여주고 보험 가입을 끝내니 전시장 출입구 바로 앞에 주차된 K8 하이브리드 시승차를 보여줍니다.
차 밖은 진녹색의 딥 포레스트 그린, 안은 모래와 비슷한 샌드 베이지 투톤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잠시 동안 탈 K8 하이브리드는 시그니처 트림에 모든 선택 사양을 집어넣은 차였습니다. 차 가격만 5,178만 원입니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은 하이브리드 차로는 좀 비싸군요. K7에서 차급을 살짝 높였으니 쓰인 소재도 좋아졌으리라 생각하고서 차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옆모습에서는 상어 지느러미를 더한 듯한 장식이 시선을 끕니다. K7보다 낮지만(-15mm) 넓으면서(+5mm) 길어진(+20mm) K8의 윤곽이 잘 드러나네요.
운전석 문을 열었습니다. 다이아몬드 모양을 입힌 퀼트 장식에 메러디안 스피커, 세로로 선이 잡힌 운전석 시트까지 포근하면서도 품위가 느껴집니다. 색깔(내장)은 블랙 원톤, 브라운 투톤, 샌드 베이지 투톤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샌드 베이지 투톤이 보기에 가장 괜찮았습니다. 전시장 안에는 오로라 블랙 펄에 블랙 원톤으로 맞춘 K8을 볼 수 있었는데 검은색으로 깔맞춤 하니 칙칙해 보입니다. 오히려 세차를 며칠 하지 않아도 티가 안 나는 스틸 그레이에 샌드 베이지 투톤을 더하는 게 이상적이네요. 시승차에 두른 딥 포레스트 그린도 예뻤습니다. 차로 안내해 주신 직원이 "차를 가져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차를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하네요. 괜찮습니다. 잠깐 타 보기만 할 차니까요.
운전석에 앉으니 K7보다 낮아진 전고가 확 느껴집니다. 시트를 가장 밑으로 낮췄는데도 머리카락이 천정에 닿을락 말락 하네요. 운전대도 전동 레버로 위치를 맞출 수 있습니다. 사이드 미러의 거리감, 면적은 비슷합니다. 운전대 양쪽의 버튼은 좌우가 바뀌었네요. 주행 관련 기능(HDA2 겸용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계기판 정보 변경,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차간 거리 조절, 속도 조절)은 왼쪽에, 인포테인먼트 기능(오디오 전환, 카카오 음성 인식, 즐겨찾기, 전화 걸기, 음량 조절 및 메뉴 넘김 레버)은 오른쪽에 버튼을 몰아뒀네요. 12.3인치 UVO 내비게이션 화면 밑에 달린 터치 패널도 독특합니다. 화살표 그림을 건들면 인포테인먼트 메뉴를, 팬 쿨러 날개 그림을 건들면 공조 기능 메뉴를 띄우는 식입니다.
비상등 밑으로 시선을 내리니 타공 처리된 무선 충전 패드(오른쪽), USB 포트 2개(왼쪽)가 보입니다. 보호 케이스를 씌운 갤럭시 S21+를 집어넣으니 잘 들어가네요. 다이얼 형태의 전자식 6속 자동 변속기 레버 주위에는 주행 모드(Drive mode),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 겸용 서라운드 뷰 모니터 카메라, 오토 홀드(Auto hold), 주차 센서 버튼이 있고, 변속기 레버 뒤쪽에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레버가 달렸습니다. 컵 홀더 뒤에는 운전대 열선, 앞좌석 통풍 및 열선 기능을 켜고 끄는 버튼이 있습니다.
앞좌석을 둘러 봤으니 주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주행 모드는 에코(기본), 스포츠, 스마트가 있는데요. 버튼을 길게 누르면 '스마트' 모드로 바뀝니다. 공조 기능은 운전자 위주(Driver only), 온도는 21도, 통풍 시트는 2단으로 맞췄습니다. 주행 경로는 신천대로를 타다 침산교 앞에서 U턴, 북대구 IC 방면으로 빠지다가 호국로와 동북로를 거쳐 되돌아가는 길로 잡았습니다. 제한속도 80km/h인 간선도로와 50km/h 이내의 시내 구간이 적당히 섞여서 K8 하이브리드로 30분 안팎을 달리기 괜찮은 코스라 생각합니다.
K8 하이브리드를 타고 도로에 나왔습니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달려서인지 표면이 매끄럽지 않은 도로를 달려도 승차감이 차분하게 느껴집니다. 운전대 조향감은 대체로 부드러웠습니다. 신천대로 구간에 접어들면서 속도를 높였습니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에 의지했던 차가 1.6 가솔린 터보 엔진이 켜지며 가속을 더합니다. 연비 운전하듯 느긋하게 밟아도 속도가 금세 붙어서 주변 교통 흐름을 헤칠 일은 없겠습니다. 가속 페달을 발에서 떼면 EV 모드로 바뀌는데 동력계 전환에 따른 이질감이 잘 안 느껴집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전사 면적이 넓어져서 보이는 내용이 많아졌습니다. 후측방에서 다가오는 차를 알려주거나 주행 차로는 몇 차선을 타고 있어야 좋은지 알려줍니다. 주행 속도가 제한 속도를 넘는다 싶으면 흰색에서 황색으로 글자색이 바뀌네요. 글꼴과 그래픽이 또렷해져서 이전 K7보다 보기가 한결 낫습니다. 증강현실(AR) 그래픽으로 움직이는 화면까지 HUD에 반영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K8 하이브리드엔 적용이 안 됐군요. 아쉬웠습니다.
연비는 어땠을까요? 13km를 35분간 달려서 나온 연비는 20.7km/l였습니다. 18인치 휠에 미쉐린 프라이머시 올 시즌 타이어를 끼운 공인 연비가 16.8km/l(도심 : 16.9km/l, 고속도로 : 16.6km/l, 빌트인 캠 장착 기준)인데 생각보다 잘 나옵니다. 도심 운행 비중이 더 많으면 21~22km/l를 웃돌기도 합니다. 50km/h를 오가는 평온한 시내 주행은 EV 모드로도 충분하거든요. 주행 정보를 초기화하기 직전에 계기판에 기록된 연비는 13.8km/l였습니다. 극한 조건으로 달린다 해도 10km/l 밑으로는 나오지 않을 듯합니다.
차 키를 반납하고 돌아가려 했더니 전시장 방문 이벤트가 있다고 알려주시네요. 스마트폰으로 전시장의 QR 코드를 찍어서 연결된 페이지에 실물 도장을 폰 화면에 찍으면 경품이 나오는 행사였습니다. 삼성 라이프스타일 TV, 삼성 파워 봇 로봇 청소기, GS칼텍스 주유상품권 5만 원권, 핑크퐁 아기 상어 안전벨트 인형, 배스킨라빈스 쿼터 아이스크림 교환권, 스타벅스 커피 라떼 컵 CU 편의점 교환권이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누구나 당첨되는 품목인 커피 교환권이 나왔네요. 별 기대감 없이 찍으니 역시나 무난한 경품이 나오는군요. 날이 더우니 이걸로 목마름이나 해결해야겠습니다. 전시장 방문 이벤트는 5월 31일까지 열리니 가까운 기아차 전시장에서 K8 하이브리드를 타 보는 김에 참여하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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