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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폭스바겐 ID.5, XM3 닮은 두 얼굴의 전기차 본문
어제(3일) 폭스바겐이 전기차 ID.5를 공개했습니다. 해치백인 ID.4를 껑충 높여 만든 쿠페형 전기 SUV입니다. 겉보기엔 유럽에 수출 중인 르노 뉴 아르카나(국내명 XM3)랑 크기, 생김새가 비슷한데요. 기아 EV6 GT처럼 고성능화된 버전을 갖춘 점이 다릅니다. 한쪽(ID.5)은 무난하면서 세련된 얼굴을, 다른 쪽(ID.5 GTX)은 역동성을 더한 얼굴을 달았습니다. ID.4처럼 두 얼굴의 전기차를 선보인 셈이죠. 차는 독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양산되며 내년 중 출시됩니다. 더 알아볼 특징은 없을까요?
1. ID.5, 기존 ID.4랑 뭐가 다른데?
폭스바겐 ID.5는 ID.4처럼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기반한 모델입니다. ID.4는 지붕 뒤쪽이 평평하지만 ID.5는 XM3처럼 C-필러가 완만히 뚝 떨어집니다. 뒷좌석 헤드룸(머리 공간)이 ID.4보다 12 mm 낮고요. 휠베이스는 2,766 mm(+5 mm), 전장은 4,599 mm(+15 mm)로 조금씩 더 깁니다. 고성능 버전인 ID.5 GTX는 전장이 4,582 mm로 오히려 ID.5보다 17 mm 짧고 바람 저항을 조금 더 받습니다(ID.5 : 0.26 cd, ID.5 : 0.27 cd). 테일게이트 위에 달린 리어 스포일러가 인상적이군요. 2열 뒤 러기지 공간은 549 리터로 ID.4(543 리터)보다 소폭 넓습니다.
ID.5의 배터리는 롱 레인지(장거리용) 타입으로 단일화됐습니다. ID.4는 퓨어(52 kWh), 프로 및 GTX(77 kWh)용으로 등급에 따라 용량을 나눴죠. ID.5는 77 kWh 짜리겠군요. DC 급속 충전 시 최대 전력은 135 kW로 ID.4(110~125 kW)보다 배터리 충전이 빠르겠습니다. 7분만 꽂아도 100 km 다닐 전력이 채워집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약 300 마일(482 km)이라고 합니다.
전기 모터는 ID.5 GTX를 포함해 세 가지 버전으로 준비됩니다. ID.4는 109 kW(148 마력), 125 kW(170 마력), 150 kW(204 마력), 220 kW(299 마력, ID.4 GTX 한정)로 네 가지였죠. ID.5는 ID.4의 엔트리 버전(109 kW)을 뺀 나머지 세 버전으로 출력과 토크를 맞출 듯합니다. 전기 모터는 모델 3처럼 후륜에 싣고요. ID.5 GTX만 앞쪽까지 모터를 나눠 싣습니다.
2. ID.5 GTX, 고성능화된 사륜구동 전기차
ID.5 GTX는 ID.5에서 스포츠 패키지 플러스를 기본화한 고성능 모델입니다. 스프링과 쇽업 소버, 스태빌라이저 바를 튜닝해 하체를 견고하게 만들고요.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을 추가하면 굽이진 도로를 날다람쥐처럼 잘 다닙니다. 전기 모터가 앞뒤로 나란히 실려서 후륜구동 ID.5보다 순발력이 좋기도 합니다.
ID.5와 외관상 차이도 뚜렷합니다. C-필러까지 완전히 감싼 블랙 루프, 20인치 전용 알로이 휠을 끼고요. 앞 범퍼 양쪽 끝에 3점식 세로형 LED가 추가됩니다. ID.5에는 번호판 플레이트까지 검은색 플라스틱을 넓게 덮었지만 ID.5 GTX는 ID.4처럼 다듬어서 얼굴이 밋밋하지 않습니다. 실내는 온통 블랙으로 꾸미고 대시보드를 수평으로 가로지른 강렬한 조명으로 역동적 분위기를 냈군요.
3. ID.5가 갖춘 기능성, 나쁘지 않아
ID.5는 IQ.라이트를 기본으로 품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2D 엠블럼을 연결하는 LED 메트릭스 헤드램프와 라이트 스트립 장식, 순차 점등형 턴 시그널 램프(방향 지시등)와 카드섹션처럼 흐르는 3D LED 테일램프까지 보여줍니다. 차 지붕에 넓게 깔린 파노라믹 선루프도 기본 사양입니다. 아이오닉 5의 비전 루프처럼 개방감이 넓어서 뒷좌석 승객까지 밤하늘을 쳐다보기 좋겠군요. "Hello ID, show me stars."라고 말하면 닫혔던 블라인드가 활짝 열리기도 합니다. 차 뒤에는 트레일러 견인 고리를 달 수도 있습니다.
실내는 ID.4랑 별 차이가 없는데요. 서른 가지 빛깔을 내는 엠비언트 라이트가 들어있습니다. 대시보드와 스마트폰 수납함, 도어 포켓을 은은하게 비춥니다. 운전석 LCD 계기판 위 앞유리에는 증강 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 HUD, 옵션)를 띄우기도 합니다. "Hello ID"라고 말하면 대시보드 속 앰비언트 라이트가 빛을 발하며 운전자의 다음 응답을 기다리기도 하고요. 디스커버 프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거쳐 애플 뮤직을 다루기도 합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트래블 어시스트(운전자 주행 지원 보조) 주요 기능을 개선하거나 전에 없던 새 기능을 달아주기까지 합니다.
폭스바겐이 첫 공개한 ID.5, ID.5 GTX는 내년 중 유럽에 출시됩니다. ID.5의 전신인 ID.4가 2021 올해의 차로 선정돼 이름을 알린 바 있는데요. 국내에는 전기차 대신 티구안, 티록, 파사트 GT, 아테온 등 거의 디젤 차 위주로(제타만 1.4 TSI 가솔린) 수입 판매 중이라서 폭스바겐의 새 전기차가 들어오려면 한참 걸리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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