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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한국 찾은 폴스타, 진짜 프리미엄 전기차인가? 본문
어제(21일) 폴스타 코리아가 국내에 매장을 열고 브랜드 알리기를 시작했습니다. 폴스타 데스티네이션 서울에서 기자들을 맞이한 함종성 대표는 프리미엄 전기차의 새로운 길잡이로 나선다는 폴스타(북극성)의 정체성, 어떤 전략으로 고객들에게 다가설 것인가를 풀어냈습니다. 2017년 한국을 찾은 테슬라가 수입 전기차 진입 장벽을 낮추며 운전의 즐거움을 전했다면, 2021년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내려온 폴스타는 순수하고 진보적이며 역동적인 전기차 브랜드로 기억되기를 소망합니다. 내년 1월 18일 출시할 폴스타 2를 시작으로 한국에 뿌리내림할 폴스타는 진짜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일까요?
폴스타는 볼보자동차와 지리홀딩스의 합작으로 태어난 브랜드입니다. 수년 전 볼보자동차의 고성능 모델로 이름 알렸던 폴스타는 인류와 공존을 바라는 전기차 브랜드로 독립하며 북유럽 스웨덴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안전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볼보자동차의 DNA에 지속 가능한 전기차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이루겠다는 열망을 더했죠. 자동차를 구성하는 재료 수집부터 가공, 생산, 재활용에 걸쳐 탄소 배출을 줄이고 탄소 중립화라는 세계적 흐름을 앞서 실천하는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중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폴스타는 4년 앞서 한국에 전기차를 알렸던 테슬라와는 브랜드 이미지가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테슬라가 새 기능과 기술을 누구나 누리게 하고 재미있는 전기차 운전 경험을 중시했다면 폴스타는 내연기관차 경험을 갈고 닦은 노하우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제시한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임을 강조합니다. 볼보자동차의 국내 정비 네트워크 31곳(5년/10만km 일반 부품 무상 보증)을 공유하면서 대도시 곳곳에 전시 공간을 세워 브랜드 경험을 늘리고 완전한 온라인 판매 구조로 안정된 양적 성장(판매량)과 질적 성장(고객 서비스 만족)을 둘 다 노린다는 계획입니다.
폴스타 전기차를 보고 만질 곳은 데스티네이션(Destination)과 스페이스(Space) 두 가지로 나뉩니다. 폴스타 데스티네이션은 차량 전시부터 고객 시승, 차량 인도를 전담하는 서비스 지점으로 운영되며, 폴스타 스페이스는 경기 하남 스타필드(12월 30일 오픈 예정),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백화점(2022년 1월 19일 오픈 예정)처럼 사람들 발길이 많은 멀티플렉스(Multiplex) 매장 속에 자리잡아 폴스타 데스티네이션과 같은 역할을 맡습니다.
내년 3월에는 폴스타 데스티네이션 제주 지점이 문을 열고요. 2022년 안으로 대전, 대구, 광주에 폴스타 고객 시승 및 차량 인도를 전담하는 매장도 들어섭니다. 2024년까지 모두 10곳의 폴스타 접점이 생깁니다. 대구의 경우 스페이스로 세운다면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를 품은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되겠고요. 데스티네이션으로 세운다면 온갖 자동차 브랜드가 모인 황금네거리나 두산오거리 길목에 들어설 가능성이 큽니다. 올 4월 중 운영을 시작한 테슬라 대구 서비스 센터, 바로 옆에 제네시스 대구 지점을 세우는 중이거든요. 연내에 폴스타 전시장이 근처에 들어선다니 기대가 커집니다.
테슬라가 잘 안하는 고객 마케팅 행사도 준비 중입니다. 폴스타 오프라인 거점이 없는 지역에 시승 행사를 펼치거나 이마트, 홈플러스, 백화점 로비에 전시된 현대 캐스퍼처럼 소규모 팝업 스토어를 세워 폴스타를 널리 알린다는 내용입니다. 온라인 구매 계약 후 폴스타 전기차를 가진 고객이 브랜드 홍보(엠배서더)에 나서면 추천인 보상 프로그램을 적용해 활동을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는군요.
참고 글 :
2021.11.29 - [이 차 저 차] - 올 연말 출시될 '폴스타 2' 미리 보기
폴스타 코리아가 첫 출시할 전기차는 폴스타 2입니다. 패스트백 모습을 한 앞바퀴굴림 기반의 크로스오버죠. 볼보자동차의 아이콘인 토르의 망치 헤드램프를 매달고 'ㄷ'자형 리어램프를 연결하며 익숙한 듯한 실내로 디자인을 채웠습니다. 안팎의 주요 특징과 기능, 주행 가능 거리는 참고 글에 자세히 설명해뒀습니다.
폴스타 2가 국내에 얼마로 나올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모델 3보다 비싼 값에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밑에서 가격 경쟁하던 볼보자동차의 위치를 생각하면 폴스타는 볼보에서 한급 럭셔리화된 브랜드에 가깝거든요. 현대차에서 한국적인 우아함, 여백의 미를 드러내며 독립한 제네시스와 비슷합니다. 같은 뼈대(플랫폼)로 차를 만들어도 소재, 상품성을 더 고급스럽게 다듬어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볼보자동차가 전기차로 국내에 선보일 C40 리차지, XC40 리차지랑은 일절 관계를 두지 않는 프리미엄한 상품성으로 시장에서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입니다.
앞으로 폴스타 코리아는 해마다 한 대 이상의 신차를 선보입니다. 2023년에 플래그십 SUV인 폴스타 3(미국에는 2022년 중 데뷔 예정), 2024년에 중형 SUV인 폴스타 4, 대형 럭셔리 스포츠 세단인 폴스타 5가 한국 땅을 차례로 밟게 됩니다. 폴스타 3부터 자율주행 및 ADAS에 대응한 루미나 라이다(LiDAR) 센서 장비와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Orin) 슈퍼 컴퓨팅 시스템을 넣고요. 폴스타 4는 역동성 뚜렷한 쿠페처럼 지붕을 날렵히 만든 SUV 디자인이 반영됐습니다.
폴스타에서 기대가 가장 큰 모델은 폴스타 5입니다. 콘셉트 카로 선보인 폴스타 프리셉트의 이미지가 골고루 반영될 고성능 전기차로 손꼽히거든요. 3년 더 늦게 나오는 전기차인만큼 포르쉐 타이칸이나 아우디 e-트론 GT보다 더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 초고속 충전에 잘 대응된 800V 이상의 고전압 배터리, 고성능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던 시절의 세팅 경험, 시선만으로 차내 주요 기능을 다루는 아이 트래킹(Eye Tracking) 기술까지 모두 녹일 차로 기대를 모읍니다.
지속 가능한 전기차로 한국을 찾은 폴스타는 이제 막 싹을 틔웠습니다. 내년 1월 폴스타 2로 잔뿌리를 내리고 잎줄기가 자라나 꽃을 피워 첫 열매를 맺기 전까지는 볼보에서 파생된 브랜드,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라는 수식어에 잠시 흔들릴지도 모릅니다. 현대의 옛 에쿠스를 뒤바꿈한 제네시스도 자동차라는 한 줌 씨앗으로 자라다 EQ900으로 차츰 확장하며 브랜드를 달고 지금의 GV60까지 라인업을 부단히 늘렸던 것처럼 폴스타도 이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합니다.
부디 잘 버텨서 테슬라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미지를 잘 굳힐지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됩니다. 세련된 안팎과 긴 주행 거리, 짧은 충전 시간, 적당하고 부드러운 승차감과 운전 재미, 합리적 가격까지 바라는 우리나라의 깐깐한 소비자들을 홀리는 또 하나의 전기차 브랜드로 쑥쑥 크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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