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전기차 C40·XC40 리차지 미리 보기

볼보자동차가 2022년 C40 리차지, XC40 리차지를 국내에 출시합니다. 제네시스 GV60보다 작게 만든 고성능 소형 전기차입니다. 내연기관을 품던 XC40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심으면 XC40 리차지이고요. XC40의 평탄한 지붕을 GV60처럼 날렵히 깎아 만든 순수 전기차가 C40 리차지입니다. 기존 CMA(소형차 모듈러 아키텍처) 플랫폼을 살리면서 실내 구성을 거의 똑같이 맞추고 외장 디자인을 살짝 바꿨죠. 아우디 e-트론과 e-트론 스포트백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차는 벨기에 겐트에서 만들어지며 가격(미국 기준)은 XC40 리차지가 5만 5,300달러(한화 약 6,572만 원), C40 리차지가 5만 8,750달러(한화 약 6,982만 원)부터 시작됩니다.

 

볼보 C40 리차지(왼쪽), XC40 리차지(오른쪽)가 2022년에 출시됩니다.

볼보 C40과 XC40 리차지의 옆모습입니다.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는 지금의 니로 EV(전기차)보다 소폭 큽니다. C40 리차지는 전장 4,431mm, 전폭 1,850mm, 전고 1,582mm이고, XC40 리차지는 전장 4,425mm, 전폭 1,863mm, 전고 1,647mm며 휠베이스는 2,702mm로 같습니다. 현행(1세대) 니로 EV 대비 50~56mm 길면서 45~58mm 넓고 12~77mm 높습니다. E-GMP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유 중인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보다는 작은 소형 전기차들입니다.

 

볼보 C40(위)과 XC40 리차지(아래)는 기본적으로 전기 모터가 앞뒤로 매달립니다.

이동성에 치중한 유럽산 전기차로 보셨다면 오산입니다. 성능이 평범하지 않거든요. 150kW 전기 모터를 앞뒤로 실어 네 바퀴를 힘차게 굴리며(사륜구동) 차 바닥에 리튬 이온 배터리 78kWh(실제 가용량은 75kWh)를 매달았죠. 300kW(408마력), 67.3kg.m토크를 내보냅니다. 공차 중량이 아이오닉 5보다 200kg 더 무거운 2,185kg에 달하는데 제로백(0~100km/h) 가속 성능은 C40 리차지에서 4.7초, XC40 리차지에서 4.9초입니다. 바람 저항을 덜 받는 C40 리차지의 기록이 조금 더 좋군요. 최고 속도는 180km/h로 제한됩니다.

 

배터리 충전 중인 볼보 C40 및 XC40 리차지입니다.

배터리는 DC 급속 충전 시 150kW까지 입력됩니다. 10%에서 80%까지 40분, 50kW급 일반 DC 급속 충전으로는 두 시간이 걸립니다. 가득 채우면 C40 리차지로 420km, XC40 리차지로 400~418km(WLTP 기준)를 움직입니다. 미국(EPA)에서 C40 리차지는 226마일(약 363.7km), XC40 리차지는 223마일(약 358.8km)로 1회 충전 인증 거리 인증을 마쳤군요. 국내에서는 1회 충전에 몇 km를 움직일지 궁금해집니다. 한겨울 추운 날씨(저온 환경)에서 서울-대구(약 300km) 정도는 가능하겠죠? 배터리 충전구는 운전석(왼쪽) 뒤에 있습니다.

 

볼보 전기차에 업데이트된 레인지 어시스턴트 기능입니다.

가능한 길게 움직이려면 고전압 배터리 관리 기능으로 추가된 레인지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가운데 화면에서 "주행 거리 최적화(레인지 옵티마이저)" 버튼을 건들면 실내 공조 및 회생 제동 감도 세팅이 알아서 바뀝니다. 갤럭시 S21 스마트폰에 든 최적화 기능인 디바이스 케어처럼 배터리 부하를 최적화시킵니다. 나중에는 EV 경로 플래너처럼 어디서 배터리를 채우고 움직일지, 어떻게 움직여야 전비가 잘 나올지 알려주는 기능도 들어갈 겁니다. ADAS(운전자 주행 지원 시스템) 및 배터리 팩 최적화, 보안 정책 개선 등은 모두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거쳐 좋아집니다.

 

볼보 C40(위) 및 XC40 리차지(아래)의 앞좌석 화면 구성은 이렇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기반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루기 쉬우면서 쓸모가 많습니다. "헤이 구글(Hey Google)"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내 갈 곳을 구글 지도로 정하고 구글 플레이 서비스를 연동해 스트리밍 음악을 들려줍니다. 주행 중에도 운전자 말소리를 알아듣고 특정 사람에게 도착 예정 알림 문자를 보내기도 합니다. 길 안내에 그쳤던 가운데 화면은 9인치 태블릿을 만지듯 편안한 사용자 경험(UX)을 전합니다.

 

국내에는 2022년형 XC60처럼 티맵(Tmap), 누구(Nugu), FLO를 묶은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주어질 겁니다. 차를 세워야 사람 말을 잘 듣던 예전의 AI 음성 인식보다 더 똑똑해졌기 때문에 운행 중에도 편히 다루면 됩니다. 서비스 이용에 쓰이는 LTE 데이터는 일정 기간 무료로 풀고 이후에 월 구독 형태로 운영되겠군요.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들려줄 소리를 들으며 콘텐츠를 즐기면 되겠습니다.

 

볼보 C40 리차지에는 픽셀 LED 헤드램프가 장착됩니다.

운전자를 보조할 ADAS는 풍부히 깔립니다. 카메라 넉 대와 초음파 센서가 함께 작동하는 360도 어라운드 뷰, 자동차, 자전거 탑승객, 보행자, 멧돼지 같은 야생 동물을 감지해 멈추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뒤에서 지나가는 차를 인지해 멈추는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후측방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LIS), 지능형 ACC로 작동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차선 유지 보조 등으로 구성됩니다. C40은 LED 모듈 84개를 섬세히 제어하는 픽셀 LED 헤드램프가 달려서 야간에 운전하기도 편합니다. 차체 한가운데 고정된 배터리는 압출 알루미늄 프레임을 둘러 보호 영역을 만들고 후방 추돌 시 전기 파워트레인에 충격이 골고루 가도록 만들어서 승객 부상 위험도 줄였습니다.

 

볼보 C40 리차지의 실내 주요 구성을 한 컷에 모았습니다. 왼쪽 아래는 프리미엄 양모 혼방 시트입니다.

실내는 지속 가능성을 담은 재료들로 꾸며집니다. 차 바닥에 깔린 카펫은 재활용 PET에서 실을 뽑아 여미고 운전대와 기어 레버는 동물 가죽 대신 자연에서 추출한 재료를 가공해 덮었습니다. 볼보자동차의 실내 소재 중 하나인 노르디코(Nordico)는 스웨덴-핀란드 숲에서 걷어 온 바이오 재료, 와인 공장에서 회수한 코르크 마개, 바다 위 페트병을 재가공해 만듭니다. 지속 가능성을 전파하려고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노르디코 패션 가방까지 선보였죠. C40 리차지는 차콜색 직물 시트와 피오르 블루(Fjord Blue, 진남색) 마이크로텍 카 매트로 투톤 인테리어를 맞추거나 차콜 원톤으로 실내를 가다듬습니다.

 

C40 및 XC40의 외장 색상은 일곱 가지입니다.

볼보 C40의 앞좌석과 뒷좌석 측면 뷰는 이렇습니다.

외장 색상은 일곱 가지로 나뉩니다. 단색 계열은 블랙 스톤(Black Stone), 일반 메탈릭(유광) 계열은 퓨전 레드(Fusion Red), 썬더 그레이(Thunder Grey, 어두운 회색), 피오르 블루, 실버 던(Silver Dawn, 밝은 회색), 특별 색상으로 크리스탈 화이트(Crystal White, 순백색), 세이지 그린(Sage Green, 카키색과 비슷)으로 이뤄집니다. A-필러와 아웃 사이드 미러, 차 지붕, 리어 스포일러는 블랙 유광으로 덮고 바퀴에 20인치 5-Y 스포크 다이아몬드 커팅 투톤 휠을 꽂았습니다. 다른 전기차들과 달리 C40 및 XC40 리차지의 안팎 커스터마이징은 대부분 한 두 가지로 고정됩니다.

 

볼보 C40 및 XC40 리차지는 올 상반기 내 출시된다고 합니다.

언제쯤 볼보 C40 리차지, XC40 리차지를 한국에서 볼 수 있을까요? 올 상반기(XC40 리차지는 2022년 1분기 출시 예정) 내 출시하더라도 실제 고객 인도는 하반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하겠습니다. 영국에서는 주문 후 차량 인도까지 C40 리차지는 6~7개월, XC40 리차지는 8~9개월이 걸리거든요. 우리나라의 경우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까지 패키징 검증을 마쳐야 하니 출시까지 준비 과정이 길지도 모릅니다.

 

가격은 얼마나 할까요? 영국에서 팔리는 XC40 리차지는 모터가 앞에만 달린 앞바퀴굴림(전륜구동) 모델이 같이 팔립니다. 시작가는 XC40 리차지 싱글 모터가 4만 3,550파운드(한화 약 6,909만 원), 듀얼 모터가 5만 4,300파운드(한화 약 8,654만 원), C40 듀얼 모터는 5만 7,400파운드(한화 약 9,148만 원)입니다. 듀얼 모터로만 판매 중인 미국에서는 볼보 C40·XC40 리차지가 각각 5만 5,300달러, 5만 8,750달러부터 시작됩니다. 국내에는 적어도 6천만 원 후반에서 7천만 원 초중반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가성비보다는 고성능 볼보 전기차로 접근해야 가격 납득이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