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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G80 전기차 vs G80 제네시스 비교 시승 후기 본문
지난 28일 현대 드라이빙라운지 대구 서부 지점을 찾았습니다. 지난 6월 제네시스 G80 2.5T 셀프 시승(대구 동부)을 끝으로 올해를 넘기려 했지만 딱 하나 남은 시승 기회를 날리기 아쉬웠습니다. 현대와 제네시스를 통틀어 탈 차를 저울질하다 G80 전기차(전동화 모델, eG80)로 골랐습니다. GV60은 시승차로 인기가 좋아서 1월 둘째 주까지 일정이 꽉 찼더군요. 반면에 G80 전기차 시승 예약 일정은 널널했습니다. G80 전기차는 몇 달 전 경험한 G80과 무엇이 달랐을까요?
1. 그릴 막힌 eG80, 그릴 뚫린 G80
G80 전기차와 G80은 생김새가 조금씩 다릅니다. 내연기관차인 G80은 지-매트릭스 오각 그릴이 뚫려 있지만 G80 전기차에서는 그릴이 막혀 있습니다. 전기차는 바람 저항에 더 예민하니까요. 인버터와 차 바닥에 깔린 배터리, 앞뒤 전기 모터 열을 붙잡는 최소한의 바람 구멍만 놔둡니다. 그릴 가운데에 붙는 레이더와 전방 카메라는 G80보다 잘 보입니다. G80처럼 기교가 잘 드러난 앞범퍼 장식이 없어서 단조롭기도 합니다.
외장 색상에 따라 보이는 느낌도 다릅니다. G80에서 마칼루 그레이, 태즈먼 블루, 비크 블랙이 지-매트릭스 그릴을 빛내는 존재였다면요. G80 전기차에서 우유니 화이트, 세빌 실버는 지-매트릭스 그릴과 잘 조화된 모습을 보입니다. 전기차 전용 색상인 마티라 블루까지는 좋은데 블레이징 레드를 씌우니 그릴과 따로 놉니다. G80 스포츠처럼 한 톤 어두운 캐번디시 레드에 다크 크롬을 입힌 지-매트릭스 그릴을 채웠다면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G80 시승차에 꽂혔던 바퀴는 20인치(스퍼터링 휠, 타이어는 피렐리 P-제로 올시즌), G80 전기차 바퀴는 19인치였습니다. G80은 선택 사양에 따라 18, 19, 20인치, 휠 종류가 네 가지였지만 G80 전기차는 19인치 터빈형 다이아몬드 커팅 휠에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올시즌) 타이어로 고정됩니다. 공력 성능(에어로다이내믹) 최적화가 중요한 G80 전기차의 차별점이기도 합니다. 타이어는 둘 다 저소음과 승차감을 보완한 GOE(제네시스 전용 OE 타이어) 타입으로 끼워집니다.
2. 운전석과 뒷좌석 착석감은?
운전석 기본 높이는 G80보다 G80 전기차가 소폭 높습니다. G80에 방석 두 개를 걸터앉은 높이랑 비슷합니다. 좌판 길이는 똑같고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SDS) 구성에 따라 주름 장식과 내장재 쓰임새가 달라집니다. G80은 SDS 버전이 1, 2로 분명히 나뉘지만 G80 전기차에서 단일화된 SDS는 1, 2를 적당히 섞은 느낌에 가깝습니다. 포레스트 블루 모노톤으로 꾸며진 G80 전기차보다는 하바나 브라운 모노톤을 두른 G80이 보기에 더 낫습니다. 주행 모드에 따라 반응하는 에르고 모션 시트는 G80에서 앞좌석 전체, G80 전기차에서 운전석만 깔립니다.
뒷좌석은 G80 전기차보다 G80이 더 편했습니다. G80 전기차는 배터리 팩 높이만큼 바닥이 올라와서 무릎을 더 많이 구부렸거든요. 앞좌석 밑에 둘 발 공간도 G80이 조금 더 여유롭습니다. G80 대비 센터 터널이 낮아서 얼핏 넓어 보이지만 장거리 이동용으로 편안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22년형 G80은 2열 컴포트 패키지 II로 2열 전동 및 통풍 시트, 뒷좌석 스마트폰 무선 충전, 뒷좌석 목베개가 들어가는데 G80 전기차의 뒷좌석은 2020년형 G80에 머문 모습입니다.
3. 가감속, G80이 더 자연스럽다
G80과 G80 전기차를 이끌고 도로에 나왔습니다. 출발 전 시동 때는 G80 전기차가 좋았으나 출발 가속과 감속 후 완전 정차는 G80이 더 부드러웠습니다. G80 전기차에서 스마트 회생 제동 감도(부드럽게 감속)를 켜 두고 움직였더니 운전자가 예상한 정차 지점보다 더 먼 곳에 차를 세우려 하더군요. 브레이크 페달 제동 후 서는 듯했다가 움찔거리며 멈춥니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에서 에코로 바꾸고(후륜 모터만 이용) 스마트 회생 제동 모드를 꺼야 운전하기 편해지네요.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와 연동해서 반응한다더니 생각보다는 믿을 만하지 않았습니다. 차에 적응이 더 필요했을까요?
G80은 완전 정차 후 출발, 가감속이 익숙해서 편했습니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로 맞추고 ISG 및 오토 홀드를 켜 놔도 가속 페달로 차를 살짝 깨우고 다시 부드럽게 밟으면 선형적으로 속도가 늡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속도를 줄이는 과정도 G80 전기차보다 일정했습니다. 저속으로 생활 도로 구간이나 스쿨 존을 지날 때는 비슷한데 감속 후 완전 정차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체감상 차이가 컸습니다.
4. 승차감, 실내 소음은 비슷해
G80 전기차는 고요할까요? 출시 당시 아이오닉 5, EV6보다 조용하다는 칭찬이 많았지만 겨울에 이끈 시승차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누적 거리 1,100km를 갓 넘긴 새 차인데도 특정 구간(좌회전 후 복귀)에서 뿌드득거리는 플라스틱 소리에 주행 중 작동하는 전장품 소리가 유독 잘 들렸습니다. 주행 소음은 R-ANC(로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와 이중 접합 차음 유리(리어 쿼터 글라스는 제외)로 잘 거르지만 실내로 들어오는 센서 작동음은 아이오닉 5만큼 잘 들립니다. 승차감은 G80 2.5T 대비 살짝 단단합니다. 30km/h로 방지턱을 타 넘어도 존득하게 반응합니다.
G80은 주행 소음이 엔진 사운드에 일부 묻히는 느낌입니다. 신호 대기 중 ISG로 엔진 시동이 잠시 꺼지면 G80 전기차 이상으로 조용해집니다. 잠깐 쉬던 엔진을 깨울 때 나던 순간 진동도 적습니다. 3.5T 다이내믹 패키지에 부속된 R-ANC는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기본형인 2.5T만으로도 실내에 파고드는 소음이 얼마 안 됩니다. G80에서 말랑한 승차감을 바란다면 휠을 20인치 밑으로 맞추면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채우는 게 좋습니다.
5. 가격 대비 완성도, G80이 더 나아
G80 전기차와 G80에서 고민이 된다면 제품 완성도를 보고 판단하는 게 좋습니다. G80은 2022년형으로 연식 변경되면서 2.5T의 상품성이 더 좋아졌지만 G80 전기차는 시승 없이 막 고르기엔 부담되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6천만 원 중후반에 괜찮은 사양의 G80을 가질 수 있었다면 G80 전기차는 9천만 원 중후반을 우습게 넘깁니다. 시승차는 파퓰러 패키지 말고도 컨비니언스 패키지, 2열 컴포트 패키지 및 뒷좌석 듀얼 모니터, 빌트인 캠이 더해져서 1억 189만 원이나 합니다.
제네시스 첫 럭셔리 전기 세단으로서 G80 전기차의 상품성은 빼어나지만 구매 단계에서 고민이 거듭되겠군요. 나온 지 반 년도 안 됐는데 2022 G80이랑 상품성 갭이 벌어졌거든요. E-GMP 기반 GV60보다 보수적인 차라서 소프트웨어 무선(OTA) 업데이트로는 14.5인치 내비게이션만 최신으로 바꿔줍니다. 아이오닉 5보다 배터리 용량이 풍부한 점도 2022년에는 드러내기 어렵겠습니다. E-GMP로 설계된 차가 아님에도 350kW급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점은 당분간 성장형 장점으로 불리겠군요. 저라면 마칼루 그레이 속에 하바나 브라운을 채운 G80 2.5T를 고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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