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C40·XC40 리차지, 폴스타 2랑 다른 점은?

지난 15일 볼보자동차 코리아가 볼보 C40 리차지, XC40 리차지를 선보였습니다. 폴스타 2 듀얼 모터처럼 전륜과 후륜에 전기 모터가 들어간 사륜구동 전기차입니다. 가격은 C40이 6,391만 원, XC40 리차지가 6,296만 원입니다. 적어도 6천만 원 중후반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북미·유럽 시장 판매가보다 저렴합니다. 둘 다 전기차 보조금 50% 구간에 속하며 SKT 인포테인먼트를 내장해 상품성이 괜찮아 보입니다. 볼보의 흔적이 여럿 보였던 폴스타 2랑은 뭐가 다를까요?

 

볼보 C40 리차지(위), XC40 리차지(아래)가 국내 출시됐습니다.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 폴스타 2는 CMA 플랫폼을 공유하는 순수 전기차입니다. 내연기관차 뼈대에 전기 파워트레인, AAOS(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으로 짜맞춘 인포테인먼트를 같이 쓰는데요. 지향하는 콘셉트가 살짝 다릅니다. C40 및 XC40 리차지는 소형 SUV, 폴스타 2는 패스트백 형태의 크로스오버에 가깝습니다. 국내 인증된 공차 중량은 각각 2,160kg, 2,145kg(폴스타 2 듀얼 모터 기준)로 대동소이합니다.

 

XC40 리차지(위)와 C40 리차지(아래)의 실내 옆모습입니다.

실내 거주성은 셋 중 XC40 리차지가 더 유리합니다. C40 리차지는 쿠페형 SUV라서 지붕이 약간 둥글게 말렸지만 XC40 리차지는 지붕이 평평해서 뒷좌석 헤드룸(머리 공간)이 소폭 더 유리합니다. 참고로 C40의 전고는 1,582mm, XC40 리차지의 전고는 1,647mm입니다. 휠베이스는 2,702mm로 둘 다 같고 전폭도 XC40 리차지가 미세하게 넓습니다(+13mm). 어린 자녀를 둔 4인 가족이 타기에는 XC40 리차지가 그나마 낫습니다.

 

C40 리차지의 실내입니다.

같은 비율로 잘라낸 폴스타 2의 실내입니다.

폴스타 2는 C40보다 실내가 비좁습니다. 전폭은 50mm 좁은 1,800mm, 전고도 1,479mm로 낮습니다. 차 바닥 말고도 소량의 파우치 셀이 가운데에 더 쌓인 구조라서 센터 터널이 높은데요. 휠베이스가 33mm 더 길어도 앞좌석 간 레그룸(무릎 공간)이 빠듯합니다. 뒷좌석 등받이가 다른 유럽형 크로스오버처럼 바로 서 있어서 그다지 편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2열 뒤까지 넘어가는 타입이라서 개방감은 괜찮습니다.

 

C40 리차지(위)의 전기 파워트레인과 폴스타 2(아래)의 배터리 팩 구성입니다.

배터리 용량은 셋 다 78kWh입니다. DC 급속 충전 시 150kW까지 입력됩니다. 0~80%까지 채우려면 C40 및 XC40 리차지에서는 40분, 폴스타 2에서는 10~80% 구간까지 35분이 걸립니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C40 리차지가 356km, XC40 리차지가 337km, 폴스타 2 듀얼 모터가 334km입니다(국내 기준). 주행 거리가 짧게 느껴진다면 성능 욕심을 버리고 폴스타 2 싱글 모터를 알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고전압 배터리 팩 보증 기한은 8년/16만km며, 한국형 폴스타 2처럼 LG 에너지솔루션제 리튬 이온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C40 리차지(위)와 폴스타 2 듀얼 모터(아래)는 성능이 비슷합니다.

제원상 전기 모터 성능도 같습니다. 150kW(204마력) 출력, 330Nm(33.67kg.m) 토크를 내는 전기 모터를 앞뒤로 나란히 달았습니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300kw(408마력), 토크는 660Nm(67.34kg.m)에 이릅니다. 제로백 가속 성능은 4.7~4.9초로 비슷합니다. 제한 최고 속도만 폴스타 2 듀얼 모터가 조금 더 높습니다. C40 및 XC40 리차지는 180km/h, 폴스타 2 듀얼 모터는 205km/h까지 냅니다. 유럽 일부 지역에는 폴스타 2의 출력을 350kW(476마력)으로 높이는 성능 업 패키지가 OTA(무선 SW 업데이트)로 제공 중이기도 합니다.

 

XC40 리차지에 내장된 SKT 인포테인먼트 구성입니다.

폴스타 2 역시 SKT 인포테인먼트를 공유합니다.

2022년형 XC60부터 순차 적용된 SKT 인포테인먼트는 세 차종에 모두 적용됩니다. 목적지 도착 후 예상 배터리 잔량을 보여주는 티맵 내비게이션, 실내 공조 및 스마트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누구(Nugu) 음성 인식 설루션, 취향 맞춤 뮤직 스트리밍 플랫폼 플로(Flo)가 제공됩니다. 운행 전 원격 공조, 배터리 충전 상태, 문 잠금/해제 등 주요 기능은 볼보 카스 앱(Volvo Cars app), 폴스타 앱으로 제어됩니다. 차후 도난 경보, OTA 푸시 알림, 긴급출동 서비스를 비롯한 서비스가 추가될 계획입니다. C40·XC40 리차지에서 15년간 OTA 무상 업데이트가 제공되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폴스타 2 컨피규레이터 화면입니다.

컨피규레이팅(내 차 만들기 후 가상 견적) 과정은 폴스타 2가 더 유연합니다. 시작가 5,790만 원에서 파일럿 팩(350만 원)에서 플러스 팩(450만 원, 선택 시 파일럿 팩과 결합됨), 퍼포먼스 팩(550만 원, 선택 시 파일럿 팩+플러스 팩 포함됨)까지 여러 커스텀 구성을 제안합니다. 패키지 구성 자유도는 다른 지역 시장보다 제한적이지만 트림 말고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는 다른 수입 전기차보다 낫다고 판단됩니다.

 

XC40 리차지의 실내 모습입니다.

C40·XC40 리차지는 최상위 트림에 몇 가지 구성을 더한 한국형 패키징으로 상품 구성을 마쳤습니다. 고급형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 운전자 주행 지원 시스템(ADAS)까지 풀 패키지에 가깝게 갖추고도 북미·유럽 시장보다 가격이 쌉니다. 벨기에 겐트에서 제작된 차인데 미국 기준 MSRP(권장 소비자 가격)보다 저렴합니다. 중국 루차오에서 만들어지는 폴스타 2도 다른 나라들보다 저렴하다며 입소문을 모았는데 C40·XC40 리차지의 국내 가격 포지셔닝도 만만찮군요. 볼륨급과 프리미엄 사이에 놓인 브랜드 인식만 빼면 상품성 자체는 괜찮아 보입니다.

 

폴스타 2, XC40 리차지, C40 리차지 중 무얼 고를까요?

같은 뼈대, 같은 파워트레인, 같은 인포테인먼트가 쓰였지만 각자의 특징은 잘 나눠진 느낌입니다. 가격을 우선한 선택이라면 폴스타 2 싱글 모터, 거주성이 중요하다면 XC40 리차지, 디자인이 더 예쁜 전기 SUV를 바란다면 C40 리차지를 알아보면 됩니다. 주행 성능에 더 투자하고 싶다면 폴스타 2 듀얼 모터에 퍼포먼스 팩을 더하는 선택지가 있기는 합니다. 저라면 보조금은 좀 덜 받더라도 XC40 리차지나 아니면 나중에 수입 판매될 폭스바겐 ID.4, 아우디 Q4 e-트론을 나란히 올려놓고 고민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