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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무인다방 경산 옥산점 방문 후기 본문
며칠 전 동네에 24시 무인카페가 생겼습니다. 키오스크로 원하는 음료를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음료를 만들어주는 시스템입니다. 예전에 일본에서 로봇 바리스타가 내려주던 아메리카노 한 잔이 생각보다 깊은 맛이 나서 놀랐는데 마침내 한국에서도 만나게 됐습니다. 주문 가능한 음료는 커피랑 에이드, 요거트를 통틀어 대략 36가지였고 가격은 1,800~3,200원이었습니다. 무인다방은 사람이 상주해 돌보던 카페보다 나을까요?
자동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우측 벽면은 청록색, 천장과 바닥은 흰색을 칠하고 테이블 위로 백열등을 매달아 깔끔하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냈더군요. 벽면에 걸린 그림 액자가 포인트로 보입니다. 왼쪽 벽면 안쪽에는 물티슈와 간이 정리대가 있고 바로 옆에는 음료 뚜껑과 홀더, 빨대(스트로)가 정리돼 있었습니다. 수납장 위칸에는 비닐로 된 캐리어까지 있습니다. 테이블 앞에 앉아 잠시 시간을 보내든, 테이크아웃(take-out)으로 커피를 가져가기 쉽게 해 놨습니다.
음료 주문과 결제는 어떻게 할까요? 정면 우측에 설치된 키오스크 화면으로 가봅니다. 원하는 음료를 고르고 '주문하기' 버튼을 건들면 신용카드나 QR코드, 삼성페이로 결제를 안내하는 팝업창이 뜹니다. 삼성페이 아이콘을 건드려 결제를 마쳤더니 주문한 메뉴 순서대로 음료가 즉시 만들어집니다.
"첫 번째 음료가 만들어집니다."라는 안내 멘트와 함께 종이컵이 벨트를 타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입니다. 갓 만들어진 따뜻한 음료가 디스펜서에서 흘러나와 담깁니다. 끝나면 음료를 받아달라는 멘트가 나오며 음료 반출구가 열립니다. 주문 후 음료를 받기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커피머신 설비 안이 잘 보이도록 설치했다면 음료 만드는 과정이 더 흥미로웠을 텐데 이 점이 아쉬웠습니다.
커피 맛과 향은 어땠을까요? 로스팅된 아라비카 원두를 갈아서 내린 아메리카노는 이마트24 편의점(브라질 세라도)에서 사 마시던 커피랑 비슷했습니다. 커피의 크레마, 후미에서도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설명으로는 바디감이 적당히 무겁고 진하다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봄봄, 빽다방, 메가커피 같은 저가형 프랜차이즈 업계의 평균보다는 나은 느낌입니다. 가격은 1,800원입니다.
카페모카는 불만족스러웠습니다. 코코아가 아닌가 싶을만큼 너무 달았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카페모카의 색깔, 후미, 당도가 영 다르더군요. 주문이 잘못됐나 확인했더니 그건 아녔습니다. 허쉬초콜릿을 아메리카노에 타 먹는 듯한 맛이었습니다. 돌체라떼는 그저 그랬습니다. 시럽을 넣은 듯 단맛이 깔끔한데 우유의 고소함은 느끼기 어렵습니다. 가격은 둘 다 2,800원입니다. 저라면 기본 메뉴인 아메리카노를 고르겠습니다.
무인다방에는 MDX라는 제조사가 만든 바리스타 XB3300이 들어갑니다. 키오스크랑 몇 가지 기능을 일체형으로 만들어놓은 무인카페 시스템이더군요. 로봇 팔이 움직여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아메리카노 만드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보여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기존 커피머신에 이것저것 기능을 합쳐서 언제든 누구나 음료를 주문하도록 공간을 제공한 개념이 아닌가 합니다. 주변 편의점이 문 닫아서 커피 마실 곳이 없을 때 찾아가기는 좋겠으나 평소 커피 고유의 향과 맛을 즐기던 분들에게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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