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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어플레이즈(Aplayz), 현대차 스타트업이 만든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본문
자동차를 몰다 보면 가끔 분위기 내고 싶을 때가 생깁니다.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하거나 어딘가로 출장을 가거나, 아니면 코를 흥얼거리며 드라이브를 가거나 집 근처 마트를 다녀오는 짧은 순간에도 음악 듣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즐겨찾기로 뽑아놓은 곡들만 매일 듣다 어느새 유튜브 뮤직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해졌는데요. 며칠 전 무료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새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났습니다.
어플레이즈(Aplayz)입니다. '세상 모든 공간을 재생하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곳은 내 취향에 맞게 음악을 들려주는 온라인 DJ(디스크자키)로 불립니다. KT 지니 뮤직, 네이버 바이브(Vibe)의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와 맥락이 같습니다. 날씨, 시간, 음악 장르, 연도, 상황을 고려해 어울리는 음악을 알아서 들려줍니다. 듣고 싶은 곡을 일일이 추려내지 않아도 되고 즐겨찾기한 곡 순서도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이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크롬 브라우저에서 어플레이즈(aplayz.co.kr)를 띄웁니다. 첫 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누르고 ID로 사용할 이메일을 적습니다. 본인인증 후 약관 체크, 가입하기 버튼을 누르면 어플레이즈 계정이 만들어집니다. 등록한 이메일로 발송된 aplayz 인증 메일에서 "서비스 활성화 시작"을 누르면 새 창으로 어플레이즈 첫 페이지가 열립니다. 가입 시 입력했던 이메일과 비밀번호로 로그인하면 스페이스(space)를 등록하라는 안내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스페이스는 이용할 음악 큐레이션 유형을 저장하는 하나의 공간을 말합니다. 원래는 스페이스 하나 만들면 달마다 요금이 결제됩니다(매장용 : 9,900원, 차량용 : 2,200원). 오픈 베타 서비스 중인 지금은 무료 서비스로 풀립니다. 큐레이션 유형은 매장용과 차량용 두 가지로 나뉩니다. 매장용으로 스페이스를 만드려면 매장 이름과 주소, 연락처, 사업자등록번호 등 내용을 자세히 적어야 합니다. 차량용으로는 브랜드와 차종, 차량번호 작성이 첫 순서로 준비됩니다.
차량용 스페이스는 일곱 단계를 거쳐 등록됩니다. 차량정보를 적은 뒤 운행 용도, 분위기, 국내/해외 곡 비중, 곡 장르, 시대 배경, 좋아하는 노래를 차례대로 고르면 됩니다. 운행 용도는 출퇴근, 일상용, 업무용, 드라이브용으로 나뉩니다. 주말마다 차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일상용, 드라이브용 아이콘을 건들면 되겠습니다. 분위기는 차분한 카페, 럭셔리한 호텔, 신나는 클럽, 활기찬 헬스장, 힐링 스파샵 순으로 나옵니다(다섯 가지 중 택일). 바쁜 일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싶은 고객은 힐링 스파샵을 고르면 됩니다.
국내/해외 곡 비중은 슬라이드 바를 원하는 위치에 놓는 식으로 조절됩니다. 분홍색 슬라이드 바를 왼쪽에 놓으면 해외 곡, 오른쪽에 놓으면 국내 곡 위주로 들려줍니다. 기본 값은 국내랑 해외 곡 비중이 50%, 변경 시 국내 곡 비중이 30~70%(10% 단위)로 조절됩니다. 곡 장르는 발라드, 댄스, 재즈, 트로트를 통틀어 열두 가지나 됩니다. 잔잔하거나 감성주의 음악을 원한다면 발라드, 재즈, 인디음악만 고르고 장르를 딱히 가리지 않는다면 몇 가지 더 골라도 괜찮습니다.
시대 배경은 1980년대 이전,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로 나옵니다. 추억의 포크송, 현악 4중주 같은 고전 음악 듣기를 원한다면 1980년대 이전을, 20세기 말 감성에 젖고 싶다면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요즘 유행에 끌린다면 2020년대를 고르면 됩니다. 좋아하는 노래는 예시로 나온 열다섯 곡 중 여섯 곡을 골라야 합니다. 잘 모르겠으면 새로고침을 눌러 곡 리스트를 바꾸거나 한 곡씩 아이콘을 건드려서 어떤 곡인지 살짝 듣고 "좋아요(엄지 척)" 표시를 해 주면 됩니다. 다 되면 선곡을 모두 마쳤다며 스페이스로 이동을 알리는 팝업이 뜹니다.
팝업에서 "예"를 누르면 음악 재생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플레이어 생김새는 다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랑 비슷하나 기능은 다소 제한적입니다. 이전 곡 재생, 다음 곡 재생, 한 곡 반복과 같은 기능이 없습니다. 유튜브 뮤직처럼 "좋아요", "싫어요" 아이콘이 있기는 합니다. 유튜브에서는 "싫어요" 아이콘을 누르면 곡 건너뛰기가 되지만 어플레이즈에서는 안 됩니다. 참조 표시를 해 놓고 다음번 재생 시 비슷한 노래를 선곡 목록에서 빼는 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좋아요" 표시를 한 곡도 따로 안 보여줍니다. 그저 이용자 음악 취향을 더 잘 알기 위한 일련의 데이터 학습 과정으로 보입니다.
우상단 목록 탭 아이콘을 건들면 서브 메뉴(sub menu) 창이 뜹니다. 이메일 계정 옆 톱니 바퀴를 건들면 알림 설정과 비밀번호 변경 팝업이 뜹니다. 마이 스페이스를 누르면 태그로 구독 중인 스페이스 정보를 보여줍니다. 점 세 개를 누르면 스페이스 설정(차량정보 수정), 큐레이션 설정(차량정보 이후 단계부터 재설정), 브랜드 연결을 돕는 추가 팝업이 나옵니다.
여기서 "브랜드 연결"은 뭘 가리키는 걸까요? 브랜드 연결 페이지에서 "현대"를 적고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현대캐피탈렌터카"가 나왔습니다. 고객이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사용 중인 어플레이즈 계정을 연동해 기존 차에서 듣던 음악을 계속 들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맞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 스토어에 어플레이즈 앱이 정식으로 나온다면 사용하기 한결 편해지겠습니다(앱은 6월 중 출시 예정).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에서 개발된 어플레이즈는 아직 웹 브라우저에서만 켜집니다. 크롬에 최적화된 웹 페이지로 알려져 있는데 MS 엣지(edge), 네이버 웨일(whale) 브라우저에서도 잘 작동하더군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는 화면이 꺼진 백그라운드 환경에서도 잘 돕니다. 다만 금요일 저녁 퇴근 시간대처럼 이용자 급증으로 웹 부하가 늘면 연결 불안정으로 스트리밍이 멈추는 문제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서버 가용량을 늘리든 최적화를 거쳐 잘 보완했으면 좋겠습니다. 잘만 된다면 분위기 있는 카페나 음식점, 무인 매장에서 널리 쓰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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