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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갤럭시 S23, 좋기만 한가? 본문
오늘(6일) 삼성디지털프라자 경산본점을 다녀왔습니다. 갤럭시 S21+ 사용자 입장에서 새로 나온 갤럭시 S23 시리즈가 궁금했거든요. 점심시간이 막 지난 디지털프라자 1층엔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긴 책상 위에 진열된 갤럭시 S23 울트라, S23+, S23를 얼추 둘러보더니 곧바로 갤럭시 컨설턴트와 마주 앉아 상담을 진행하더군요. 1년 만의 새로운 S 시리즈니까 대중의 관심이 쏠릴 만합니다. S23 시리즈는 지금 살 만한 스마트폰일까요? 한두 시간 만져 본 소감을 전해드립니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깔끔합니다. S23(기본형)과 S23+는 아이폰스럽게, S23 울트라는 네모반듯하게 나왔습니다. 화면 타입(형태)은 S23과 S23+는 각각 6.1인치(153.9mm)와 6.6인치(166.5mm) 평면, S23 울트라는 좌우가 살짝 말린 6.8인치(173.1mm) 에지(edge)입니다. S23 울트라의 경우 화면 곡률(굽은 정도)이 S22 울트라보다 커져서 손에 쥐는 느낌(그립감)이 소폭 좋아졌습니다. S-펜은 왼쪽 밑에 잘 숨겨놨더군요. 누르면 부드럽게 '쏙' 나옵니다. 무게감은 전작과 비슷했습니다.
S23과 S23+의 그립감은 S23 울트라보다 별로였습니다. 액자틀처럼 테두리 장식이 뒷면보다 소폭 올라와 있어서 손에 닿는 감촉이 날카로웠습니다. 측면으로 제품 낙하 시 충격이 덜 가도록 일종의 프레임 설계를 강조한 듯했습니다. 아이폰 14의 옆면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후면 카메라를 등치선 형태로 모아 놓던 '컨투어 컷(contour cut)' 디자인은 사라졌습니다. LG 벨벳처럼 팬케이크형 카메라를 일렬로 배치했습니다(S22 울트라는 두 줄로 배치됨). 겉보기에는 깔끔한데요. S21 시리즈에서 늘어놓던 갤럭시만의 디자인 정체성은 사라졌습니다. 렌즈 경통이 얇아져서 제품이 덜 뜨는 점은 좋은데 '꼭 지웠어야 했나' 의문이 듭니다.
진열된 색상은 네 가지였습니다. 팬텀 블랙, 그린, 크림, 라벤더입니다. 제품 정보로 '자연을 닮은 컬러'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실물로 본 S23 시리즈의 색깔은 그저 그랬습니다. 라벤더는 S21+의 바이올렛에서 물이 많이 빠진 벚꽃잎 같았고, 커스터드 크림처럼 보였던 크림색도 생크림에 가까운 흰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린은 짙은 대나무색, 블랙은 아이폰의 스페이스 블랙과 톤이 비슷합니다. 삼성닷컴 단독 색상으로 준비된 라임, 스카이 블루, 그라파이트, 레드가 더 낫겠군요.
S23 시리즈에서 제가 가장 기대한 영역은 '카메라'였습니다. 카메라와 화면을 뺀 나머지 하드웨어 구성은 모델 별로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CPU와 NPU 성능을 높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8 Gen 2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RAM 8GB(울트라는 12GB), 저장 용량은 256GB 혹은 512GB, 45W PD(파워 딜리버리) 초고속 충전(S23 일반은 25W), 방열 성능과 면적을 확대한 히트파이프 방열 메커니즘이 공통으로 들어갑니다. 생각보다 모델 별 차이가 별로 안 납니다.
카메라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S23과 S23+는 전면에 1천2백만 화소(pixel), 후면에 5천만 화소 광각, 1천2백만 화소 초광각, 1천만 화소 망원 렌즈가 달립니다. S23 울트라는 후면에 2억 화소 광각, 1천2백만 화소 초광각, 광학 3배 줌 1천만 화소 망원, 광학 10배 줌 1천만 화소 망원 카메라가 각각 들어갑니다(전면 카메라는 S23/S23+와 동일).
참고로 2억 화소 카메라에는 삼성 아이소셀 S5KHP2 센서, 광학 3배와 10배를 지원하는 카메라 렌즈에는 소니 엑스모어 IMX754 센서가 들어갑니다. S5KHP2 센서는 주변 환경(밝기 등 특정 조건)에 따라 2억 화소, 5천만 화소, 1천2백만 화소로 촬영이 가능하고요. IMX754 센서는 S22 울트라의 1천만 화소 망원 카메라에 내장된 부품이기도 합니다. 저조도 이미지 처리 능력을 개선해서 화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합니다.
화질은 어땠을까요? S23 울트라에서 카메라 앱을 켜면 3:4(3 대 4) 아이콘이 보입니다. 건들면 왼쪽으로 나란히 200MP 3:4, 50MP 3:4가 표시됩니다. 200MP는 2억 화소, 50MP는 5천만 화소를 가리킵니다. 촬영 전 수평/수직 안내선을 켜고 피사체의 교차점을 비슷하게 맞추며 사진을 몇 차례 찍어봤습니다. S21+도 평소에 잘 안 쓰던 3:4 64MP(6천4백만 화소)로 올려서 이미지를 몇 장 담았습니다.
2배 줌으로 갤럭시 S23 사전예약 혜택 안내문을 찍어봤습니다. S23 울트라는 작은 글씨로 적힌 테두리가 잘 살아난 반면, S21+는 글자 외곽에 자글거리는 노이즈(noise)가 끼면서 경계가 흐릿하게 뭉개집니다. 천 패드와 마우스를 2배 줌 촬영한 이미지에서는 차이가 뚜렷해집니다. S23 울트라에서는 마우스에 그늘진 천 패드의 미세한 타공이 또렷하게 보이지만 S21+는 블러(blur, 흐림) 처리한 듯 이미지가 번져 보입니다. 색온도는 S21+ 보다 낮아서 다소 차가운 느낌이 듭니다.
2배 줌 전경 사진은 생각보다 별로였습니다. S21+는 유리 뒤편에 세워진 차량번호, 일부 보이는 디자인 윤곽을 부드럽게 잘 살렸는데 S23 울트라는 이미지 프로세싱 도중에 불필요한 뒷배경이라고 판단했는지 이미지 품질을 떨어뜨리더군요. 트렁크 리드 윤곽과 A-필러 경계를 거칠게 나타냈습니다. 근처에 있던 라운지 소파는 S21+에서 오히려 디테일이 좋았습니다.
S23+의 화질은 대체로 수긍할 만했습니다. S21+는 책상 위 검은 노트북을 찍으면 굳이 '따뜻하게' 필터 처리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S23+는 주변광을 억제하고 자연광을 좀 더 화사하게 표현하려고 하더군요. 선명도와 노이즈 억제력도 S21+보다 좋았습니다.
2배 줌 전경 사진은 놀랍게도 파트 별로 우열이 달랐습니다. 라운지 소파 경계면의 노이즈 억제력은 S23+, 표면 질감과 색농도, 밝기는 S21+에서 조금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저 멀리 뒷배경으로 담긴 SUV와 승용차, 건물 기둥을 비롯한 주변 오브젝트(객체) 표현력은 S23+가 소폭 더 나았습니다. S23+는 눈에 보이는 이미지보다 어두운데 디테일은 선명하게 살리는 경향이 있더군요. S23은 S23+랑 카메라 스펙(제원)이 같으니까 건너뛰겠습니다.
카메라가 손에 좀 익었나요? 아이돌 콘서트장을 가장한 데모 전시품이 눈에 띄더군요. '덕질은 갤럭시'라니. 홍보팀 담당자는 뭔가가 열려있군요. 시키는 대로 2억 화소로 무대를 찍어봅니다. S23 울트라로 찍으니 피겨(figure)의 얼굴과 표정이 화사하게 잘 담기는데요. S21+는 피사체까지 렌즈 거리가 좀 짧다고 판단했는지 초점을 좀처럼 못 잡습니다. 1천2백만 화소로 낮추면 초점은 맞지만 밝기가 '훅' 떨어집니다. 저조도 촬영에 강한 S23 울트라의 장점을 잘 살렸더군요.
가격은 얼마나 할까요? 갤럭시 S23 기본형은 256GB 1백1십5만 5천 원, 512GB 1백2십7만 6천 원이고요. S23+ 256GB 1백3십5만 3천 원, 512GB 1백4십7만 4천 원, S23 울트라는 256GB 1백5십9만 9천4백 원, 512GB 1백7십2만 4백 원입니다. 256GB로 사전 예약 시 512GB 모델로 받을 수 있고 추가 혜택으로 스마트싱스 스테이션 혹은 버즈2 프로 및 랜덤 케이스 묶음 구성을 9만 9천 원에 살 수 있는 쿠폰을 준다고 하는군요. 오프라인 매장(삼성 모바일스토어)에서 구입 시 액정파손보험 혜택(1년 1회, 자기 부담금 50% 지원), 클리어커버랑 25W 고속 충전기를 나눠줍니다.
몇 년 전 통신향폰으로 S10+를 사던 혜택만큼은 안 되는군요. 버즈 2 프로와 케이스 묶음 세트도 오픈 마켓에서 13~14만 원 사이에 팔던 구성이라서 끌리지 않습니다. 삼성 가전으로 깔맞춤 한 고객이라면 스마트싱스가 유용할 수 있겠으나 그다지 좋은 혜택은 아닙니다. 저장 용량 두 배 업그레이드 말고는 딱히 끌리는 게 없습니다. 보통 2년 주기로 스마트폰을 바꾸는데 S23 시리즈를 잠깐 만져본 느낌으로는 확신이 안 서는군요. 그냥 '어중간'합니다. 입질은 오는데 S21+에서 정작 넘어갈 만한 매력이 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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