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설탕 한 숟갈
어제(18일) 일부 KTX 편을 제외한 열차표가 싹 사라졌습니다. 코레일톡 첫 화면에는 극한 호우로 인한 선로 불안으로 열차 운행을 멈춘다는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오전 10시쯤 살핀 집 근처 기차역 전광판도 저녁 7시 9분 부산행, 7시 48분 서울행 KTX 말고는 없었습니다. 매일 같이 비가 쏟아진 탓에 일반 열차가 지나는 구간의 지반이 꽤 약해진 모양입니다. 급한 건 며칠 단위로 구미랑 경산을 오가던 동생이었습니다. 전날 저녁 구미역에서 경산역까지 가는 열차 편이 없어졌다며 걱정을 늘어놨거든요. 구미랑 동대구를 오가는 시외버스는 하루에 고작 네 번이고 시간대도 맞지 않았습니다. 기차로 단 10분 안팎인 동대구-경산 구간도 시내버스로는 빨라도 50분이 걸립니다. 몇 번의 환승과 폭우 속 이동에 부담을 ..
지난주 월요일(27일) 대구에서 안동대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서대구역을 찾아갔습니다. 출발지인 대구 북부 시외버스터미널 말고 얼마 전 서대구역을 거쳐 가는 시외버스 노선이 생겼거든요. KTX나 SRT 같은 고속 열차만 멈췄다 가는 서대구역이 어떻게 생겼나 둘러볼 겸 아침 8시쯤 집을 나섰습니다. 경산에서 서대구역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시내버스랑 지하철을 번갈아 타거나 한 정거장씩 기차를 두 번 갈아타는 식이었죠. 장단점은 뚜렷합니다. 전자는 차비가 덜 드는 대신(1,250~2,900원) 이동 시간이 길고(약 1시간 30~45분) 후자는 이동 시간이 짧은 대신(30여 분 안팎) 차비가 많이 듭니다(8,400원). 백팩을 울러맨 채 한 손에 우산과 에코백, 다른 손으로 캐리어를 끌고 다닐 정도로 ..
매주 평일 아침 8시쯤 포항역에서 바로 앞 버스 정거장까지 뜀박질을 펼칩니다. 한동대행 버스 환승 지점까지 이어주는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무작정 달렸습니다. 대구 버스를 공유하는 경산에서는 그냥 다음 버스를 타면 되지만 포항에서는 안 그렇습니다. 놓치면 적어도 15분, 길면 30분을 길에서 흘립니다. 포항역에서 한동대까지 운이 좋으면 약 1시간, 버스를 놓쳤다면 1시간 20분에서 30분이 걸립니다. 주변 사람들은 혀를 내두르며 "그렇게는 못 다니겠다" 말하지만 벌써 석 달이 다 되어갑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 피로가 몰려 파김치가 되는 것 말고는 괜찮더군요. 이용 중인 포항행 KTX-산천 231의 열차시간표는 이렇습니다. 7시 32분 동대구역에서 출발해 8시 7분 포항역에 도착하는데요. 열차가 제 시각에..
지난 14일부터 경산과 포항을 왕복하는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포항 한동대에서 주관하는 경북 휴스타(Hustar) 4기 교육을 받게 됐거든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업을 듣는 일정인데요.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할지, 원거리 통학을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장단점이 뚜렷했거든요. 전자(자취)는 몸이 편하지만 잡비가 많이 들고 후자(통학)는 이동 시간이 길지만 비용이 덜 듭니다. 오랜 고민 끝에 경산에서 포항까지 원거리 통학을 결정했습니다. 경산-포항 원거리 통학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채비를 하고 6시 40분쯤 집을 나섭니다. 경산역까지 5분쯤 걸어서 동대구역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습니다. 동대구역에서 20분 대기 후 7시 반에 출발하는 KTX 산천 열차를 타고 ..
현대인들에게 스마트폰 없는 삶이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라는 폭탄 선언과 마찬가지거든요. 아주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지갑을 잃어버려서 머릿 속이 송두리째 하얘졌는데요. 지갑 대신 스마트폰으로 모든 일상을 돌보는 디지털 문명 사회에서는 단 하루도 버티기 힘듭니다. 연락도 안 되고 유튜브도 못 보고 당장 몇 시 몇 분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마음의 준비 없이 "나는 자연인이다"를 강제 실행 당한 느낌일까요? 퇴근길 버스에서 잠들다 황급히 내렸더니 양 호주머니가 허전하셨나요? 늦었습니다. 당신 곁을 떠난 스마트폰을 하루 빨리 되찾으려면 당황하지 말고 뭔가 해야만 합니다. 내 소중한 개인정보는 당분간 내 지문과 나만이 아는 비밀번호로 지켜지겠지만 그동안 폰 없는 삶을 각오하며 평정을 되찾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