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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당일 장거리 주행, 필요한 급속 충전 횟수는?

커피스푼 2025. 2. 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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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당일로 서울까지 장거리 주행을 다녀왔습니다. 배터리 100%까지 충전된 제 차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말이죠. 이날 운행한 거리는 592km입니다. 경북 경산에서 서울 워커힐 호텔까지 300km, 호텔에서 경산까지 292km를 달렸습니다. 아이오닉 9를 일반 고객들보다 먼저 경험하고 직접 몰아볼 수 있어 제게 의미가 큰 주행이었지요.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 중인 제 캐스퍼 일렉트릭입니다.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 중인 제 캐스퍼 일렉트릭입니다.

 

급속 충전은 서울로 올라가면서 한 번, 집으로 내려가면서 두 번 했습니다. 처음에는 중부선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의 SK시그넷 200kW 초급속 충전소, 두 번째는 중부내륙선 충주휴게소(창원 방향)의 환경부(채비) 100kW 급속 충전소, 마지막으로 경산시 현충공원에 있는 채비 100kW 급속 충전소를 차례로 다녀왔지요.

 

급속 충전은 현장에서 바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날이 포근해서 평소 일요일보다 더 많은 차들이 보였는데 각 휴게소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 시설이 넉넉해서 따로 기다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는 늦은 아침 식사를 겸해서 찾아갔고 충주 휴게소는 아이오닉 9 행사를 다녀온 뒤에 느낀 허기를 달래러 들렀습니다. 경산시 현충공원은 굳이 충전하지 않아도 되는데 시간이 남아서 잠시 머물다 간 곳이지요.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하던 모습을 모았습니다.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하던 모습을 모았습니다.

 

빠른 급속 충전을 위한 배터리 컨디셔닝은 목적지 도착 약 15~20분 전부터 작동 중이었습니다. 배터리 잔량이 10% 밑으로 꺾이면 배터리 컨디셔닝이 꺼집니다.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 전기차 충전소에 도착했더니 배터리 잔량은 6%, 주행 가능 거리는 딱 12km가 남은 상태였지요. 아침을 굶고서 막 달린 저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충전 속도는 잘 오릅니다. 1분이 조금 지나자 충전 속도가 곧장 60kW를 넘어섭니다. 충전량 부족으로 몇 분간 배터리 컨디셔닝이 꺼졌는데 다행히 배터리 팩이 별로 식지 않았나 봅니다.

 

 

맥도날드에서 맥크리스피 디럭스 버거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맥도날드에서 맥크리스피 디럭스 버거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급속 충전되는 동안 굶주린 저도 급속 충전을 위해 맥도날드로 갑니다. 다른 식당가는 휑한데 맥도날드 안에는 고객들이 바글바글하더군요. 주문한 메뉴는 크리스피 디럭스 버거에 감자튀김,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입니다. 빠른 급속 충전에는 솔직히 이만한 메뉴가 없다고 봅니다. 주문이 몰려서 조금 기다림이 필요하긴 했지만요.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 후 결제된 내역입니다.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 후 결제된 내역입니다.

 

다 먹고 차로 돌아왔더니 배터리 충전량은 80%를 넘어섰습니다. 충전소에서 맥도날드까지 걸어서 4~5분, 맥도날드에서 대략 30분을 보내고 온 동안 제 캐스퍼 일렉트릭도 슬슬 배가 부르기 시작했지요. 약 42분간 가져온 전력은 40.22kWh, 결제된 금액은 1만 3,963원이고요. 1kWh 당 충전 단가는 EV 인프라 기준으로 347.2원입니다.

 

 

충주 휴게소(창원 방향)에서 급속 충전하던 모습입니다.
충주 휴게소(창원 방향)에서 급속 충전하던 모습입니다.

 

두 번째로 만난 충주 휴게소의 전기차 충전소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보다 좋다고 느낀 점이라면 충전 시설에서 화장실까지 거리가 가깝고 간단한 먹을거리도 사서 가져오기 좋다는 점이었지요.

 

배터리 잔량은 충분했습니다. 호텔 주차타워에서 68%, 1시간 24분간 105.6km를 달리는 동안 35%가 빠졌습니다. 배터리 컨디셔닝은 휴게소 도착 직후 바로 꺼졌지요. 솔직히 조금 더 가서 급속 충전할 계획이었는데 허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서 마지못해 세웠습니다.

 

 

충주 휴게소(창원 방향)에서 급속 충전 후 결제된 내역입니다.
충주 휴게소(창원 방향)에서 급속 충전 후 결제된 내역입니다.

 

초반 충전 속도는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와 비슷했습니다. 충전 시작 1분쯤 입력되는 전력값이 62~63kW로 치솟더군요. 호텔 편의점에서 미리 구입한 줄김밥을 우적대며 잠시 시간을 보냈더니 충전이 끝났습니다. 약 27분간 26.73kWh가 충전됐고 결제된 금액은 9,280원입니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채비 전기차 충전소는 모두페이(모두의 충전 앱 결제 수단)로도 결제가 가능해서 좋더군요. 앱에서 모은 6,111포인트를 탈탈 털어낸 실 결제 금액은 3,169원입니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사고로 정체가 있었습니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사고로 정체가 있었습니다.

 

충주 휴게소를 벗어나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약간의 정체가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보아하니 오후 4시 낙동분기점 부근에서 사고가 있었다고 나오더군요. 거북이처럼 느릿하게 기어가던 흐름은 약 30분이 지나자 서서히 풀렸습니다. 중부선 김천분기점에서 경부선으로 접어들면서는 보통의 휴일처럼 평온한 주행을 이어갔지요.

 

 

경산시 현충공원(성암산 공원)에서 급속 충전하던 모습입니다.
경산시 현충공원(성암산 공원)에서 급속 충전하던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경산시 현충공원의 채비 전기차 충전소는 계획에 없었습니다. 배터리 잔량도 30% 안팎이라 집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완속 충전을 걸어도 상관없었는데 일부러 급속 충전하러 왔습니다. 채비스테이 관련 활동으로 적립된 채비 크레딧, 부여된 V 멤버스 혜택을 알뜰하게 잘 쓰고 싶었거든요. 일반 채비 고객보다 15% 저렴한 비용으로 급속 충전을 하니까 1kWh 당 385원이 아닌, 327.25원으로 결제됩니다. 1kWh에 295원이 된 차지비 완속 충전보다 차액이 더 줄었지요.

 

채비의 급속 충전 시설을 줄곧 이용하며 가장 편하다고 느낀 점은 PNC(플러그 앤 차지) 충전이었습니다. 충전기 앞 커넥터를 들고 와서 차에 꽂고 운전석에 들어가서 기다리면 충전이 시작됩니다. 보통의 전기차 충전 시설은 연락처를 입력하거나 카메라 앱으로 QR 스캔, NFC 결제 인증을 마친 뒤에 커넥터를 꽂아야 하는데 PNC가 지원되는 채비의 전기차 충전기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경산시 현충공원(성암산 공원)에서 급속 충전 후 결제된 내역입니다.
경산시 현충공원(성암산 공원)에서 급속 충전 후 결제된 내역입니다.

 

배터리는 30%에서 90%까지 채웠습니다. 42분간 32.895kWh가 충전됐고 결제 금액으로 1만 765크레딧이 빠졌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전기차 충전소는 80% 충전이 끝나는 대로 자리를 금방 비우게 되는데 여긴 한적해서 목표한 80% 충전보다 10% 더 채우게 됩니다.

 

저와 캐스퍼 일렉트릭은 이렇게 집 밖에서 꼬박 반나절(12시간)을 보냈습니다. 보통의 시승 후기에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시내 주행에 알맞은 차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 기준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운전자를 받치는 시트의 좌판, 서포트가 조금 더 잘 만들어졌다면 가끔 중장거리 주행에도 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거든요. 급속 충전 전략만 잘 짠다면 저처럼 서울을 당일로 다녀오는 주행쯤은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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