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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eG80 전기차, 내연기관 G80은 이젠 안녕...

커피스푼 2021. 6. 1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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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가 6월 12일부터 30일까지 G80 전동화 모델을 전시합니다.

12일 서울 상암 문화비축기지 T4에서 '리:크리에이트(Re:Create)' 특별 전시가 열립니다. 아티스트의 손길을 거쳐 재탄생된 업사이클링(up-cycling) 작품과 지속 가능한 미래가 담긴 제네시스 브랜드 미디어 아트, 소품을 선보이는 자리인데요. 지난 4월 인터넷에 공개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도 같이 나옵니다. 코나 EV나 쏘울 EV, 니로 EV처럼 전동화된 작은 차는 많이 봤는데 그랜저보다 큰 G80을 전동화했다니 새삼스럽군요. 올 하반기 국내에 전기차로 출시될 예정이지만 차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G80 전동화 모델로 소개하더군요. 저는 부르게 쉽게 편의상 'eG80(Electrified G80)'이라 하겠습니다. eG80은 과연 어떤 차일까요?

eG80 앞모습입니다.
eG80 옆모습입니다.
eG80 뒷모습입니다.

제네시스 eG80은 G80 뼈대 가운데에 배터리를 깔고 전기 모터를 앞뒤로 하나씩 넣어 만든 전기차입니다. 배터리 용량은 87.2kWh, 차축 앞뒤에 실린 전기 모터의 출력은 136kW(약 185마력), 토크는 350Nm(약 35.7kg.m)까지 냅니다. 합산 최대 출력과 토크만 272kW(약 370마력), 700Nm(약 71.4kg.m)인 셈이죠. 배터리를 꽉 채우면 427km(국내 기준 연구소 측정치)를 달린다고 합니다. 아이오닉5 롱 레인지(72.6 kWh)보다 배터리가 넉넉해도 기본 차체가 무겁고 늘어난 배터리 무게에 따라 서스펜션도 보강해야 해서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리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럼에도 멈춰있다 급출발하면 4.9초 만에 100km/h를 찍을 만큼 가속력은 좋군요.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전기차용 AWD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입니다.
DAS 작동 인포그래픽입니다(이미지는 '하이! 현대트랜시스 공식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eG80의 전기 모터는 주행 상황에 따라 뒷바퀴(2WD)만 돌리거나 네 바퀴 전부(4WD) 굴리기도 합니다. 현대트랜시스가 만든 전기차용 사륜 구동(AWD)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DAS, Disconnector Actuator System)'이 들어있는데요. 일반 도로에서는 모터와 구동축을 분리시켜서 두 바퀴(2WD)로 차를 움직이고 빗길과 눈길, 임도와 같은 험로를 다닐 때는 떨어뜨려놨던 모터와 구동축을 이어서 네 바퀴(4WD)를 굴리게 만든 장치입니다. 감속기에 붙여서 모터와 구동축 연결을 관할하는데요. 전기차 주행 성능과 주행 가능 거리를 끌어올리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eG80에 적용된 19인치 휠타이어입니다.

복합 전비(연비)는 4.3km/kWh(19인치 휠 타이어 기준)입니다. 공력 성능을 높이려고 터빈(turbine) 모양의 전용 휠까지 달았다는군요. 안정된 승차감 확보를 위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기본으로 달렸습니다. 차 앞에 달린 카메라로 관찰된 노면과 3차원 내비게이션 지도 데이터를 분석해 서스펜션 감쇠력을 스스로 조절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개발한 RANC(Road-noise Active Noise Control)가 적용됐습니다.

주행 소음 저감 대책으로는 ANC-R(Active Noise Control-Road)이 마련돼 있습니다. 차 안에 설치된 센서 4개, 마이크 6개로 수집된 노면 소음 파장을 분석해서 반대 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계속 내보내 불쾌한 소음을 걸러줍니다. 불규칙하게 튀는 소리 진폭을 완만한 굴곡으로 다듬어서 귓가를 거슬리지 않게 해 줍니다. 주변 소리를 줄여주는 갤럭시 버즈 프로나 에어팟 프로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Active Noise Cancelling)과 그 역할이 같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까요?

eG80은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그동안 제네시스 G80에서 보지 못했던 색깔인 '마티라 블루(Matira Blue)'도 오직 eG80을 위해 준비했다고 합니다. 남태평양 마티라 해변의 맑고 깨끗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보는 각도에 따라 코발트 블루(군청색), 에메랄드 블루(청록색), 터콰이즈 블루(짙은 청록색)로 보이게끔 특수 안료를 더했습니다.

eG80의 지매트릭스 그릴 우상단에 충전구가 숨어 있습니다.
eG80을 제네시스 홈 충전기에 연결해 충전 중인 모습입니다.
eG80 지붕에는 솔라 루프가 씌워져 있습니다.

eG80의 충전구는 차 앞에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격자 장식을 한 지매트릭스(G-matrix) 그릴 오른쪽 위를 누르면 충전구가 열립니다. 두 줄로 길게 늘어진 LED 헤드램프와 연장된 느낌을 주려고 안쪽에 두 줄로 된 크롬 장식을 더했군요. 충전구 타입은 현대·기아자동차에서 두루 쓰이는 DC콤보입니다. 충전기를 향해 차를 앞으로 주차시켜야 하는 점은 아쉽네요. EV6처럼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해 만든 차는 아니지만 220V 전기용품을 꽂아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을 갖춘 점이 마음에 드네요. 전력은 3.6kW까지 공급됩니다. 차 바닥에 깔린 고전압 배터리 팩은 400V/800V 급속 충전을 지원합니다. 350kW급 초급속 충전기에 물리면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22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차 지붕에는 햇빛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솔라 루프(solar roof)를 씌웠습니다. 하루에 730Wh(5.8시간 발전량)씩 채워줍니다.

eG80 실내 모습입니다.

실내는 G80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대신에 색상과 소재를 차별화했죠. 다크 그린(진녹색) 투톤으로 차 안을 꾸몄습니다. 공조기 주변과 문 장식에 달린 원목 장식(포지드 우드 가니쉬)은 가구를 만들며 나오는 자투리 목재를 재활용해 만들었습니다. 혼 커버와 가운데 콘솔 주변부, 시트, 2열 암레스트는 천연 염료로 색을 입힌 가죽을 감싸고 재활용 PET로 만든 원단을 실내 곳곳에 적용해 제네시스의 새로운 지속 가능성을 담아냈습니다.

eG80이 전시될 문화비축기지 내 공간입니다.

eG80은 전기차 시대의 부름에 응답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결과물입니다. 70년대 석유 파동을 거쳐 41년간 국가 1급 보안 시설로 엄격한 관리를 받던 이곳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를 나누는 전진 기지로 다시 태어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전 세계 바다를 떠돌며 생태계를 교란했을 플라스틱과 한 줌의 잿 덩어리로 사라질 뻔했던 나무 조각들이 퍼즐을 맞추며 자동차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쩌면 eG80은 재탄생된 G80을 대변하는 하나의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연기관 차에 조용한 작별을 고하는 제네시스의 첫 메시지를 '리:크리에이트' 전시회로 진솔하고 담백하게 풀기 위함이었을까요?

제네시스의 eG80 특별 전시는 6월 30일까지(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평일/주말 동일) 열립니다. 올 하반기 제네시스가 제안하는 새로운 지속 가능성을 마주할 준비가 되셨나요? 이달이 다 가기 전에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품고 나온 G80을 만나고 오시길 바랍니다. 저는 거리가 멀어서 가고 싶어도 못 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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