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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벤츠 EQA, 아이오닉5랑 EV6보다 좋을까요? 본문
지난 10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EQA를 선보였습니다. 내연기관차인 벤츠 GLA의 뼈대에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싣고서 만든 전기 SUV입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한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와는 다릅니다. 코나 EV, 니로 EV처럼 기존의 앞바퀴 굴림 내연기관 차를 전동화시킨 모델이거든요. 사람들이 주목한 건 EQA의 가격이었습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상한선(6천만 원)에서 10만 원 뺀 5,990만 원에 맞췄거든요. 테슬라 모델3 롱 레인지, 모델Y 스탠다드(5,999만 원)와 비슷한 가격이기도 합니다. 벤츠의 삼각별을 품은 EQA의 실 구매가가 아이오닉5, EV6랑 별 차이가 없어 주목받고 있지요. EQA는 좋기만 할까요? 비교해봤습니다.
1. 5,990만 원? 아이오닉5로 견주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제안한 EQA의 판매가는 5,990만 원부터입니다. 개별소비세 3.5% 인하분을 적용한 가격이지요. 기본형인 EQA 250이 5,990만 원이고 몇 가지 스타일링 품목을 더한 EQA 250 AMG 패키지, AMG 라인 가죽 시트랑 앞좌석 통풍 기능, 서라운드 뷰 카메라, 부메스터(Burmester) 사운드 시스템까지 담은 EQA 250 AMG 패키지 플러스로 옵션이 나뉩니다. AMG 패키지는 500만 원, AMG 패키지 플러스는 800만 원을 더 얹어야만 합니다.
현대 아이오닉5와 견주면 어떨까요? 아이오닉5 2WD(후륜) 롱 레인지 프레스티지에 모든 품목을 담았습니다. 개별소비세 5% 기준 차 가격은 6,249만 원이지만 3.5% 기준을 적용하면 381만 원 감액된 약 5,868만 원이 됩니다. EQA 250 대비 편의 기능이 풍부한데도 120만 원 정도 저렴합니다. 벤츠의 삼각별 프리미엄까지 가격에 붙여서 비교해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으나 가격 대비 순수한 쓰임새는 아이오닉5가 더 낫습니다. 아이오닉5보다 멀리 가는 기아 EV6도 이와 다르지 않을 거라 예상합니다.
2. EQA의 주행 가능 거리, 국내 환경부 측정치까지 지켜봐야
벤츠 EQA 250는 배터리를 꽉 채우면 427km를 간다고 합니다. 물론 유럽의 국제 소형차 인증(WLTP) 기준 수치이지요. 배터리 용량은 66.5 kWh입니다. 아이오닉5 스탠더드(58 kWh)보다는 많고 롱 레인지(72.6 kWh)보다는 적습니다. WLTP 기준 주행 가능 거리는 WLTP 기준 아이오닉5 2WD 스탠다드(19인치)가 400km, 롱 레인지가 각각 485km(19인치), 470km(20인치)입니다.
단순 계산된 전비는 어떨까요? 주행 가능 거리를 배터리 용량으로 나눠봅니다. EQA는 약 6.4km, 아이오닉5 2WD 스탠다드는 약 6.9km/kWh, 2WD 롱 레인지가 6.68km/kWh(19인치), 6.47km/kWh(20인치) 수준이라 할 수 있군요. EV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등록된 주행 가능 거리를 보겠습니다. 아이오닉5 2WD 스탠다드가 342km, 롱 레인지가 429km(19인치, 빌트인 캠 미적용, 적용 시 423km), 405km(20인치)로 뜹니다. 국내 환경부 인증 수치는 WLTP 대비 85.5~88.4% 낮게 나오는군요.
EQA 250의 환경부 기준 주행 가능 거리는 얼마큼 나올까요? 배터리 80.3 kWh를 품고 나왔던 EQC 400 4MATIC을 보겠습니다. WLTP 인증 수치는 417km였고 환경부 인증 수치는 308.7km였습니다. EQC도 내연기관 차인 GLC를 기반해 만든 전동화 모델이지요. 주행 가능 거리는 WLTP 대비 74% 낮았습니다. EQA가 WLTP 기준 427km였어도 환경부 인증을 거쳐 나올 주행 가능 거리는 316~365km, 잘 나와야 377km 안팎이 될 듯합니다. 배터리 64 kWh를 품은 코나 EV가 405.6km, 니로 EV가 385km(환경부)였던 걸 생각하면 EQA의 주행 가능 거리는 아이오닉5 2WD 스탠다드와 비슷하게 나올 듯합니다.
주행 가능 거리가 긴 차를 선호한다면 기아 EV6가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오닉5보다 배터리 용량이 더 많거든요. 77.6 kWh를 품은 EV6 롱 레인지 2WD(19인치, 국내 기준)는 475km, 네 바퀴 다 굴리는 AWD는 441km입니다. 배터리를 일부 덜어낸 스탠다드로도 370km를 다닐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나중에 WLTP 기준 500km 넘게 다닐 수 있는 EQA 롱 레인지를 선보인다고 하나 나온다 해도 EV6 롱 레인지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3. EQA는 아이오닉5, EV6보다 작고 좁아요
벤츠 EQA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앞뒤(전장)가 4,463mm, 좌우(전폭)가 1,834mm, 전고(높이)는 1,620mm, 바퀴 간 거리(휠베이스)는 2,729mm입니다. 아이오닉5을 견주면 어떨까요? 높이는 소폭(15mm) 낮으나 172mm 길면서 56mm 넓고 바퀴 간 거리는 271mm 더 깁니다. EV6와 비교해도 다르지 않습니다. 70mm 낮지만 217mm 더 길고 46mm가 넓습니다. 휠베이스 역시 171mm 더 길기도 합니다. GLA를 경험한 운전자라면 EQA가 넓다는 생각이 안 들 겁니다. 머리 공간(헤드룸)은 두 차보다 여유가 있겠으나 뒷좌석 공간은 비좁게 느껴질 겁니다. 앞바퀴 굴림 플랫폼으로 만든 차라고 해도요.
4. 통풍시트 넣으려면 AMG 패키지 플러스 택해야
차 살 때 포기할 수 없는 편의 기능 중 하나가 통풍 시트입니다. EQA 250은 앞좌석에 열선만 적용됐군요. 500만 원 더한 AMG 패키지라도 다를 게 없습니다. 통풍 시트 빼고 AMG 전용 휠, 파노라믹 선루프, AMG 라인(line) 인테리어, AMG 매트만 적용 됐거든요. 운전대 열선 기능은 EQA 250은 있는데 AMG 패키지부터는 없습니다. AMG 패키지에서 300만 원을 더 줘야만 통풍 시트가 추가되는군요. 통풍 시트를 위해 기본 트림에서 800만 원을 더 부어야 한다니. 안팎의 멋을 위해서라면 통풍 기능의 부재는 감수해야 한다는 걸까요?
아이오닉5는 기본 트림인 2WD 스탠다드 익스클루시브부터 앞좌석 열선과 통풍 기능을 제공합니다. 실내 미세먼지 저감 기능과 애프터 블로우까지 갖춘 듀얼 풀오토 에어컨도 기본화돼 있지요. 트림을 프레스티지로 한 급 올리면 친환경 소재를 더한 천연 가죽 시트로 바뀌고 우등 고속버스처럼 다리를 떠받치는 앞좌석 레그레스트,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2세대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까지 골고루 묶이게 됩니다.
EV6도 아이오닉5의 상품 구성과 별 다르지 않습니다. 2WD 에어부터 앞좌석 열선과 통풍 시트가 적용되며 공기 청정 시스템, 애프터 블로우,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까지 모두 같습니다. 어스로 한 급 올리면 나파 가죽 시트가 적용되는데요. 다이내믹 웰컴 라이트 기능과 앞뒤로 순차(시퀀셜 타입) 점등되는 방향지시등,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 지능형 헤드램프를 기본화하는 등 일부 구성에서 아이오닉5와 차별점을 보이기도 합니다.
EQA 250도 기본 품목은 잘 갖추고 있기는 합니다. LED 헤드램프에 오토 하이빔, 인조가죽으로 된 아티코(Artico) 컴포트 시트, 나파 가죽으로 감싼 스포츠형 운전대, 오토 에어컨, 메모리 시트, 후방 카메라,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시스템(충돌 회피 조향 보조,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사각지대 경고, 긴급 제동 보조 등), 스마트폰 무선 충전, 전동식 테일게이트, 공기 청정 패키지까지 상품 구성을 제법 잘 하긴 했습니다. 윗급 트림을 AMG 내 외장 위주로 화려하게 꾸미는데 집중한 게 흠이지만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EQA로 6천만 원 안팎의 전기차 시장에 조용히 문을 두드렸습니다. 일부 트림 별 상품 구성이 만족스럽지 않으나 벤츠의 삼각별에 큰 뜻을 품은 예비 전기차 운전자에게는 EQA가 끌릴 만도 하겠군요. 아이오닉5의 현대, EV6의 기아, 모델3·모델Y의 테슬라보다 브랜드 가치가 더 뛰어나면서 기본 트림(EQA 250)으로 구매 계약 시 가성비가 좋기까지 합니다.
EQA의 방향성은 아이오닉5보다는 EV6랑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고급스러우면서 화려한 멋을 낸 실내, 안팎을 잘 꾸민 AMG 패키지와 AMG 패키지 플러스는 EV6 GT 라인(롱 레인지 한정)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아이오닉5는 EQA와 다르게 유니버설 아일랜드나 레그 서포트처럼 공간 활용성과 거주성에 집중한 차라 지향점이 다릅니다. 모델3·모델Y는 거대한 모니터가 줄 수 있는 신비함, 인포테인먼트에 역량을 쏟은 차라는 건 알겠는데 조립 품질은 여전히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여러분들이라면 어떤 차를 고를까요? 브랜드 가치가 중요하다면 EQA를, 거주성과 공간 활용성을 바란다면 아이오닉5를, 미려한 디자인에 꽉 찬 기능을 원한다면 EV6를, 새 소프트웨어로 달라지는 운전 경험을 우선한다면 모델3·모델Y를 추천드리겠습니다. 차마다 장단점이 뚜렷하니 무엇보다 직접 타 보고 결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이상으로 벤츠 EQA와 관련한 아이오닉5 및 EV6 비교 콘텐츠 작성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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