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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2021 K3, 아반떼보다 나을까요? 본문
18일 금요일 오전 9시 반, 기아자동차 동대구 드라이빙센터를 찾았습니다. 2021년형으로 얼굴을 바꾼 K3를 잠시 만나기로 했거든요. 드라마 미생 속 장그래가 K3에 오르며 완생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K3가 과연 사회초년생들의 공감을 살 만한 자동차였을까요? 그러기엔 아반떼가 솔직히 더 끌리기도 합니다. 한 차례 얼굴을 바꿨어도 아반떼가 겉으로 보기에 더 멋있고 더 나중에 나온 신차니까요. 보통 차 값이 비슷하면 최신 기능이 가득찬 모델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2021 K3는 아반떼로 쏠린 무게추를 되돌릴 수 있을까요?
기아차 동대구지점 3층에서 시승 관련 서류를 쓰고 직원을 따라 지하로 내려왔습니다. 차 키를 받아 K3를 깨우고 차량용 엘리베이터로 향합니다. 1층 도착 후 문이 열리자 바로 옆 지상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운전석에서 내리고 보니 차 색깔이 사진보다 더 예쁩니다. 밖은 청바지와 비슷한 미네랄 블루, 안은 주스용 당근이 떠오르는 오렌지 브라운으로 꾸몄더군요. 시승차로 운영 중인 K3에는 시그니처 트림에 10.25인치 UVO 내비게이션(125만 원), 10.25인치 계기판 클러스터(40만 원),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45만 원), 선루프(45만 원)까지 모두 묶여 있었습니다. 차 값만 2,489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 탁송료 제외)입니다. 아반떼 1.6 인스퍼레이션 풀옵션(2,527만 원)과의 차액은 대략 3, 40만 원이 납니다.
운전석과 운전석 뒷문을 열어 시트와 공간을 살폈습니다. 좌판 길이는 적당하더군요.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착좌감은 아반떼와 비슷했습니다. 등받이 좌우로 뻗어나온 사이드 볼스터가 허리 양쪽을 제법 잘 지지해 줍니다. 조이는 느낌 없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을 정도며 옷과의 밀착성도 무난합니다. 시트 위치는 아반떼보다 살짝 높은데요. 실내 구성 차이가 더해져서 아반떼가 더 낮게 깔리는 느낌을 줍니다.
화면 구성도 다릅니다. K3는 계기판 클러스터와 돌출된 UVO 내비게이션으로 분리된 형태를 띠고요. 아반떼는 화면 두 장(클러스터+내비게이션 화면)을 하나로 길게 이어붙인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차 안에서 느끼는 구성의 만족감은 아반떼가 더 높습니다. 전투기 조종석(아반떼 카탈로그에 적혀 있음)이란 느낌에는 공감하기 어렵지만 중심이 운전자에게 쏠린 듯한 모습임은 분명합니다. 2021 K3는 좌우가 균등하군요. 가운데 내비게이션 화면이 부쩍 커진 점, 아반떼처럼 오토 홀드(Auto hold)에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가 들어간 게 다입니다. 눈에 띄는 큰 변화점은 없습니다.
K3를 대로변에 끌고 나왔습니다. 되는대로 드라이빙센터 주변을 돌기로 합니다. 범어네거리를 바로 지나서 유턴했다가 MBC네거리에서 우회전해 망우당 고가차도와 화랑교를 건너서 방촌동까지 갔다가 유턴해서 되돌아가는 12.6km 코스입니다. 2년 전 이곳 근처에서 현대차를 시승했을 때 주로 다녔던 구간이기도 합니다. 누적 운행 거리 500km를 갓 넘은 K3로 길을 떠나봅니다. 노말, 에코, 스포츠, 스마트 중에 주행 모드를 스마트로 맞추고, 섭씨 21도로 맞춰 오토 에어컨을 켜뒀습니다.
범어네거리 앞에 왔습니다. 대구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달구벌대로를 마주하고 있어 차로 폭이 넓기도 합니다. 신호를 기다리며 오토 홀드를 눌렀습니다. 예전의 K3는 제동 페달에 발을 기대며 누르고 있어야 했지만 2021 K3는 그럴 필요가 없군요. 물론 아반떼는 K3가 얼굴을 바꾸기 전에 달려 있었죠. IVT 무단변속기와 1.6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은 2세대 K3에 선 적용됐는데요. 혹평받던 삼각떼보다 완전 변경된 아반떼에서 이 파워트레인이 재평가되더군요. 어느덧 출시 4년 차를 맞은 K3도 그에 맞게 완성도가 높아졌는데 말이죠.
범어네거리를 빙 돌아 MBC네거리에서 우회전합니다. 방촌동까지 가는 길목도 차들이 만만찮게 많았습니다. 효신네거리와 효목네거리를 지나 망우당 고가차도에 오릅니다. 제한속도 60km/h에 맞춰 달리는데 차 바닥에서 올라오는 주행 소음이 잘 들어오는군요. 차를 멈춰 가만히 귀를 열고 있을 때는 조용하다고 생각했는데요. 50km/h 위로 속도를 올리니 생각이 짧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차급에 맞게 적당히 설계돼 있습니다. 소음 유입은 아반떼와 같거나 비슷합니다. 정차 중 진동은 가늘게 있고요.
방촌동을 찍고 드라이빙센터로 돌아왔습니다. 12.4km를 33분 달리는 동안 연비는 12.6km/l가 찍혔군요. 10km 지점까지는 13.4km/l가 뜨기도 했습니다. 차 바퀴에는 17인치 휠과 금호타이어 마제스티 솔루스(225/45 R17)가 신겨져 있는데요. 적정 공기압임에도 승차감이 아반떼보다 단단했습니다. 부드러운 주행감을 위한다면 16인치(205/55 R16)로 한 급 줄이는 게 좋겠습니다. 안정된 자세로 굽은 길을 지나거나 과속 방지턱을 만났을 때 승차감 균형이 잘 잡힐 듯합니다.
아반떼에 견준 2021 K3의 상품성은 어떨까요? 가격표를 살펴봤습니다. 아반떼의 기본 트림인 스마트는 사이드 미러를 못 접게 만들고, 모던으로 한 급 올려야만 전동식 접이가 되는군요. 인포테인먼트 내비I 패키지(250만 원) 속에 '사이드 미러(전동접이)'를 깨알같이 적어놨습니다. 2021 K3는 기본형인 트렌디부터 전동접이, 전동식 조절, 열선 기능까지 되는 사이드 미러를 기본화했습니다.
타이어 선택폭도 아반떼는 다소 제한적입니다. 16인치 휠 타이어를 따로 고를 수 없거든요. 무조건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골라야만 합니다. 모던부터 17인치(50만 원)를 선택형으로 넣을 수 있고요. K3는 트렌디에서도 16인치 휠 타이어(40만 원)를 고를 수 있어요. 원한다면 스타일 패키지(100만 원, 17인치 휠 타이어, LED 헤드램프, LED 보조제동등,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포함)를 골라서 프레스티지 트림의 구색을 맞출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프레스티지는 통풍시트가 앞좌석 전체로 깔리는데요. 아반떼는 모던을 골라도 통풍시트는 운전석만 됩니다. 동반자석까지 통풍시트를 적용하려면 컴포트I(72만 원, 앞좌석 편의)를 넣거나 인스퍼레이션 트림으로 한 급 더 올려야 합니다. 트림 별 상품 구성이나 선택 품목 목록을 보면 오히려 K3로 내 차 만들기가 더 유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반떼가 조금 더 크면서 더 나은 디자인, 더 앞선 실내 구성으로 강점을 보이지만 상품 구성은 약간 고쳤으면 좋겠군요.
이런 점에서 K3 2021은 여전히 가격에서 경쟁력있다고 판단됩니다. 프레스티지에 드라이브 와이즈, 10.25인치 UVO 내비게이션, 10.25인치 클러스터를 고르면 차 값은 대략 2,243만 원(개별소비세 3.5% 인하분 기준)이 됩니다. 이와 같은 기준의 아반떼를 맞추려면 2,232만 원이 듭니다. 모던 트림에 하이패스 시스템 및 ECM 룸미러, 현대 스마트 센스 I, 인포테인먼트 내비 II, 통합 디스플레이를 넣는 식입니다. K3 프레스티지에는 있지만 아반떼 모던에서 따로 골라야 하는 LED 보조제동등과 LED 리어 콤비 램프까지 더한다면 그 차액(익스테리어 II 포함 시 2,301만 원)은 더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K3 2021를 고민하고 있다면 위 조합으로 견적을 내 보고 동급의 아반떼와 비교해 보셨으면 하네요. 이상으로 K3 2021 시승 겸 아반떼와의 비교 콘텐츠 작성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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