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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스텔란티스 EV 2021, 그들의 전기차 로드맵은? (상) 본문
한국 시각으로 8일 저녁 9시 30분. 글로벌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가 EV 2021 온라인 전기차 전략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의 지프와 크라이슬러, 닷지, 램, 유럽의 푸조, 시트로엥, 피아트, 오펠, 알파 로메오, 마세라티 등 무려 17개 자동차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데요. 전기차 시대로 전환 중인 미국·유럽 자동차 브랜드의 현 상황과 전동화 성장 계획, 그룹 차원에서 시도 중인 전동화 플랫폼 유형과 배터리 기술 개발 근황들을 잘 압축해서 보여주더군요. 스텔란티스 그룹은 EV 2021에서 어떤 내용들을 다뤘을까요? 내용이 길어 상편과 하편으로 나눠서 준비했습니다.
1. 전기차 고객들은 무엇을 원하나?
전기차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고객들은 무엇을 더 원할까요? 그들은 내연기관을 품은 LEV(저공해차)에서 BEV(배터리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니 ICE(내연기관 차)보다 친환경적이면서 조용하고 주행 특성이 전혀 달라서 감각적이기까지 하거든요. 소음 진동이 적고 승차감이 편안해서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비용 절감 혜택이 많아서 전기차 전환에 전혀 개의치 않다는 의견도 있었죠.
전기차 고객들은 더 나은 가속력과 더 늘어난 주행 거리, 더 쉬운 배터리 충전을 원하더군요. 300 km 안팎을 다니는 지금의 도심형 전기차 말고 더 빠른 속도로 한 번에 더 멀리 다녀올 수 있는 거점형 전기차 말이죠. 앱으로 언제든 가까운 전기차 충전소를 바로 찾아가 배터리를 쉽게 채우길 바라는 점까지 우리나라나 유럽이나 별 다를 게 없어 흥미로웠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 상수도 기업 수에즈(SUEZ), 글로벌 화물 운송 기업 DHL도 전동화된 경상용차(LCV)의 화물 운송 능력과 이동성에 주목하며 친환경차 운용 비중을 계속 늘리는 중이지요.
티에리 코스카스(Thierry Koskas) 스텔란티스 그룹 세일즈 마케팅 총괄은 "2030년에는 저공해차 판매 비중을 유럽에서 70%, 미국에서 40% 이상까지 늘리겠다"라고 하더군요. 전 세계 인구의 64%가 지구 환경 보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어서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룹 내에서도 전기차가 소형차 고객의 80%, 콤팩트 및 중형차 고객의 90%, 경상용차 고객 100%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2026년부터는 전기차 총구입비가 내연기관 차와 같아져서 대부분의 고객들이 전기차를 택할 것으로 전망하더군요.
2. 자동차 브랜드, 그들의 계획은?
Michael Lohscheller 오펠 브랜드 CEO
오펠(Opel)은 지난 2017년부터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올해는 전동화된 경상용차 9종을 선보이고요. 연말에 브랜드 첫 수소 전기차(FCEV)로 Vivaro Fleet 상용차를 출시합니다. 오펠 E-랠리 원 메이크 컵 대회를 열어 브랜드 이미지를 다지고요. 2024년까지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서 2028년에 유럽에서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목표는 세 가지입니다. 젊은 층, 녹색화(친환경), 글로벌인데요. 2015년 중국을 떠났던 오펠이 전기차 브랜드로 재진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더군요. 전기차로 되살린 만타(Manta) EV로 독일의 젊은 층 고객을 흡수하고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내용인데요. 계획대로 잘 실현될지는 두고 보겠습니다.
Tim Kuniskis 닷지 브랜드 CEO
닷지(Dodge)는 아메리칸 머슬을 자랑하는 자동차 브랜드입니다. 쿼터 마일 드래그 레이스에서 가장 빠른 머슬카로 이름 올린 닷지 챌린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4 도어 세단인 닷지 차저가 있는데요. 평범한 전기차는 안 팔겠다고 선언합니다. 아메리칸 e머슬(eMuscle)을 팔겠다며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더군요
전동화 흐름 속 팬덤을 넓힐 닷지의 전략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은 미국 인구 4분의 1에 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력에 주목했습니다. 전기차를 가장 잘 받아들이는 세대거든요. 힘을 연결하는 소비력(Spending Power), 전기차의 힘(Electric Power), 마력(Horse Power)의 시너지로 닷지의 팬층이 한층 더 두터워질 것이라 보더군요. 기존에 거듭된 엔진 성능 개선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면 이제는 브랜드의 지능적 진화를 위해 전동화를 결정하기에 이릅니다.
2024년 전 세계 최초의 순수 전기 머슬카를 선보인다는 닷지의 야심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Linda Jackson 푸조 브랜드 CEO
유럽에서 저공해차(LEV)로 업계 3위를 달리는 푸조의 전략은 어떨까요? 푸조는 이미 유럽에 판매 중인 차의 70%가 전동화 모델이라더군요. 전기 해치백인 e-208, 전기 소형 SUV인 e-2008은 각 세그먼트에서 둘째로 잘 팔릴 만큼 인기가 좋고요. 지금은 내연기관 차랑 배터리 전기차를 팔아서 남는 이윤 비중이 거의 같아졌다네요. 향후 2025년까지 유럽에서 판매 중인 모델 전부를 전동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Mike Koval 램 트럭스 브랜드 CEO
아메리칸 픽업 트럭과 상용차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낸 램 트럭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램은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라며 이미지 재정립에 나섰습니다. 힘과 성능, 견인 및 운반, 적재물 및 화물 적재 능력에 특화된 전동화 모델 라인업을 구축한다는데요. NVH 개선, 동력 성능, 효율성, 친환경 이미지, 유지비 절감 등 해결 과제는 잔뜩 밀린 모양입니다. 최대 150 kW급 급속 충전, 충전소 위치 안내, 스마트폰 제어 등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된 e테크놀로지 포트폴리오 완성에 힘을 기울인다고 하네요.
2024년에는 풀사이즈 대형 배터리 전기차(BEV)를 선보인다고 합니다. 그 시작점이 램 1500 픽업트럭이고요. 2025년까지 대부분의 램 트럭 세그먼트에 전동화 설루션을 마련합니다. 늦어도 2030년까지 모든 세그먼트에 전동화 모델을 적용하겠다고 못 박기도 했죠. 고객의 요구를 완벽히 들어줄 전기차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당당하게 활보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보겠습니다.
Olivier Francois 피아트 브랜드 CEO
피아트는 간결함, 재미, 사회성을 타고난 이탈리아의 소형차 브랜드였습니다. 친환경의 부름에 응답한 피아트는 모두를 위한 이동성,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그 말은 즉 더 간결하고, 더 운전하기 재밌어야 하고, 심지어 지구를 지킬 아이코닉한 전기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작년 10월에 선보인 전기차 뉴 500 일렉트릭이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유럽 전역에 3만 대 넘게 팔렸는데요.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 팔린 전기차로 이름 올린 것도 모자라, 유럽 10개국에서는 도심형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습니다. 불과 석 달 전에는 삼성 SDI 배터리 팩 납품 부족으로 감산을 결정했을 만큼 인기가 좋다고 하네요.
피아트의 향후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2년에 전동화된 경상용차인 e-두카토(Ducato)를 출시하고요. 피오 리노(Fio rino)를 뺀 나머지 경상용차도 완전 전동화시킨다고 합니다. 2024년에는 배터리 전기차 4종을 선보임과 동시에 피아트 고성능 브랜드인 아바스(Abarth)도 배터리 전기차로 100% 전환하겠다고 하네요.
그럼 유럽에서 내연기관 차를 배터리 전기차로 언제 바꾸는 게 좋을까요? 피아트 CEO는 빨라도 2025년, 늦어도 2030년 안에는 전기차로 바꾸라고 제안합니다. EU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에 얽매지 않고도 내연기관 차와 동등한 값에 전기차를 살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그때까지 알맞은 수준으로 배터리 원가 절감이 실현될지 궁금해집니다.
Christian Meunier 지프 브랜드 CEO
1941년 제2차 세계 대전과 역사를 함께한 지프는 "무배출의 자유(Zero Emission Freedom)"을 내걸었습니다. 올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출시한 랭글러 루비콘 4Xe는 그린카 저널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친환경성을 입증했는데요. 유럽 전역에 판매 중인 4Xe SUV 가운데 지프 컴패스 4Xe, 레니게이드 4Xe가 이탈리아에서 저공해차 세그먼트의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북미에서는 랭글러 4Xe가 가장 많이 팔렸고요. 태양광 패널을 단 전기차 충전소로 주변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2022년형 그랜드 체로키 4Xe도 이날 EV 2021 발표회로 처음 선보이기까지 했죠.
지프의 전동화 계획은 뭘까요? 2025년에는 자동차에 운전자 얼굴이 감지되면 즉시 문 잠금을 풀고 알아서 시동을 걸어주는 바이오메트릭 인식 기술, 같은 전기차끼리 배터리를 공유하는 P2P(Peer-to-Peer) 충전, 드론과 연결해 오프로드 길 안내를 돕는 지프 드론 페어링 기능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물론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차들로 SUV 세그먼트를 꽉 채울 예정인데요. 프리미엄 왜고니어 라인업까지 전동화시킨다고 합니다. 전동화 비중은 전 모델의 70%가 될 거라네요.
2030년에는 오프로드 자율 주행 기능을 더한다고 합니다. 디지털 선글래스 장비류를 머리에 쓰면 자율 주행 중인 내 차 위치와 주변 상황을 바로 볼 수도 있고요. 한밤 중에는 동반자석까지 풀 플랫으로 시트를 평평하게 만들어 누워 있어도 차가 스스로 어둠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생활의 전동화(Life Electrified)"가 실현될 10년 뒤에는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수고가 많이 줄어들겠군요.
이처럼 스텔란티스 그룹은 기존 내연기관 차의 전동화에 온 힘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일반 소비자용 전기차 시장 말고도 경상용차의 전동화를 거쳐 저공해차 업계의 리더가 되길 바라고 있죠. 올해부터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동화를 서두르며 연말에 첫 수소 전기차를 내놓는다고 합니다. 배터리 전기차에 최적화된 네 가지 유형의 새 플랫폼 말고도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며 다양한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개발한다는데요.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향후 e-커머셜 시장까지 선도하는 브랜드로 발돋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으로 스텔란티스 EV 2021 전기차 로드맵에 관한 첫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하편에서는 스텔란티스 그룹 차원에서 계획된 배터리 전기차 개발 방향과 투자 관련 내용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다음 글 :
2021.07.10 - [이 차 저 차] - 스텔란티스 EV 2021, 그들의 전기차 로드맵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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