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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딜카로 그랜저 IG 몰아보니... 본문
지난 주말, 그랜저 IG를 몰았다. 카 셰어링 앱 딜카로 차를 빌려서 여기저기 다닐 계획이었지만, 막상 달린 거리는 56km. 신형 그랜저에 기대가 컸던 걸까? 한 달에 1만 대 넘게 팔리는 차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잘 생기고, 깔끔해진 건 알겠는데, 운전이 밋밋하고 불편해서 계획을 접었다. 차라리 기아 K7이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
LPG 차라서? 235마력과 28.6kg.m토크를 내는 3리터 엔진과 농익은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불만이 없었다. 점점 올라가는 가스 충전비에 비해 조금 모자란 듯한 연비를 빼면 말이다.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 가솔린 3.3, 디젤 2.2 모델이었어도 별 차이를 못 느낄 듯하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로 나뉜다. 모드에 따라 변속 시점과 속도, 운전대 조작감, 가속 페달의 응답성이 달라진다. 짧게 달리며 제일 만족했던 모드는 '에코'였다. 기어가 2천rpm 부근에서 빨리 바뀌고, 굽은 길을 따라 달리거나 쭉 뻗은 도로에서 신속히 차선을 바꾸기 좋았다. 컴포트에선 운전대가 너무 가볍게 돌고, 변속이 지나치게 느긋했다. 스포츠는 고속 주행에 특화된 모드인데, 갑자기 속도를 확 줄이는 상황에서 운전대가 꽤 무거워진다.
운전하는 재미는 느끼기 어려웠다. 시트 높이를 아래로 한참 낮췄는데도 머리카락이 천정에 닿아서 불편했다. 앉은키가 커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랜저랑 같은 뼈대로 만든 K7만은 그렇지 않았다. 작게 만든 사이드미러도 불만이다. 기존 그랜저 HG보다 보이는 범위도 좁고, 운전대를 위로 밀어올려도 무릎이 계속 닿아서 운전하는 내내 짜증을 참아야 했다. K7에서 느끼지 못했던 실망을 나중에 나온 그랜저에서 느낄 줄이야. 여행 계획을 단번에 접어버렸다.
차 안으로 들려오는 소음은 적다. 택시로 타는 그랜저의 아늑함이랄까. 흡음재와 차음재를 골고루 붙여서 바람 소리와 노면 소음을 잘 걸러냈다. 그래서인지 엔진음이 선명하게 들린다. 가끔 시동 후 공회전 상태에 있을 때 트렁크 쪽에서 툭툭 치는 듯한 진동이 느껴지는데,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쯤이면 금방 잦아든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노블2 플러스가 끼워졌다. 시속 30km로 과속 방지턱을 넘으니 승차감이 제법 탄탄했다. 시속 80km로 달려도 조용했다.
딜카로 빌려 탄 그랜저에서 마음에 들었던 건 몇 가지 옵션뿐이었다. 파노라마 선루프, 앞 좌석 통풍 시트, 뒷 좌석 열선과 LED 룸램프, 운전석 및 동승석 전동 시트 정도다. 트렁크는 힘주어 세게 닫아야 하고, 지방에서 느끼는 순정형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 솜씨는 여전히 신통치 않았다.
LPG 엔진이 들어간 이 차의 판매 가격은 2,625만원부터다. 딜카로 운영되는 그랜저 IG 렌터카는 모던(2,895만원) 트림에 파노라마 선루프(103만원), 휠 패키지(18인치 알로이 휠타이어 및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47만원)가 추가된 3,04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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