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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끝났다 수능

커피스푼 2017. 11. 2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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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수능철이 지나면 당분간 한적해집니다.

 

 

정부가 우려했던 일은 다행히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능이 별일 없이 끝났다. 지진과 잇따른 여진으로 몸 고생, 마음고생 많았을 포항 수험생들에게 수고했단 말 전하고 싶다.

 

나야 뭐... 수능 없이 편하게 가려고 수시를 택했다. 등록금 걱정 덜한 전문대로 말이지. 고3 2학기 초에 일찌감치 넣어뒀기 때문에 내게 수능은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만. 그럼에도 선생님은 야간 자율학습은 꼭 하고 가란다. 기술 학습서 펴 놓고 한두 시간은 잘 버티다가 지루해져서 연습장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 모습을 누군가 흘겨봐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민폐만 끼치지 않으면 되는걸.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갑자기 어디선가 책탑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다. 공부하는 척하면서 PMP로 영화를 몰래 보던 친구가 학생 주임에게 걸렸다. 그 자리에서 양 손바닥을 내려치는 회초리 소리에 주변의 친구들은 화들짝 놀란다. 집중을 흩트리는 참교육의 소리. 난 아무렇지 않았다. 찔릴 게 없었으니까.

 

밤 10시. 종이 울린다. 대체 뭐 하러 이렇게까지 늦게 남았다 싶다. 다니는 학원이라도 있었으면 야자 없이 그냥 빠졌을 텐데. 그럴 만한 돈이 없기도 했다. 자전거 타는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야자가 끝났다는 기쁨에 사로잡혀 분노의 질주만 해댈 뿐이다.

 

이럴 때가 언제였나 머리를 긁적인다. 다시 되돌아간다면 수능이라도 쳤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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