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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BMW i 비전 앰비, 바이크? 자전거? 둘 다 아닙니다 본문
지난 6일 BMW가 i 비전 앰비(Amby)를 선보였습니다. 미래의 도심형 모빌리티죠. 겉으로는 전기 자전거처럼 보이지만 스쿠터만큼 빠르고 전기 자동차만큼 멀리 다녀올 수 있는 또 하나의 이동 수단입니다. 사이클 트랙에서 25 km/h, 도심에서 45 km/h, 다차선 외곽 도로에서 60 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고요. 프레임 한가운데 달린 2 kWh 배터리로 300 km까지 다닐 수 있습니다. 최신 자동차의 주행 안전 기능과 스마트폰으로 연결되는 공유 자전거 기능까지 모두 갖췄죠. BMW i 비전 앰비는 독일 뮌헨에서 개최 중인 IAA 모빌리티 2021에 전시됩니다. 더 알아볼 특징은 없을까요?
1. 보통의 전기 자전거와 다른 디자인
비전 앰비는 전기 모터와 배터리만 추가된 일반적인 자전거와 다릅니다. 고속 주행에 최적화된 사이클 같기도 하고 두툼한 바퀴를 보니 작은 오토바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브레이크 및 기어 조작과 관련된 배선들이 외부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BMW 모토라드의 DNA가 주입된 새로운 전동화 모델로 봐야 할까요? 보통의 단거리 이동용 전기 스쿠터보다 역동적입니다.
구조 및 기능성은 독특합니다. 핸들 바 위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및 고정을 겸한 마그네틱 브래킷을 깔고요. 뼈대 위쪽을 H형으로 갈라서 노트북 가방이나 배낭을 끼울 수 있게 만들었죠. 핸들 바 정면에는 수평형 LED 램프, 시트 포스트(안장) 뒤에 수직형 LED 리어 램프를 달았습니다. 좌 핸들에는 LED 조명을 켜고 끄는 세로형 레버와 방향 지시등을 넣는 가로형 레버를, 우 핸들에는 라이딩(주행) 모드를 설정하는 세로형 레버와 기어 단수를 조절하는 가로형 레버를 뒀습니다. 라이딩 모드 세팅 값(25/45/60)까지 리어 램프 아래의 전자 잉크(e-ink) 화면에 띄우는 개념이 신기하네요.
배터리는 한가운데에 고정되며 모드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가 달라집니다. V-모드 1(최고 25km/h)에서는 300 km 이상, V-모드 2(최고 45km/h)에서는 180 km, V-모드 3(최고 60km/h)에서는 75 km를 다닐 수 있습니다. 페달을 밟고 있을 때만 보조 동력이 제공되며, 고속 충전 시 세 시간 정도면 배터리가 다 찹니다. 변속기는 주행 시스템과 통합돼 있으며 앞뒤에 120 mm 서스펜션, 27.5 인치 휠에 일반 규격보다 넓은 타이어를 신겨서 고속 주행 시 승차감과 안정감을 높였습니다. 앞바퀴와 뒷바퀴, 배터리는 일반 나사로 고정 후 쉽게 분리 가능한 구조로 만들었다는군요. 배터리까지 다 합친 무게는 30 kg밖에 안 됩니다.
2. 스마트키, 지능화된 내비게이션이 되는 스마트폰
비전 앰비를 이용하려면 BMW i 비전 앰비 앱이 필요합니다. 앱으로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용자 프로필을 불러온 뒤 보험 범위까지 지정해야만 운행이 가능해지죠. 최신형 자동차에 든 디지털 키처럼 스마트폰의 안면 인식 기능으로 키 잠금 및 배터리 상태를 살필 수 있고요. 앱에 저장된 사용자 프로필(키, 다리 치수)대로 시트 포스트 높이를 알아서 맞춰줍니다. 도난 방지 기능과 커스텀 프로그래밍을 겸한 이모빌라이저 말고도 비전 앰비 위치 검색 기능도 제공됩니다.
마그네틱 브래킷에 고정된 스마트폰은 내비게이션으로 작동합니다. 히어(Here) 지도 서비스와 연동한 지오펜싱 기술로 도로 유형을 인식해 주행 모드와 보험 적용 범위를 자동으로 맞춰줍니다. 공원을 낀 자전거 전용로에서는 시속 25 km, 도심에서는 시속 45 km, 외곽 지역의 다차선 도로에서는 시속 60 km까지 알아서 제한 최고 속도를 바꿉니다. 주행 환경에 따라 자전거가 됐다가 스쿠터가 됐다가 투어링 바이크로 변신을 거듭합니다. 물론 수동으로 주행 모드를 바꿔도 됩니다.
주행 안전 기능은 웬만한 전기차 못지않습니다. ABS 시스템 및 자동 제동 보조 기능이 들어있어 안전하게 잘 멈추고요. 낮에는 LED 주간 주행등, 짙은 어둠을 헤치며 달릴 때는 오토 하이빔 보조가 켜집니다. 자동차에서 기본화된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최대 140 m 뒤에서 다가오는 자동차를 감지해 알려주는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전용 스마트폰 앱에서 작동)까지 갖췄죠.
BMW i 비전 앰비는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꾸는 "멀티 페르소나"를 쏙 빼닮았습니다. 주행 환경에 따라 자전거, 스쿠터, 바이크로 마구 바뀌니 특정 차종으로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유럽에서 추진 중인 2인승 마이크로 전기차보다 부피가 작으니 기동성에서 장점이 뚜렷하죠.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라인업까지 갖추고 있어서 콘셉트로 마냥 끝나지 않을 듯합니다. 네 바퀴로 달리는 전기차는 흔해졌지만 비전 앰비와 같은 올인원 모빌리티 개념은 신선하게 느껴지거든요. 단순한 전기 자전거 그 이상의 가능성이 시장에서 실현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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