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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신형 포드 레인저, 사납게 바뀐 픽업트럭 본문
지난 24일 포드가 호주에서 신형 레인저를 선보였습니다. 포드 코리아가 수입 판매 중인 3세대 레인저보다 얼굴이 사납군요. 전폭과 휠베이스가 50mm씩 늘어나 실내와 화물 적재칸이 넓어졌습니다. 서스펜션과 섀시를 개선해 승차감과 조향 성능을 보완하고 프론트 오버행을 줄여서 험로 주파가 더 쉬워졌습니다(접근각 30도, 이탈각 25.6도). 유럽 및 글로벌 시장용 모델은 3리터 V6 디젤 엔진과 자동 10단 변속기 옵션으로 더 호쾌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4세대 모델로 완전변경(풀체인지)된 신형 레인저는 2022년 태국과 남아공(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양산되며 미국 시장용 레인저는 내년 상반기에 공개됩니다.
레인저는 매버릭보다 크고 F-150보다 작은 중형 픽업트럭입니다. 기존 레인저(와일드트랙 기준)가 전장 5,490mm, 전폭 1,870mm, 전고 1,850mm, 휠베이스 3,220mm였으니까 새 레인저는 전폭이 1,920mm, 휠베이스가 3,270mm쯤 됩니다. 쌍용의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 길면서 소폭 좁습니다. 쉐보레의 3.6 V6 가솔린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보다는 큽니다.
얼굴과 윤곽은 한층 대담하고 사나워졌습니다. F-150을 계승한 C자형 클램프 헤드램프가 포드 엠블럼에서 양쪽으로 쭉 뻗은 블랙 그릴을 꽉 뭅니다. 전기차나 고급차에서 볼 법한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들어가네요. 체커기 패턴을 닮은 가운데 블랙 그릴과 H자로 떠받친 플라스틱 클래딩, 하부의 알루미늄 스키드 플레이트는 서로 연결되며 조화를 이룹니다. 플레이트 양쪽 밑에는 견인 훅(hook)이 달립니다. 클래딩 뒤에 숨은 범퍼는 웬만해선 상처 입히기 어렵겠군요
옆모습은 간결하면서 뚜렷합니다. 기존 레인저는 앞뒤 펜더를 둥글게 말아서 부피감을 드러냈다면 신형 레인저는 숄더와 캐릭터 라인을 반듯한 직선으로 쫙 펼쳐서 각을 내 강인한 얼굴을 돋보이게 합니다. 앞뒤 휠 아치를 연결하는 발판, 도어 밑을 움푹 파낸 기교는 든든한 차체를 강조한 듯합니다. 뒷바퀴 바로 뒤에는 화물 적재용 발판이 설치됩니다.
뒷모습은 한결 나아졌습니다. 양쪽 LED 리어램프를 이으면서 아령 모양 윤곽을 테일게이트에 드러냈거든요. 손잡이는 적재함 내부 장식과 연결돼 T자를 이루며 더 커진 포드 엠블럼에 검은 테두리를 진하게 둘렀습니다. 차명(Ranger)은 다른 레터링 장식 없이 음각으로 새겼습니다. 자연스레 테일게이트와 테일램프로 시선이 머뭅니다. 얼굴과 매치(match)가 잘 되는 디자인 이랄까요?
적재함은 누군가의 작업 운반용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전폭이 50mm 넓어져서 풀 사이즈 화물 팔레트를 위치 변경 없이 트럭 베드에 그대로 실을 수 있고요. 울퉁불퉁한 표면을 평탄화한 플라스틱 블랙 라이너를 깔고 내부에 설치된 화물 결속 고리를 밴드로 이어서 적재물을 단단히 붙들 수 있습니다. 적재함 뒤 테일게이트는 이동식 작업대(Work bench)로 쓰기 좋습니다. 테일게이트 끝에 자재를 고정하기 좋게 클램프와 눈금자 매달 곳을 만들어놨거든요. 적재함 왼편에 12V 파워 아웃렛도 달립니다.
실내는 F-150만큼 현대화됐습니다. 3-스포크 운전대에 계기판은 포드 브롱코처럼 디지털 클러스터로, 가운데 터치 화면은 세로형으로 긴 12인치를 달았습니다. 공조 기능과 비상등만 다이얼 및 물리 버튼으로 빼내고 포드 싱크 4(Sync 4) 인포테인먼트는 화면 안에서 다룹니다. 포드에서는 코스트-투-코스트(Coast-to-Coast) 계기판이라 부릅니다. 와일드트랙보다 등급이 낮은 트림(XL, XLS, XLT, 스포츠)에는 세로형 10.1인치 화면이 달립니다. 둘 다 소프트웨어 무선(OTA) 업데이트로 항상 최신화되며 좁은 곳을 지나거나 주차 시에는 360도 카메라 화면을 보여줍니다.
차내 편의 기능도 잘 갖췄습니다. 공조 패널 밑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가 설치되며 스마트폰에서 포드패스(FordPass) 앱으로 차 시동을 걸거나 문 잠금 및 해제, 공조 기능 조절도 됩니다. 부츠형 기어 노브 대신 전자식 변속 레버(e-시프터)를 달아 운전 편의성도 좋아졌습니다. 파트타임 사륜구동 모델은 전기식 시프트-온-더-플라이 방식으로 2H, 4H, 4L를 오가며 풀타임 사륜구동 모델은 2H, 4H, 4L, 4A(토크-온-디맨드 방식, 상시 4륜) 네 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합니다.
신형 레인저를 이끄는 엔진은 세 가지가 쓰입니다. 새롭게 추가된 3리터 V6 디젤 터보 엔진, 기존의 2리터 4기통 디젤 엔진은 상용차 수요에 대응한 저출력 싱글 터보와 고출력 대응형인 바이터보(Bi-Turbo) 모델로 나뉩니다. 가솔린으로는 범용적으로 쓰이는 2.3리터 4기통 에코부스트 엔진이 깔립니다. 변속기는 지금의 자동 6단(토크 컨버터형)을 대신한 10단 자동 변속기, 혹은 트림에 따라 수동 6단이 맞물립니다.
국내에 4세대 신형 레인저가 들어오려면 2022년 하반기까지 기다려야겠군요. 호주의 경우 트림 별 상품 구성까지 어느 정도 마쳤지만 우리나라는 픽업트럭이 인기를 끄는 시장은 아니거든요. 포드 코리아에서 미는 주력 모델은 익스플로러이지, 레인저는 와일드트랙과 최고급형인 랩터뿐이라서 쉐보레 콜로라도보다 수요가 적습니다. 브롱코 출시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굳이 차를 일찍 받아올 모험은 안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갖고 온다면 스포츠, 와일드트랙이 괜찮겠습니다. 한국형 패키징 후 얼마에 차를 갖고 올지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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