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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쉐보레 볼트 EV, 코란도 이모션의 대안인가? 본문
쉐보레가 국내에서 볼트 EV 미디어 및 인플루언서 시승회를 열었습니다. 2022년형으로 부분변경된 크로스오버 전기차인데요. 올 2분기 내 고객 인도를 알리는 차원에서 행사가 기획된 모양입니다. 가격은 4,130만 원입니다. 전기차 보조금이 더해지면 서울에서 3천만 원 초중반, 대구·경북에서 3천만 원 안팎에 마련되겠군요. 성격이 다르지만 3,880~4,390만 원에 판매 중인 코란도 이모션보다 합리적 대안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부분변경된 볼트는 외장 디자인이 꽤 달라졌습니다. 예전의 볼트는 애매하게 삐져나온 내연기관차 모습에 가까웠으나 눈매와 뒤태가 선명해진 지금의 볼트는 전기차다운 구석이 두드러집니다. 가늘게 만든 LED 램프, 깔끔하고 세련된 얼굴, 갸름해진 리어램프 그래픽이 눈에 띕니다. 좌우 플라스틱 클래딩을 두툼하게 연결한 범퍼는 여전히 투박하지만 5년 전 볼트보다는 낫습니다. 블랙 하이그로시 장식에 블랙 보타이 엠블럼으로 깔맞춤한 모습도 다르죠.
국내 정서와 잘 맞지 않던 실내 구성도 보기 좋아졌습니다. 트래버스나 타호처럼 오래된 분위기가 안 납니다. 어떻게든 물리 버튼 모아두기를 고집하는 트레일블레이저보다 더 낫습니다. 툭 튀어나온 전자식 변속 레버 대신 버튼을 누르거나 살짝 당기는 타입으로 바꿔서 수납 편의성을 더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기능성도 풍부해졌습니다. 운전석 계기판에는 8인치, 가운데 터치 화면에는 10.2인치 패널이 들어갑니다. 대충 보면 코란도 이모션과 비슷해 보이지만 만듦새, 소재 구성은 볼트가 우위에 있다고 판단됩니다.
볼트는 니로보다 수치상 여러 모로 작은데 전고는 50mm 높습니다. 휠베이스가 니로 대비 120mm 짧은 2,600mm인데요. 앞좌석 밑 발 공간과 무릎 공간이 폴스타 2보다 넓습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만들어져서 센터 콘솔 뒤 영역도 편평합니다. 예전 볼트에서 있었던 2열 에어 벤트는 없습니다. USB-A, USB-C만 달랑 남았습니다. 러기지(트렁크) 공간은 405리터며 뒷좌석은 6:4 비율로 접힙니다. 트렁크 밑 수납공간이 넓은 점이 좋습니다. 프렁크는 없습니다.
차 바닥에는 66kWh짜리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이 달립니다.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414km를 달리며 17인치 타이어(215/50 R17)로 복합 전비 5.4km/kWh를 냅니다.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는 괜찮은데 히트 펌프가 안 달려서 겨울철 주행 가능 거리가 273km까지 확 줄어듭니다. 급속 충전으로 배터리를 80%로 채우는 데 1시간이 걸립니다. 히트펌프를 품은 코란도 이모션도 DC 100kW 입력이 가능하나 상온에서 307km, 저온에서 252km를 움직일 뿐입니다. 사나흘에 적어도 하루는 충전소에 머무를 도심형 전기차에 가깝습니다.
볼트 EV는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운전자에게 알맞은 보급형 전기차로 보입니다. 크기는 작으나 실내를 에워싼 유리의 면적이 동급 차들보다 넓어서 운전 시야가 좋습니다. ACC(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360도 어라운드 뷰랑 다름), 하이빔 보조가 묶인 테크 패키지(180만 원)를 추가해도 보조금에 기대면 3천만 원 중반에 살 수 있어 가성비가 괜찮습니다. 집밥이 보장된 운전자에게 훌륭한 대안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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