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설탕 한 숟갈

기아 EV6 GT, 시승해봤습니다 본문

이 차 저 차

기아 EV6 GT, 시승해봤습니다

커피스푼 2022. 11. 30. 00:47
반응형

기아 대구 동서변대리점입니다. EV6 GT를 시승차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기아 대구 동서변대리점입니다. EV6 GT를 시승차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어제(28일) 기아 대구 동서변대리점에 다녀왔습니다. 고성능 전기차 EV6 GT를 시승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1인치 네 바퀴로 제로백 3.5초, 최고 속도 260km/h를 내는 EV6 GT는 시승차로 잘 운영되지 않아 만나기 쉽지 않았습니다. 집 근처 카셰어링 존에서 차를 빌려 찾아가는 데만 약 50분이 걸렸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편도 1시간 40분이나 되는 먼 곳이었죠.

 

 

서변1공영주차장에서 출차하던 모습입니다.
서변1공영주차장에서 출차하던 모습입니다.

동서변대리점에는 주차할 곳이 없었습니다. 셀프 시승하러 줄곧 찾아간 대구 만평 지점은 서비스센터를 겸한 곳이라 주차가 편했지만 이곳 대리점 사정은 달랐습니다. 건물 뒤편 골목은 물론 아파트 단지 사이로 차들이 가득 세워져 있었습니다. 별 수 없이 서변1공영주차장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주차 요금은 최초 30분까지 4백 원, 10분 당 2백 원이 추가됩니다. 저공해차인 더 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빌린 보람이 있네요. 입차 후 1시간 반이 지났는데 요금은 달랑 7백 원이었거든요.

 

차를 대고 3분쯤 걸어 대리점 문을 엽니다. 시승 예정인 오후 2시보다 10분 일찍 찾아갔는데 EV6 GT는 현장에 없었습니다. 고객 시승 안내 중이라 도착이 늦겠다는 영업사원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안에서 20분쯤 더 머물다 뒷골목에서 시승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EV6 GT의 앞모습입니다.
EV6 GT의 앞모습입니다.

외장 색상은 요트 블루, 실내는 블랙 바탕에 형광색(네온)이 조금씩 쓰였습니다. 선택 품목으로는 와이드 선루프, 빌트인 캠이 추가된 모델이었습니다. 가격은 7,327만 원(개별소비세 3.5%, 세제혜택 반영 후)이며, 국고보조금은 3백1십만 원(50% 구간)이 지원됩니다.

 

 

EV6 GT의 뒷모습입니다.
EV6 GT의 뒷모습입니다.

앞모습과 뒷모습은 스포티 룩(Sporty look) 모델인 EV6 GT-라인과 별 다르지 않았습니다. 앞범퍼의 수평형 그릴과 인테이크 장식이 세로형 돌기로 바뀌고 뒷범퍼의 가로형 반사판(리플렉터)도 세로형으로 바뀌었습니다. GT 배지가 붙어도 앞뒤로 둘러보기만 했을 때 고성능 모델인지 바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EV6 GT의 옆모습입니다.
EV6 GT의 옆모습입니다.
EV6 GT는 21인치 휠 타이어를 끼웁니다.
EV6 GT는 21인치 휠 타이어를 끼웁니다.

차이는 옆모습에서 뚜렷해집니다. 바퀴 안쪽에 매달린 형광색 브레이크 캘리퍼(전륜 4-피스톤 모노블록), 거대한 디스크 브레이크, 개구율이 큰 21인치 휠이 GT 모델임을 증명합니다. 타이어는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츠 4 S(서머 타이어), 규격은 255/40 ZR21이며 트레드웨어는 300입니다. GT-라인의 20인치 타이어(콘티넨탈 크로스콘택트 RX, 255/45 R20, 트레드웨어 480)보다 편평비가 낮고 마일리지가 짧으나 트랙션 성능에서 평가가 좋은 제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V6 GT의 운전석 문을 연 모습입니다.
EV6 GT의 운전석 문을 연 모습입니다.
EV6 GT의 일체형 스포츠 버킷 시트는 이렇습니다.
EV6 GT의 일체형 스포츠 버킷 시트는 이렇습니다.

운전석 문을 열고 실내를 살펴봅니다. 형광색 라인, 바늘땀 장식이 들어간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버킷 시트가 눈에 띕니다. 옆구리를 받치는 좌우 서포트가 돌출된 형태며 좌판도 위로 봉긋 솟아서 보통의 EV6보다 파묻히는 느낌이 듭니다. 표면이 스웨이드로 처리돼 옷과 달라붙는 느낌은 좋은데 통풍 기능은 없습니다. 시트 위치도 6-방향(등받이 기울기, 좌판 높이, 좌판 앞뒤) 모두 수동으로 조절되며 두께는 얇아서 쿠션감은 좀 단단합니다.

 

 

EV6 GT의 실내는 이렇습니다.
EV6 GT의 실내는 이렇습니다.

도어 트림 중 문 손잡이와 창문 스위치 사이 영역도 스웨이드 질감이 느껴집니다. 천장 마감재로 스웨이드가 쓰였나 싶을 만큼(제네시스 GV70보다 거친 느낌) 촉감이 괜찮았는데 A-필러는 딱딱한 플라스틱 느낌이 두드러집니다. 번들거리는 블랙 하이그로시 장식이 덜 보여서 괜찮긴 합니다. 운전대는 D컷 타입이며 오른쪽 밑에 형광색 GT 버튼이 추가됩니다. 그 밖의 실내 구성은 GT-라인과 같습니다.

 

 

EV6 GT의 뒷문을 연 모습입니다.
EV6 GT의 뒷문을 연 모습입니다.

뒷좌석은 일반 EV6보다 소폭 넓었습니다. 시트가 얇아서 더 넓어 보인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운전석 뒤 무릎 공간(레그룸)은 대략 주먹 두 개 반이 나오며 발취(발 공간)는 신발코가 바듯하게 들어갈 정도로 비좁습니다. 좌판은 앞좌석만큼 긴데 바닥이 높아서 살짝 오므려 앉는 자세가 나옵니다. 대리점에서 시승 코스 시작점까지 잠시 느꼈던 승차감은 1열보다 떨어졌습니다. 쿠션감은 앞좌석보다 나은데 뒤쪽 댐핑이 단단해서인지 저속 이동 중에도 통통 튑니다.

 

 

EV6 GT 시승 중 운전석 시점을 담아봤습니다.
EV6 GT 시승 중 운전석 시점을 담아봤습니다.

시승 코스 시작점에서 하차 후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시트 높이가 낮아서인지 머리 공간(헤드룸)과 운전 시야(가시성)는 EV6보다 좋았습니다. 잔여 배터리 61% 상태에서 주행 정보를 초기화하고 회생 제동 모드는 오토 혹은 레벨 0~1로 조절하며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시승 구간은 서변 IC~파군재 IC 인근 강변도로와 팔공산 순환도로를 거쳐 동서변대리점까지 24km나 됩니다. 다른 기아 지점보다 시승 허용 구간, 주행 시간이 꽤 깁니다.

 

 

EV6 GT의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꾼 모습입니다.
EV6 GT의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꾼 모습입니다.

주행 모드는 운전대 왼쪽 밑 버튼으로 조절합니다. 에코, 노멀, 스포츠 세 가지가 있는데요. 일상 주행용으로는 노멀이 가장 어울렸습니다. 에코 모드는 가속 응답이 아이오닉 5만큼 무디고 굼뜹니다. GT-라인 사륜(2,055kg)보다 100kg 더 무거워진 EV6 GT(2,160kg)의 기본 거동이 그랬습니다. 대신에 뒷바퀴 위주의 토크는 출발 직후 앞바퀴로도 잘 넘어가는 느낌입니다. 노멀에서는 가속 페달 조작량이 줄면서 가볍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노멀 대비 하체가 단단해지고 운전대 및 가속 페달 응답성이 조금 더 좋아집니다.

 

 

EV6 GT의 주행 모드를 GT 모드로 바꾸던 모습입니다.
EV6 GT의 주행 모드를 GT 모드로 바꾸던 모습입니다.

GT 모드는 운전대 오른쪽 밑 버튼으로 켜집니다. 무드 램프가 형광빛으로 바뀌고 가속 페달에 발을 살짝 미는 것만으로도 확 밀어주는 느낌이 강해집니다. 트랙션 컨트롤이 꺼지기 때문에 가급적 직선 위주의 한적한 도로에서 가속감을 충분히 익힌 다음에 사용을 권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토 홀드로 정차 후 출발할 때의 상황이었습니다. 에코, 노멀, 스포츠에서는 부드럽게 나가는데 GT 모드에서는 내연기관차의 변속 충격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승자가 있어서 런치 컨트롤을 쓰지는 못했으나 가속력이 어떨지 짐작은 가겠더군요. 급가속 시 뒤통수가 헤드레스트에 딱 붙는 느낌이지 않을까 합니다.

 

주행감은 EV6보다 좀 나은 느낌입니다. 운전대 회전량이 보통의 EV6보다 적으면서 응답성이 소폭 빨라졌는데요. 고성능 사륜구동 해치백이나 뒷바퀴굴림 스포츠카처럼 날카로운지는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반떼 N처럼 일상 속 운전의 즐거움, 폭발적 가속력을 감춘 전기차로 의미를 두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자식 차동 제한(e-LSD) 특화 기능으로 '드리프트 모드*'를 넣어준 것만으로도 EV6 GT가 어떤 콘셉트로 기획된 전기차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레저와 스포츠를 서슴없이 즐기는 운전자를 위해 준비된 특별 선물로 보입니다. 타이어 바꿈 주기가 짧아지는 점을 감수할 수 있다면 말이죠.

 

*드리프트 모드 활성 순서(EV6 GT 한정) : P단에서 브레이크 페달 밟기 → 주행 모드는 스포츠 혹은 GT로 설정 → ESC OFF → 좌우 패들 시프트 동시에 3초 이상 당김 → 계기판 화면에 '드리프트 모드 활성화' 표시됨

 

 

EV6 GT의 12.3인치 내비게이션 화면과 터치식 공조 패널을 담아봤습니다.
EV6 GT의 12.3인치 내비게이션 화면과 터치식 공조 패널을 담아봤습니다.

승차감(노멀 기준)은 예상보다 괜찮았습니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퍼포먼스 패키지보다 편안했습니다. EV6보다 상하 움직임이 적으면서 탄탄한 정도에 그칩니다. 앞댐핑은 부드럽고 뒤댐핑은 다소 단단한 타입으로 보입니다.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지만 2열 승객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세팅이라 판단됩니다. 흡차음은 조금 더 신경을 쓴 듯했습니다. 액티브 가상 사운드를 끄고 귀를 기울였는데 전반적으로 잔잔했습니다. 기존 EV6보다 들리는 주행 소음이 적었습니다.

 

가상 사운드 타입은 사이버(미래 지향적), 스타일리시(전동차 느낌), 다이내믹(중저음 강화) 세 가지로 나뉩니다. 굳이 고르자면 스타일리시가 나은데 저라면 '끄고 달리기'를 추천드립니다. 주행 속도랑 톤(Tone)의 높낮이 싱크(Sync)가 안 맞는 느낌이라서 이질감이 들더군요. 사운드 음량은 약하게, 보통, 강하게, 끄기 네 단계로 나뉘는데 보통과 강하게의 볼륨 차가 애매합니다. 고성능 전기차다운 확실한 임팩트(impact)가 안 느껴집니다.

 

 

EV6 GT 시승 중 기록된 주행 정보입니다.
EV6 GT 시승 중 기록된 주행 정보입니다.

약 40분간 24km를 달린 평균 전비는 4.7km/kWh가 나왔습니다. 배터리 잔량은 61%에서 53%로 8% 빠졌습니다. 에코, 노멀, 스포츠, GT 모드를 조금씩 만지며 평이하게 달린 결과입니다. 회생 제동 모드는 일부 내리막 구간만 레벨 1~2 정도로 맞추고 대부분은 레벨 0으로 달렸습니다. 완충(완전 충전) 후 주행 가능 거리는 느긋하게 움직인다면 300km 중후반, 역동적 운전을 즐긴다면 200km 후반이 기대됩니다.

 

 

EV6 GT의 가격표입니다(출처 : 기아 홈페이지).
EV6 GT의 가격표입니다(출처 : 기아 홈페이지).

EV6 GT는 7천만 원대 전기차 중 가장 훌륭한 순발력을 갖춘 모델입니다. 기존 EV6랑 나란히 비교했을 때 디자인적 차별화는 부족하나 실내 소재 구성은 비교적 좋아 보입니다. EV6 풀옵션 모델에 준하는 전장비와 편의 기능을 풍부하게 담고 있어서 일상용 전기차로 대응하기도 괜찮은데요. 안팎 색상 선택 폭이 적고 주행 거리 짧고 통풍도 안 되는 수동식 버킷 시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에게는 EV6 롱 레인지 후륜(2WD)을 추천드립니다. EV6 GT는 현대 아반떼 N처럼 성능에 집중한 모델이니까요.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