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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아반떼 2022, 시승해봤습니다 본문
지난주 금요일(20일) 현대 드라이빙라운지 대구 동부를 다녀왔습니다. 현대자동차 시승 신청 페이지에 표시된 '아반떼 후속모델 대기용'이 어떤 의미인지 듣기 위함이었습니다. 시승 직전 아반떼 부분변경(2023년형 아반떼, CN7 PE)에 관한 내용을 간략히 알려주겠다고 해서 기대했는데요. 아쉽게도 어느 부위가 어떻게 바뀔지, 적용될 신기능에 관한 내용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담당자가 현대자동차 본사로 문의했더니 "보안사항이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아반떼 부분변경에 관한 힌트는 넷상에 알려진 내용 그대로였습니다. 아반떼 고유의 틀(Wide & Sleek, 넓고 매끈한)에 새로운 틀을 얹고 현행 아반떼에 없던 안팎(외장 및 내장) 색깔이 추가됩니다. 내장 색상 중 모던 그레이는 사라집니다. 헤드램프 안쪽에 깜박이던 전구(벌브) 형 방향지시등은 LED 일체형으로 교체되면서 더 얇아질 겁니다. 편의 기능으로 서라운드 뷰 모니터, 빌트인 캠 2가 들어갈 예정이니 안전 기능으로 후측방 모니터도 추가될지도 모르겠군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던 N-라인은 단산(생산 멈춤) 후 투싼 어드벤처처럼 외형만 부분 손질한 트림이 나오겠습니다.
준비된 시승차는 작년 3월 초에 만들어진 2022년형 아반떼였습니다. 외장은 일렉트릭 그레이, 내장 색상은 베이지로 꾸며진 모델입니다. 트림 등급은 인스퍼레이션, 선택 사양으로 선루프와 17인치 휠 타이어가 추가됐습니다. 가격은 2,637만 원입니다. 당시 누적 주행 거리는 2,476km로 신차 상태에 가까웠습니다.
겉모습은 2020년 3월 말 등장한 아반떼랑 똑같은데요. 상품성은 연식변경된 현행 모델(2022년형 아반떼)이 더 좋습니다. 도어 트림 안에 흡음재를 붙여서 실내 소음이 조금 줄었거든요. 인스퍼레이션 트림에는 이중 접합 앞유리(윈드실드), 동반자석 4-방향 전동 시트, 진동 경고 기능이 추가된 운전대, LED 실내등,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가 기본화됐습니다. 약 2년이 흐르면서 승객 편의 및 안전 사양이 나아졌죠.
아반떼의 앞, 옆, 뒷모습은 여전히 경쟁력이 돋보입니다. 부분변경과 연식변경으로 물고 늘어지는 더 2023 K3보다 한층 날렵하면서 강인한 느낌이 들거든요. 부분변경될 아반떼는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라 불리는 아반떼 고유의 디자인 언어를 유지하면서 기술적 세련미를 더할 듯합니다. 양쪽 위로 매섭게 치켜뜬 LED 주간주행등을 반듯하게 맞추고 그릴 속 삼각형은 선명하게, 앞뒤 범퍼 형상에 약간 변화를 주는 정도로 마무리되겠군요.
휠 패턴도 기교를 살짝 더하는 정도로 달라지겠습니다. 선택 사양으로 끼워진 17인치 타이어는 웬만해선 그대로 가겠군요. 제품은 한국 키너지 GT, 규격은 225/45 R17, 트레드웨어는 540입니다. 차급이 같은 K3의 경우 금호 마제스티 솔루스를 신깁니다. 키너지 GT는 마제스티 대비 시끄러운 타이어로 평가되지만 제동성이나 마일리지(주행거리) 면에서 딱히 흠잡을 구석이 없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컴포트 계열로 조용히 나온 키너지 EX를 OE 타이어로 껴줬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군요.
운전석 문을 열어봅니다. 도어 트림과 크래시패드, 운전대는 살짝 누런 빛이 도는 모던 그레이로 보였습니다. 도어 트림의 바늘땀 장식과 시트는 살구색에 가까운 베이지로 색을 맞췄습니다. 예전에 카셰어링으로 잠깐 타 본 2020 아반떼보다 소폭 고급스러운 티가 나기는 합니다. 스마트나 모던 트림은 블랙 원톤이나 모던 그레이 중 하나만 되는데 천연가죽 시트가 채워지는 인스퍼레이션 트림에서는 선택지로 베이지 인테리어가 추가됩니다.
시트 착석감, 쿠션감은 기존 아반떼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좌우 등받이 품(서포트)이 다소 올라와서 옆구리를 잘 받치고요. 좌판은 다소 짧은 감이 있으나 허벅지 좌우 품도 제법 올라온 편이라 운전 자세를 잡기 좋았습니다. 어깨가 넓은 건장한 체형의 성인에게는 등받이가 배길 수 있겠군요. 비교적 마른 체형에 잘 맞습니다. 머리 받침(헤드레스트)을 비롯한 쿠션감은 자동차 시트 형상으로 만들어진 의자보다 탄탄합니다.
운전대는 신형 코나 대비 크게 느껴집니다. 림을 만졌을 때 감촉은 비슷하고 두께는 손에 적당히 잘 잡히는 정도입니다. 부분변경 시 혼 커버에 현대 로고 대신 점 네 개(모스 부호로 'H'를 나타냄)로 표현된 장식이 붙을 듯한 예감입니다. 운전대는 차폭과 길이에 비해 조금 큰 느낌이 들어서 코나만큼 조금 작아져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운전대 안쪽에 비치는 10.25인치 클러스터(디지털 계기판)랑 가운데 10.25인치 내비게이션 화면도 커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한때 급이 비슷한 차로 불리던 코나가 완전변경 후 더 윗급으로 올라간 느낌이라서 부분변경 시 12.3인치 두 장으로 단일화시키는 변화도 괜찮겠더군요. 베젤이 커서 그동안 화면 상하좌우로 빈 공간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에어 벤트 아래로 배치된 인포테인먼트, 공조 컨트롤러는 기존 아반떼의 틀을 벗어나지 않을 듯합니다. 버튼 표면을 가전제품 버튼처럼 조금 더 깔끔하게 다듬어도 충분해 보입니다. 부츠형 기어 노브를 비롯한 주변부의 조작 편의성도 괜찮습니다. 신형 코나와 같은 컬럼식 기어 레버는 몇 년이 더 지난 완전변경 모델에 적용되지 않을까요?
화면에 비해 작게 보이던 후방 카메라 화면은 넓어질지도 모릅니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가 들어간 2023년형 아반떼는 위에서 내려다본 듯한 탑 뷰 화면이 우측에 뜰 거라서 차 주변을 살피기 쉬워질 겁니다. 전후방 감지 그래픽이 뜨던 지금의 아반떼랑 다르게 말이죠.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로 한정했던 AVN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집니다. 태블릿에서 보던 타일(tile)식 테마로 화면이 부드럽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운전 시야는 그랜저보다 넓습니다. 햇빛 가리개(선바이저)가 운전을 방해할 만큼 너무 가깝지도 않고요. 시트를 최소로 낮추면 보닛 끝이 살짝 보이는 정도라서 상하 시야도 괜찮습니다. 전고가 낮음에도 헤드룸(머리 공간)은 반주먹이 남고 좌우 사이드미러와 룸미러 후방 시야도 양호합니다. K3보다 시트 위치가 낮아서 바닥에 붙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평소 SUV를 타던 분들에게는 아반떼의 낮은 시점이 살짝 불편하겠지만요.
운전석 뒷문을 열어봅니다. 엉덩이를 좌판 안쪽 끝에 붙이고 머리를 기대면 헤드룸이 거의 남지 않아서 개방감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운전석 뒤 레그룸(무릎 공간)은 주먹 한 개 반에서 두 개가 꽉 끼는 정도며 발취(발 공간)는 발등 앞쪽이 낄 정도입니다. 무릎을 다소 앞으로 뺀 듯한 자세로 앉아야 편안해집니다. 허벅지 뒤가 주먹 하나가 들어갈 만큼 허전해지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키 175cm 이내의 성인 혹은 청소년에게는 괜찮다고 느낄 만한 공간입니다.
운전석으로 돌아와 차 시동을 겁니다. 운전대 림을 만지면 진동이 가늘게 느껴집니다. 공조 장치를 켜면 약간 늘어나는 정도로 그칩니다. 보편적인 4기통 가솔린 세단과 비슷합니다. 시승 직전 원격 공조로 충분히 예열된 상태라서 냉간 시 시동 느낌은 알 수 없었습니다. 적어도 카셰어링으로 탔던 2020 아반떼보다는 진동 소음 대책이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문 닫을 때 떵떵거리던 그 느낌도 약간 줄었군요.
아반떼를 끌고 도로에 나왔습니다. 그랜저보다 시야가 넓어서 주변 상황을 둘러보기 편했습니다. 신호 대기 후 오토홀드를 풀면서 출발하는 느낌도 자연스럽더군요. 가끔 지능형 무단 변속기(iVT)가 2천 rpm 부근에서 다음 D-스텝으로 넘겨야 하나 멍을 때리는 구간이 느껴질 때가 있지만 5030 일상 주행 구간에서는 참을 만합니다. 주행 모드는 스마트 말고 노멀을 추천드립니다. 가속감, 조향감이 가장 무난하더군요. 제동은 선형적이고 앞으로 쏠리거나 들리는 느낌은 별로 없었습니다.
승차감은 카셰어링으로 탔던 아반떼보다 단단했습니다. 15인치 바퀴가 꽂힌 2020 아반떼는 적당히 말랑했는데 17인치 바퀴가 꽂힌 2022 아반떼는 젊은 취향에 가까웠습니다. 안락한 주행보다는 운전을 즐기는 분들에게 알맞은 세팅으로 보입니다. 수직 운동 범위가 좁고 여진 처리 시간이 짧은데 타이어 소음이 좀 올라오는 편입니다. 운전대의 진동 경고 기능은 내부 모터 소리가 들릴 정도로 세련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하체가 받아내는 느낌은 제법 탄탄했습니다. 운전대는 헐거운 느낌 없이 직진성, 방향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괜찮았고 수 차례 뜯고 메워서 울퉁불퉁해진 도로의 주행감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편평비가 낮아서 노면의 정보를 읽으려는 성향이 강한데요. 바퀴를 16인치(타이어는 금호 솔루스 TA31, 규격은 205/55 R16)로 줄이던지, 저소음 및 승차감 특성을 더한 사계절 컴포트 타이어를 끼면 주행 만족감이 나아질지도 모릅니다.
드라이빙라운지로 복귀 후 표시된 평균 연비는 13.8km/l로 나왔습니다. 36분간 12.5km를 이동하며 기록된 결과입니다. 시승 직전 표시된 주행 정보 창에는 평균 9.7~10.6km/l로 표시돼 있었습니다. 유독 바람이 많이 불던 날(외부 기온은 섭씨 5도)이었는데 생각보다는 연비가 괜찮게 나옵니다. 반환점을 돌기 전까지 14~15km/l 정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아반떼 1.6 하이드리드(HEV)로 같은 구간을 돌았다면 얼마나 나왔을까 궁금해집니다.
시승 후 카마스터와 견적 상담을 나눴습니다. 2023년형 아반떼에 관한 소식을 알아보려 했지만 본사에서 공유된 정보가 없다고 합니다. 우측에 보이는 견적 모니터에도 2022년형 기준으로 안내되고 있었습니다. 기본 상품 구성은 1.6 가솔린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선루프(4십5만 원)만 더하는 걸로 마쳤습니다. 안팎 색상은 사이버 그레이 메탈릭, 블랙 모노톤으로 맞췄습니다. 모던 트림에 몇 가지 선택 사양을 더하는 것보다 인스퍼레이션으로 정리하는 편이 깔끔하더군요.
가상 견적으로 나온 금액은 약 2,480만 원이었습니다. 2023년형 아반떼 출고 시점을 기준으로 가격이 소폭 오를 수 있다는 설명도 하더군요. 일부 금액(약 5백만 원) 선납 후 잔금 2천만 원을 36개월 할부로 낸다고 가정하면 약정 이율은 7.7%, 매달 6십2만 4천 원을 내야 합니다. 이율은 60개월까지 똑같다고 하네요. 부분변경 아반떼에서 얼마가 오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나중에 빌트인 캠 2까지 합한 풀옵션 모델은 2천9백 안팎에 있을 듯한 예감이 듭니다.
2023년형 아반떼의 출시 시점은 3월 중으로 전망됩니다. 2022년형 아반떼 가솔린과 LPI 모델이 3월 중순,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은 3월 말까지 만들어질 예정이거든요. 출시 알림 후 보통 2주가 지난 뒤에 최신 연식으로 고객 인도가 진행되니까 4월 정도면 부분변경된 아반떼의 실물을 전시장에서 둘러볼 수 있겠군요. 일부 차종의 경우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승차감 세팅이 부드럽게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아반떼는 어떤 변화를 맞을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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