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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꽃가루와 먼지로 오염된 내 차, 셀프 세차로 잘 닦아주는 법? 본문
한동안 하지 않던 셀프 세차를 하고 왔습니다. 평일에는 귀찮아서 가스 충전소 안의 자동 세차기, 시간을 아끼려고 노터치 자동 세차를 이용했는데요. 뒷바퀴 주변처럼 구석진 곳까지 잘 닦아주지는 않더군요. 결국 확실한 자기만족을 위해 세차 용품을 싣고 집 근처에 있는 셀프 세차장에 향하기로 했지요.
봄답지 않게 매운바람이 불던 며칠 동안 제 차는 눈에 띄게 더러워져 있었습니다. 비 맞은 자국 그대로 묻은 먼지들, 번호판 가드 틈에 쌓인 흙먼지와 메마른 나뭇잎들, 트렁크 주변은 빗길을 달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지요. 출근 때마다 세차를 해야겠다는 작은 다짐이 퇴근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는데 어느 날 룸미러에 비친 뒷유리를 보고서 실천에 옮기기로 했지요.
오후 3시 무렵 찾아간 세차장에는 많은 차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스노 폼으로 차를 덮어 때를 불리거나 에어 건으로 문틈에 남은 물기를 털고 광을 내는 모습까지 차종에 상관없이 누구든 바지런히 움직이더군요. 세차에 진심인 분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만큼 말이지요.
워시 베이에 차를 넣고 확인한 카드 잔액은 다행히 충분했습니다. 1만 원이면 예비 세차(프리워시) 3분, 스노 폼 살포, 다시 고압 세차를 하고도 남을 정도였지요. 전에는 각자 들고 온 카샴푸를 평일에만 쓸 수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랜만에 찾아갔더니 카샴푸를 쓰던, 스노 폼을 뿌려 미트질을 하던 관계가 없어 보였습니다.
외부 세차 때 트렁크에서 가장 먼저 들고나온 제품은 불스원에서 나온 버블 밤 카샴푸입니다. 물과 약품을 200 대 1 비율로 섞어 쓰는 형태인데 향도 좋고 세척력도 꽤 괜찮더군요. 물의 양은 굳이 정확히 맞출 필요가 없었습니다. 뚜껑에 대충 담아 세차 버킷에 붓고 물을 3분의 2 정도 채우면 거품이 알아서 몽글몽글 핍니다. 거기에 미트를 풍덩 빠뜨리면 그만이지요.
예비 세차는 차 주변을 가볍게 훑어주는 정도로 끝냅니다. 차 지붕에서 앞유리 보닛 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운전석에서 트렁크를 거쳐 동반자석으로 한 바퀴 둘러 가며 고압 세차를 하는 식입니다. 내연기관차는 그릴 세척 시 자칫 에어컨 콘덴서가 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저처럼 앞이 플라스틱으로 막힌 전기차들은 그럴 걱정 없이 1m 정도로 간격을 벌려서 균일하게 물을 쏘면 됩니다.
물 세척이 끝나면 버킷에 담가둔 미트를 꺼내 차를 부드럽게 문지릅니다. 차 지붕에서 보닛, 범퍼까지 순서를 정해서 둥글게 원을 그리며 내려오면 됩니다. 앞유리와 뒷유리는 와이퍼를 미리 세워서 밀어주면 더 좋습니다. 와이퍼 암에 걸려서 닿지 않던 아래쪽 유리면까지 꼼꼼하게 닦아줄 수 있으니까요. 이때 미트는 버킷에 한 번씩 담갔다 꺼내며 오염물을 털어냅니다.
미트질을 마친 뒤 고압수로 차에 묻은 거품을 거침없이 날려줍니다. 보닛 주변 세척 시에는 외부로 물이 튀지 않도록 내 차가 서 있는 방향으로 골고루 분사해 주고요. 위에서 아래로, 운전석에서 동반자석으로 동선을 따라 물을 뿌리면 됩니다. 앞유리와 뒷유리는 와이퍼가 물줄기에 바로 맞지 않도록 비스듬히 맞추면 되지요.
외부 세차 후에는 세웠던 와이퍼를 원 위치로 내리고 드라잉 존으로 차를 옮깁니다. 면적이 넓은 드라잉 타월을 꺼내서 지붕과 유리, 보닛, 문짝, 범퍼 순으로 물기를 잡아줍니다. 블랙 하이그로시를 씌운 범퍼나 주변 장식, LED 램프가 빛나는 곳은 부드럽게 가공된 뒷면으로 닦아냅니다. 도장면이나 유리면에 비해 경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니까요. 문 틀과 트렁크 외곽에 남은 물기는 에어 건으로 쓱쓱 날려도 되지만 가능하면 작은 드라잉 타월로 닦는 걸 권합니다.
차 안팎에 남은 물기를 다 잡았다면 물왁스로 광택을 낼 차례입니다. 도장면에 약품을 한두 번 뿌리고 극세사 천으로 가볍게 밀어내기만 하면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미세하게 남은 오염물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몇 번 둥글게 문지르면 물왁스 만으로도 잡히는데 안 지워진다면 다음 세차 때 잡아내면 된다는 마음으로 미뤄도 좋습니다.
외부 세차와 달리, 실내 세차는 별로 하지 않습니다. 저 말고는 차에 타는 사람이 잘 없기도 하고 드라이브스루로 매번 받아오는 커피나 햄버거, 가끔 장 보러 가는 일 말고는 실내를 더럽힐 상황이 거의 없거든요. 평균적으로 서너 번 외부 세차를 할 때마다 시트나 도어 트림, 크래시패드를 얼추 닦아주는 정도입니다. 차에서 먹고 지낼 일이 많으면 아마도 얘기가 다르겠지만요. 요즘처럼 꽃가루가 흩날리는 봄날 어디론가 멀리 드라이브를 다녀왔다면 다가올 내일을 위해 셀프 세차로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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