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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캐스퍼 일렉트릭 운행 6개월, 확실히 느낀 단점은? 본문
지난 6개월 동안 제 캐스퍼 일렉트릭은 6,890km를 달려왔습니다. 누적된 주행거리는 보통의 전기차들보다 짧고 가솔린차의 평균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요. 전기차 충전 주기는 마음대로 조절 가능한 수준이 됐습니다. 장거리 주행이 많던 처음 석 달은 하루에 두 번 이상 커넥터를 꽂았지만 주 6일 새벽 출근을 하는 지금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한 번 꽂을까 말까 합니다. 그렇다면 캐스퍼 일렉트릭을 몰면서 경험한 단점은 없었을까요?
온갖 자동차를 몰아본 제 기준에서 느낀 확실한 단점은 '회전 반경이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교차로에서 유턴 진행 시 차로 두 개 반 안에서 도는 EV3보다 크게, 차로 세 개를 거의 다 물고 도는 투싼보다 살짝 좁습니다. 운전대를 다 돌려서 꺾이는 앞바퀴의 회전각이 운전자 예상보다 좀 작습니다. 캐스퍼를 조금 길게 늘여 만든 파생형 전기차라 어쩔 수 없는 결과였으리라 봅니다.

이로 인한 주차의 어려움은 없는데 후면 주차 시 궤적을 고치는 시간이 조금 길어지기는 합니다. 내연기관 경차로 몰던 모닝, 레이, 캐스퍼에서 한두 번이면 금방 들어갈 주차면을 캐스퍼 일렉트릭은 한 번 더 앞으로 나와서 뒤로 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경차가 아닌 아반떼를 몬다는 느낌으로 운전대를 잡아야 자연스러워집니다.

후방 모니터 화면 가운데는 카메라에 습기가 차서 뿌옇게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춥기만 한 겨울에는 해당 현상이 덜한데 지금처럼 일교차가 큰 봄, 가을에는 30분 안팎의 주행으로도 이처럼 일부가 흐려진 화면이 잘 보입니다. 출고 초기에 이를 인지한 일부 캐스퍼 일렉트릭 운전자들이 블루핸즈에서 후방 카메라 모듈을 교환했지만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지요. 특별히 후면 주차에 방해될 정도는 아닌데 눈에 거슬리기는 합니다.

후면 주차 과정에서 가장 거슬렸던 점은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 간의 마찰음'이었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며 비스듬히 뒤로 들어갈 때 '끼익' 거리는 쇳소리가 나는 현상이었습니다.
설 명절을 앞둔 특별 점검 기간에 전담 블루핸즈를 찾아가 알아봤더니 제동 시 브레이크 패드가 잘 닳지 않는 전기차의 특성으로 인한 현상이며, 가끔 브레이크 디스크 클리닝 모드를 켜서 패드를 어느 정도 마찰시키면 괜찮아진다고 하더군요. 블루핸즈에서 해줄 수 있는 임시 조치는 디스크와 패드 사이에 묻은 분진을 제거하는 정도였습니다.
브레이크 디스크 클리닝 모드는 오토홀드 버튼을 3초 이상 길게 꾹 누르면 켜집니다(오토홀드 작동 여부는 관계없음). 기본값(회생 제동 레벨 1)보다 회생 제동이 느슨해지고 제동 거리가 평소보다 길어지는 점 말고 큰 차이가 없습니다. 50km/h로 달리다 0km/h로 정지 감속하는 신호 대기 주행 패턴을 대략 20회 마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꼭 이렇게 주행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기 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면 언제라도 차 시동을 끄면 됩니다.

고속 주행 시 풍절음, 시내 주행 시 투과음, 정차 시 들리는 주변 소음은 '평범한 수준'입니다. 내연기관차로는 쏘카로 빌린 더 뉴 아반떼 가솔린과 유사합니다. 앞유리가 바짝 선 레이 EV보다는 조용하고 EV3보다 안팎의 소리가 잘 들립니다. EV3 이상으로 차를 조용히 만들고 싶어서 앞유리 외부 측면과 지붕 양쪽, 모터룸(엔진룸) 외곽, 운전석 문에 몰딩을 더하고 도어 트림과 2열 바닥, 트렁크를 뜯어 흡음재를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제게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방음 시공을 결정한 운전자라면 아마 캐스퍼 일렉트릭이 세컨드 카(본인 소유의 두 번째 차)일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1호차(캐스퍼 일렉트릭 이전에 몰던 자동차)에 준하는 정숙성을 위해 돈으로 듣기 싫은 소리를 최대한 잡겠다는 의미지요. 평일에 출퇴근, 주말에 교외 주행으로 일상을 끝내는 저보다 차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다면 해볼 만한 가치는 있겠으나 얻을 효과는 운전자 개인마다 다를 겁니다.

공조 장치에서 간헐적으로 들리는 '팬 소음(팬 날개가 안에서 뭔가에 걸리는 듯한 소리)'은 거슬릴 수 있겠습니다. 일부 운전자들은 겨울에 히터 작동 시 차가 울리는 듯한 큰 소음 때문에 워터 펌프를 교환받기도 했는데요. 제 경우는 초기 품질 보완을 마친 모델이라 해당 현상을 겪지 않았습니다. 에어컨 작동 시 작게 '도도도' 거리는 팬 소음은 다른 차들보다 가깝게 설치된 공조 장치의 특성으로 인한 것이라 달리 보완할 방법이 없겠더군요.

헤드레스트는 다른 차들보다 다소 앞으로 나온(돌출된) 편입니다. 등받이를 미세하게 눕혀 운전 자체를 맞춰도 불편했습니다. 방석이나 허리 받침은 필요 없는데 목쿠션은 결국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편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목덜미가 닿는 부위에 조구만(캐스퍼 굿즈) 목쿠션을 뒤돌려 걸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의 허전함, 어색함은 일부 해결됩니다.

이 외에는 제 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만족스럽게 운행하고 있습니다. 한때 교체를 고민했던 출고 타이어는 호환 가능한 제품이 몇 없어서 그대로 두기로 했고요. 안쪽에 덜렁거리는 충전 커넥터 커버도 딱히 바꾸지 않았습니다. 전보다 세차 주기가 좀 길어져서 안팎이 제법 더러워졌는데 차후 노터치 자동 세차, 유막 제거에 발수 코팅으로 차를 반질반질하게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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