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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식권과 맞바꾼 결혼식 답례품, 괜히 받았나? 본문
지난 주말 친구네 결혼식을 다녀왔습니다. 친구 넷이서 식사를 마치고 남은 식권 한 장을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 답례품 코너에 진열된 한 선물세트와 맞바꿨습니다. 초코 롤케이크, 버터 롤케이크, 보리 파운드케이크 두 개가 들어있었죠. 한눈에 봐도 식권의 반값 정도로 보였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혼주에게 남은 식권을 돌려주기엔 시간이 늦었고 가져가 봤자 빵 먹을 사람이 없다며 서로 미뤘거든요. 이대로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빵 선물세트를 택합니다.
돌이켜보면 어떻게든 "답례품 안 받기"를 실천했어야 하는데 습관이란 게 참 무섭네요. 답례품은 곧 예식장에서 식사를 했다는 증표거든요. 연회장 식대비 외 혼주에게 후불 청구될 추가비 같은 개념이니 남은 식권은 가능하면 혼주에게 돌려주는 게 좋습니다. 빵을 먹고 싶거든 집 근처 프랜차이즈나 동네 베이커리 전문점에 진열된 빵 몇 개를 사 먹는 게 더 낫습니다.
답례품으로 맞바꾼 빵 선물세트는 어떨까요? 옐로우팩토리에서 나온 베이커리 제품을 열어봤습니다. 종이 상자 안에 든 내용물은 간단합니다. 칸막이로 껴둔 종이 곽만 없었으면 롤케이크 한 토막이 더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유통기한은 대략 3주라는데요. 옆에 적힌 보관법을 자세히 보니 셋 다 "영하 18도 이하로 냉동보관"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보통의 베이커리에서 갓 만든 제품이라면 실온 혹은 냉장보관 중이었겠죠? 음... 맛 기대치는 낮춰야겠군요.
위생 관리는 잘 되어있을 거라 믿습니다. 박스 표면에 해썹(Haccp) 인증, 제품 속 비닐 포장에 자체 수제(?) 인증 스티커가 붙어있으니까요. 초코 롤케이크 하나를 꺼내서 접시에 담으니 나쁘지 않습니다. 약 1cm 두께로 썰어서 단면을 살펴봅니다. 어른 입맛에 맞춘 건지 크림의 양은 좀 적지만 표면의 촉감은 기대보다 촉촉하고 부드럽더군요. 한 입 베어 무니 맛이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편의점에 파는 초코 롤케이크보다 낫다 싶은 맛입니다.
밝은 생천색(베이지색)의 버터 롤케이크는 어떨까요? 접시에 덜어서 칼로 쓱 잘라내 단면을 살폈습니다. 초코 롤케이크보다 크림이 적게 발렸네요. 촉감도 살짝 거칩니다. 한 입 베어 무니 우유 없이는 목 넘김이 힘든 뻑뻑한 맛이로군요. 초코 롤케이크는 한 조각 더 먹고 싶은 맛이었지만 버터 롤케이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편의점에 파는 카스텔라와 맛이 비슷하다고 할까요? 저라면 편의점에서 파는 카스텔라를 고르겠습니다.
셋째로 꺼낸 보리 파운드케이크는 그저 그랬습니다. 대형마트에서 흔히 보는 파운드케이크랑 다르지 않았거든요. 보릿가루를 넣었다곤 하나 비율이 7% 밖에 되질 않아서 보리 특유의 고소함은 못 느낍니다. 목 넘김을 매끄럽게 할 우유나 커피 한 잔이 꼭 필요한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양 성분 균형은 다른 두 제품보다 좋고 덜 달게 느껴집니다만 시중 제품으로 사 먹고 싶을 맛은 아닙니다.
으음... 역시 빵은 코로나 상생 국민 지원금으로 사 먹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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