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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 카셰어링으로 타봤습니다 본문
그저께(30일) 그린카로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HEV)를 빌렸습니다. 이날 오전 중 구미에 볼 일이 생겼거든요. 두 시간 무료 시승 쿠폰을 뿌리던 캐스퍼 터보랑 비교했더니 이용료 차이도 없고 고속도로를 안 탈 거라 니로 HEV를 골랐습니다. 비용은 네 시간 20분 빌리는 데 2만 7천 원(보험료 포함), 왕복 80km 국도 주행으로 1만 1천 원쯤(140원/km) 들었습니다. 기차+버스에 비하면 비용이 더 들지만 비 내리기 직전의 날씨 속 기동성을 고려한 선택으로써 만족했습니다.
아침에 찾아간 동대구역 네거리 카셰어링 존은 그린카 전용으로 운영 중이었습니다. 경쟁사 쏘카 출입을 막는 입간판이 인상적이네요. 주차장에는 캐스터 터보, 트레일블레이저, EV6를 비롯한 렌터카 여러 대가 보였습니다. 니로 HEV는 캐스터 터보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차 주변을 살피며 파손 부위가 없는지, 실내는 깨끗한지 둘러봤습니다. 누적 거리는 2만 km를 갓 넘었고 기본 트림인 트렌디에 10.25인치 내비게이션, 컨비니언스 팩만 추가된 모델로 보였습니다. 차 상태는 대체로 괜찮았습니다.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솔루스 TA31+, 규격은 205/60 R16, 트레드웨어는 500입니다.
차 시동을 켰습니다. 처음에 EV(전기) 모드로 잠시 켜졌다가 엔진이 돌아갑니다. 시승차로 탔던 니로 HEV(시그니처 트림)보다 실내로 엔진음이 잘 느껴지는데 운전대 림으로 느껴지는 진동은 비슷했습니다. 공조기를 켜니 시트로 진동이 가늘게 전해집니다. 계기판 구성은 캐스퍼에서 본 4.2인치 클러스터 LCD랑 거의 같습니다. 10.25인치 클러스터보다 덜 화려해도 필요한 주행 정보는 잘 보여줍니다. 변속 레버는 앞뒤로 미는 노브 타입이며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및 오토 홀드가 들어갑니다. 시트 위치는 수동식으로 조절되며 일반 인조 가죽으로 마감됩니다. 후방 카메라 화질은 아반떼보다 흐립니다.
주행감, 운전 시야는 지난 2월 시승한 니로 HEV 시그니처랑 별 다르지 않았습니다. 승차감은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18인치 타이어를 끼운 니로(시그니처)는 제법 탄탄하고 상하 흔들림이 적지만 16인치 타이어를 신은 니로(트렌디)는 중저속에서 말랑하고 고속에서 통통 튀며 상하로 흔들리는 범위가 넓습니다. 외부 소음, 타이어 소음은 더 잘 들립니다. 앞유리는 이중접합 타입이지만 1열 유리는 홑겹입니다(프레스티지 트림부터 1열 이중접합 타입). 전반적인 진동 소음 대책은 부분변경된 셀토스보다 부족합니다.
주행 중 회생 제동 레벨은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속도를 줄이는 일부 상황(내리막 타력 주행 중 과속 단속 카메라 등장, 교차로 신호 대기 정차 등)에만 1단계로 잠시 켰다가 대부분 0단계(비활성화)로 풀고 다녔습니다. 신호등 배치 간격이 짧은 시내에서는 배터리 충전 및 연비 확보에 유리하지만 통행량 적은 국도에서는 승차감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밀다 놓는 움직임 만으로도 EV 모드 주행을 이끌기 좋습니다.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앞차 출발 알림 등 웬만한 ADAS(운전자 주행 보조)는 들어있는데 ACC가 안 되는 기본형 크루즈 컨트롤이라서 아쉽긴 합니다.
80km/h 안팎의 고속 주행 안정감은 니로 HEV 시그니처보다 못합니다. 살짝 패인 곳을 밟으면 충격을 다 거르지 못하고 너울댑니다. 그립을 잃는 한계점이 낮은 느낌이고 선회 주행 시 좌우로 기우는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여유로운 주행과 부드러운 승차감, 연비를 위한 선택이라면 16인치 휠타이어 세팅이 좋지만 주행 안정감을 위한 선택이라면 프레스티지 트림에 18인치 휠타이어가 묶인 스타일 팩을 더하는 게 좋겠습니다.
16인치 휠타이어로 기록된 니로 HEV의 연비는 훌륭했습니다. 5km 안팎 시내 구간에서는 30km/l를 넘기도 합니다. 완만한 오르막을 낀 10km 지점(국우터널)에서 20km/l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한적한 5번 국도(경북대로)를 달려서 구미에 도착하니 평균 연비 28.7km/l가 찍혔습니다(전기 모터 사용량 0.3kW). 기존 니로보다 EV 모드 유지 시간이 길어서 연비를 높이기 쉬웠습니다. 구미에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는 약 40km 구간의 연비도 29km/l로 나왔습니다(전기 모터 사용량 1.0kW). 연비를 위해 굳이 회생 제동 레벨을 높이거나 가속을 늦출 필요가 없었습니다.
카셰어링으로 다시 만난 신형 니로 HEV는 연비에서 뚜렷한 장점을 보였습니다. 기본 트림에 두 패키지(컨비니언스, 10.25인치 내비게이션)를 더한 모델로써 기능성이 괜찮았는데요. 앞좌석 통풍, 운전석 전동 시트, 1열 이중접합 유리,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이 기본화된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운영됐다면 차를 이용하는 만족감이 더 높았을 듯합니다. 차 값으로 따지면 약 183만 원 오르겠지요(2,799만 원→2,982만 원, 개별소비세 3.5% 및 세제 혜택 반영가 기준).
기본 주행 요금은 다른 차종보다 저렴해서 한 번 더 이용할 의향은 있습니다. 전기차는 기본 대여료와 보험료가 꽤 비싼데 주행 요금도 km 당 70원씩 붙어서 장거리 이용 매력도가 떨어지거든요. 니로 HEV는 km 당 140원이니까 올 추석 연휴에 400~500km 안팎을 다닐 계획이라면 전기차보다 나을지도 모릅니다. 급속 충전소에 수십 분 머물지 않아도 셀프 주유소에서 기름 한 번 채우면 되니까요. 아직 경험하지 못하셨다면 그린카나 쏘카로 한 번 타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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